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툭하면 ‘경제 살리기’
    기업인 증인 반대도 ‘민생’ 때문?
    이틀째 환노위 국감 파행...야당, 새누리당과 권성동 간사 비판
        2014년 10월 08일 04: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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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 이틀째지만 환경노동위원회는 여야간사 협의만 할 뿐, 시작도 못하고 있다. 여당이 기업인 증인채택을 두고 고집스럽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경제 살리기에 일분일초가 급한 기업인들을 붙잡고 늘어져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또 ‘민생’를 운운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8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기업인들을 증인이나 참고인으로 부르는 문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정부 예산이 투입됐다든가, 또는 사회적 파장이 있었다든가, 또는 정부정책과 기본적으로 상충된다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증인이나 참고인 채택이 되어야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증인 채택에 신중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기업인 증인채택에 대해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일 국감이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기업인 증인 채택의 정당성에 대해 역설했다. 여당 의원들이 반대하는 이유인 ‘기업인 망신주기’, ‘호통국감’ 등에 대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안쓰러운 설득도 이어갔다.

    그러나 여당은 끝내 반대했고, 1시간 30분가량 현안에 대한 질의응답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국감도 여당의 반대로 성과 없이 중단됐다.

    야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 23명의 기업인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한때 논란이 됐던 백혈병 등 유해물질로 인한 산업재해, 현대자동차는 하청노동자 정규직 전환 문제 때문에 반드시 출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 윤영석 대변인은 8일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감사법의 감사 대상은 정부와 국가예산을 지원받는 공공기관이다. 국정감사는 정부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지 기업인 및 일반인을 불러 호통치고 망신 주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이전 국정감사 조사에 관한 국회규칙 개정시, 여야 간에 협의를 통해 앞으로 국회에서 공공정책이나 정부의 어떤 시책과 관계없는 기업인들의 경우에 증인신청을 하지 않겠다는 여야 간의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7일 국감 파행과 관련된 기자회견에서 “환경노동위원회는 환경과 노동을 다루는 상임위로서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 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끌어내야 할 책무가 있는 상임위”라며 “그런 환경노동위에서 기업인 증인 불가 원칙이 강요되고 특히 노사문제와 관련된 기업인 채택이 저지된다면 이는 환경노동위원회의 사명을 부정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는 “SK하이닉스 대표이사의 경우, 백혈병 문제에 대한 의지를 국민 앞에 피력하고자 당사자가 국감 출석에 동의했고, 심지어 증인이 아닌 참고인으로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채택을 미루고 있는 것은 분명한 야당 국감 방해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며 “포스코엠텍의 경우, 작년 국감에 나와서 약속한 사항들의 불이행을 추궁하고 책임 있게 문제 해결에 나서도록 하기 위함이며 이는 국회의 권위를 위해서도 매우 필요한 초치임에도, 이를 반대하는 것은 권선동 간사의 지역구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오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근로시간을 연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환노위 간사인 새누리당 권선동 의원에 대해 “이번 국감 파행의 원인은 어디까지나 새누리당과 권선동 간사의 무리한 기업주 감싸기 행태에서 비롯되었다”며 “정의당은 새누리당과 권선동 간사가 헌법이 부여한 의원들의 권한을 존중하고 증인 채택을 시급히 정상화할 것”을 촉구했다.

    이처럼 환경과 노동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환노위 특성상 기업인들은 국감에 부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도 7일 국감 파행 후 기자회견에서 “환경과 노동의 특성을 고려하면,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일반증인은 국정감사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성장위주의 경제 정책 속에서 대부분의 환경문제가 기업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노동 또한 마찬가지다. 경제 성장의 몫이 기업에게만 집중되고 노동자와 서민에게는 돌아가지 않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이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불이익과 피해를 보고 있다”며 기업인 증인 채택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의당 심 원내대표(국회 환노위)은 ‘공공기관만 국감 대상’이라는 여당의 주장에 대해 6일 상무위 모두발언에서 “국회를 감사원의 역할로 오해하지 않는다면, 이런 인식은 국회의 사명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것”이라며 “국민 생활을 돌보고, 사회적 갈등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조정하고 해결하는 것이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따라서 국민의 이익과 첨예하게 충돌되는 사안에 대해서 이해 당사자를 국회에 부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외국에서도 국민의 이익과 환경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 등에 대해서는 기업의 CEO를 소환하는 일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지난 2010년에는 자동차 가속페달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사태로 인해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사장이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돼 8시간 동안 미 의원들의 집중 포화를 맞은 바 있으며, 지난 2013년에는 미국 최대의 IT 기업인 애플 사의 CEO도 역외탈세 혐의로 미 상원 청문회에 불려나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탈세 문제에 대해 집중 추궁을 당한 바 있다.

    야당 의원들의 간곡한 설득에도 여당 의원들은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민주노총 입장을 비호하는 것이냐는 근거 없는 비난까지 쏟아내고 있다.

    윤 대변인은 “야당이 증인으로 신청한 기업인 가운데 상당수는 노사분규 및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며 “이들 기업의 노사분규 및 정리해고와 관련해서 새정치민주연합이 민주노총의 입장을 비호하기 위해 무리한 증인신청을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경제살리기에 일분일초가 급한 기업인들을 붙잡고 늘어져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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