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장학금 시행에도
저소득층 학자금 대출은 급증
정진후 "근본적으로 반값 등록금 실현되어야"
    2014년 10월 13일 07:4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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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가 소득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지급하는 국가장학금을 2012년부터 시행했음에도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액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고소득층 대학생 대출 금액은 현저히 줄어들어 국가장학금 제도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13일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정의당 정진후 의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한국장학재단에서 ‘2010년 1학기부터 2014년 1학기까지 학기별, 대출자의 소득분위별 현황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소득1분위에 해당하는 저소득층의 학자금 대출이 무려 5배 가량 늘어난 반면 국가장학금에 해당 사항이 없는 고소득층의 경우 오히려 학자금 대출 액수와 건수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학기 한국장학재단에서 대학 및 대학원생이 받은 학자금대출은 모두 595,826건, 금액으로는 1조 2,933억 원에 달했다. 든든학자금(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 제도)이 처음 시행된 2010년 1학기 557,925건, 1조 4,754억 원에 비해 건수는 37,901건 늘었으나 금액은 1,821억 원 줄어들었다.

문제는 전체 대출액이 줄었을 뿐, 저소득층인 소득1분위 학생의 학자금대출은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저소득층인 기초생활수급자, 소득2분위, 소득3분위의 경우도 대출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소폭 감소에 그쳤다. 이에 비해 상대적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학자금대출은 대폭 줄어들었다. 즉 전체 대출액이 준 것은 등록금 혜택을 받아야 할 저소득층의 대출이 줄어서가 아니라, 고소득층이 이전보다 대출을 적게 받은 것 때문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소득1분위 학생의 학자금대출 금액은 2010년 1학기 444억 원이었다가, 2014년 1학기에는 무려 2,192억 원으로 무려 5배가량 증가했다. 대출건수도 2012년 1학기에 18,693건이었으나, 2014년 1학기에는 118,405건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소득1분위 외에 소득이 낮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득2분, 소득3분위의 경우는 2010년 대비 2014년의 경우 대출금액은 줄어들었지만, 대출건수는 증가했다.

반면 소득이 높은 4분위부터 7분위까지 학생의 학자금대출 현황을 보면, 동기간 대비 대출건수와 대출금액이 모두 줄어들었다. 소득5분위의 경우 10년 대비 건수는 43,643건, 금액은 783억 원이 줄었다.

든든학자금 대출의 대상이 되지 않는 소득8분위 이상도 대출건수와 대출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소득9분위의 경우 42,246건, 1,359억 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소득에 따라 등록금을 차등지급하는 국가장학금 제도에 실효성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012년 시행된 국가장학금은 소득3분위까지만 지급되다가, 2013년부터는 소득8분위까지 확대되었다. 특히 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소득1분위는, 2012년에 1년에 1인당 225만원까지 국가장학금을 받다가, 2013년부터 450만원으로 늘었다. 소득2분위의 경우 2014년부터 450만원으로 늘었다.

이렇듯 정부가 국가장학금을 저소득층에게 더 많이 지원하고는 있지만 정작 저소득층의 대출이 줄지 않고 있어, 국가장학금으로는 저소득층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정 의원의 말이다.

학자금대출 유형별로 살펴보면, 든든학자금의 이용건수와 대출금액이 늘어났고, 일반학자금의 경우 줄어든 현상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국가장학금 시행 이후에도 저소득층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은 여전하고 여기에 각종 생활비 부담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정 의원은 분석했다.

전체 학자금대출 규모에서도 저소득층의 비중은 오히려 늘어났다. 특히 소득1분위의 경우 2010년 1학기에는 전체 학자금대출 건수 중 3.4%, 금액으로는 3.0%에 불과했지만, 14년 1학기에는 건수의 19.9%, 금액의 17.0%를 차지할 정도로 학자금대출이 늘어났다.

더불어 일반학자금 대출만 받을 수 있는 대학원생들의 대출도 늘어났다. 이들이 받은 대출건은 2010년 48,971건에 14년 1학기 77,514건으로 늘었고, 금액은 1,555억 원에서 2,373억 원으로 늘었다.

이는 최근 대학들이 학부 등록금은 동결하거나 소폭으로 인하된 반면, 대학원 등록금에 대해선 정부 대책이 전무하고 대학원 등록금이 지속적으로 인상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정 의원의 지적이다.

정 의원은 “정부가 대학 등록금을 실질적으로 인하시키는 등록금 정책을 쓰지 않고, 소득에 따른 지원을 하겠다며 반값등록금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학자금 대출은 저소득층에서 늘거나 정체돼 있는 반면, 소득이 높을수록 대출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근본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실현하고 저소득층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며 “불가피하면 최소한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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