• 세계 40위라는 현대차,
    이런 나쁜 행실은 세계1위 아닌가?
        2014년 10월 14일 02:34 오후

    Print Friendly

    출근해서 현대자동차 사내 인터라넷인 ‘오토웨이’를 켜니 여러가지 편지들이 들어와 있다. 그 중 한 개, “현대자동차 기업 브랜드 가치가 전세계 40위에 올랐다”는 내용의 편지가 있었다.

    내용을 살펴보면 10월 9일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4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보다 3계단 오른 40위를 기록했단다. 인터브랜드는 현대차 올해 브랜드 가치를 104억달러(11조원)로 산정했다.

    세계 100대 기업 중 자동차회사는 도요타, 벤츠, BMW, 혼다, 폴크스바겐, 포드 등이 1위에서 6위를 차지했고, 현대자동차는 뒤를 이어 7위 기업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점심시간에 SNS를 통해서 다음과 같은 사진이 전송되었다.

    박유10-1

    위 사진은 오늘(13일) 중식시간에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2공장 의장공장 출입구의 풍경이다. 죄(?) 없는 관리자들이 집단적으로 불려나와서 공장 출입문에 도열해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 비정규직지회는 오늘 중식시간에 승용2공장 식당에서 유인물 선전전을 펼치고, 지회 간부들이 현장을 순회하고, 1조 근무자들이 마치는 오후 4시경에 2공장에서 “조합원 가입과 소송 참가자 조직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 할 예정이었다.

    비정규직지회의 이러한 계획은 이미 공지가 되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에서는 오늘 2공장에서 진행할 비정규직 지회가 추진하는 조합원 가입과 집단소송(근로자지위확인 및 체불임금지급소송) 사업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관리자들을 집단적으로 동원한 것이다.

    어제 승용1공장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고, 결국 정규직 대의원들이 직접 설명회를 추진했다고 한다.

    박유기10-2

    위 사진은 제19호 태풍 ‘봉퐁”의 간접 영향으로 세찬 비바람이 쏟아지던 어제(1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 앞 풍경이다.

    회사측에 의해 동원된 용역들(서 있는 자들)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김성옥지회장과 임원, 상무집행위원 간부들의 정문 출입을 집단적으로 가로막자, 비정규직지회 간부들이 비바람을 맞으며 땅바닥에 앉아서 “출입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주까지 회사측의 출입 통제 없이 자유롭게 현대자동차 정문과 공장 안 비정규직지회 사무실을 출입하던 지회장과 임원, 상무집행위원들에게 회사측은 어제부터 갑자기 “출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정문 출입 자체를 봉쇄해 버린 것이다.

    왜 그랬을까?

    어제부터 비정규직지회가 울산공장 내 각 공장을 순회하면서 현장선전과 노조가입 및 집단소송 참가자를 모집하기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지회의 이런 사업을 차단하기 위해 지회장과 임원 및 간부들의 정문 출입을 원천봉쇄 한 것으로 보인다.

    경상도 말로 “참, 쵸쟙지 않은가?”, 서울말로는 “참 비열하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동자 문제, 불법파견 문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다 알고 있듯이 9월 18일, 19일, 서울중앙지법은 “현대자동차 공장에 투입된 비정규직 노동자는 파견노동자가 맞다. 파견노동자를 사용할 수 없는 현대자동차(제조업) 공정에 파견노동자를 투입했기 때문에 ‘불법파견’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 노동자로 고용해야 할 ‘의제’와 ‘의무’를 져야 한다. 또한 그동안 최초 입사한 후 2년 뒤부터 정규직과 차별적으로 지급한 임금 차액분도 당사자들에게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최병승 혼자만의 판결이 아니라 1천명이 넘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소송에서 대한민국 법원은 이렇게 명쾌한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에 따르면 회사측이 정문에서 출입증이 없다는 이유로 출입을 봉쇄한 대상자들은 이미 인사권도 없는 불법파견 업체에서 “해고”한 사실도 그 해고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법을 지키는 ‘준법기업’이라면 당연히 고용했어야 할 비정규직지회 지회장과 임원, 간부들을 ‘고용’하지 않았고, 징계권도 없는 불법 파견업체가 해고를 자행해서 업체 출입증마저 빼앗아 간 상황인데, 이들에게 “출입증이 없어서 현대자동차에 들어올 수 없다”라니 얼마나 황당한 코메디같은 일인가?

    그동안 비정규직 해고자 회사 출입과 관련하여 현대자동차와 현대자동차 정규직 지부간에도 수차례 합의가 있었고, 지난주까지 아무런 제재 없이 정문 출입이 자유로웠던 지회장과 임원, 상집 간부들의 정문 출입봉쇄는 현대자동차가 노사관계의 ‘합의 정신’과 ‘신뢰’마저 무너뜨리는 또하나의 “폭거”일 뿐이다.

    9월 18일, 19일 내려진 법원의 판결문을 읽어본 비정규직노동자, 언론을 통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연히 “나도 불법파견을 끝내고 정규직으로 전환해달라”는 요구를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법치주의 대한민국에서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국민의 기본적인 상식이 아닌가?

    현대자동차 사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식”적인 요구와 기대에 대해서 회사측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 재판을 지연시키면서 지금까지 노조에 가입도 안하고, 소송에도 참여하지 않은 비정규직들에게 “집단소송 결과가 나오면 똑같이 적용해 줄테니 찍소리 말고 무조건 기다려라”라는 윽박을 지르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규직으로 채용된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들에게 소송포기서와 이후 소송을 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확약서”라는것까지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40위 기업이라는 현대자동차주식회사 정몽구 회장님, 불법파견, 비정규직 문제와 노사관계 문제도 세계 40위 수준 정도는 해야 안될까요?

    지금 현대자동차가 사내 비정규직을 불법파견으로 사용하면서, 그들의 노조 가입에 대한 ‘자유’와 법률적 보호를 받을 ‘권리’마저 용역들과 관리자들을 집단으로 동원해 폭력적으로 가로 막는다면, 결국, 현대자동차가 자행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차별과 탄압은 “세계1등” 기업이 되는 거지요.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