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공무원 10명 중 3명,
    외상후스트레스로 알콜사용장애
    건강관리사업 예산은 딸랑 2억...'요식행위' 비판
        2014년 10월 08일 12:24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소방공무원 10명 중 3명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증상으로 인한 알코올사용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예방과 치료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우울장애, 수면장애 등 한 가지 이상의 정신 장애에 시달리는 소방공무원들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은 8일 국정감사에서 “소방공무원 10명 중 3명이 알코올사용장애를 겪고 있고 이 중 21%는 전문가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이 지난 4월 전국 소방공무원 3만 7,093명을 대상으로 소방방재청에서 실시한 ‘전국소방공무원 심리평가 전수조사 결과보고서’를 받아 분석한 결과 알코올사용장애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응답자가 33.1%로 조사됐고, 이중 21.1%는 전문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울장애는 13.2%, 수면장애는 무려 36.6%, 한 가지 이상의 장애는 39.0%가 겪고 있었다.

    소방공무원이 시달리는 알코올사용장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외상후스트레스장애가 꼽히고 있다. 외상후스트레스가 알코올사용장애로 이어지는 직접적 영향은 38.6%, 간접적으로는 61.4%로 조사돼 외상사건 노출이 알코올사용장애 발병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방공무원

    사진출처는 정부 정책브리핑 ‘공감’

    알코올사용장애, 구조직무‧지방소방공무원 중에서 높은 발병률 보여

    알코올사용장애 유병과 관련 있는 인자들에 대한 조사를 보면,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연령이 낮을수록 외상사건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고, 회복도가 더디며 가족 간 갈등이 클수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유병율이 높게 나타났다.

    직무별로는 화재진압을 기준으로 구조 직무에서 높게 나타났고 화재진압 및 구급 직무에선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소방공무원에 비해 지방도시의 유병률이 높게 조사(제주 43.4%, 강원 41.2%로 가장 높음) 됐는데, 이는 지방 소방공무원들이 수도권 지역에 비해 인력, 장비, 재정 및 의료 혜책이 부족한 상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심신건강관리사업, 2억도 안 돼. 수도권 지역에만 예산 편중… 요식행위 비판

    강 의원이 소방청에서 소방공무원 심신건강‧진료‧치료사업 예산 집행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억 8,200만원의 예산을 집행해 소방공무원 1인당 지원된 치료비가 9만 8천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39%의 소방공무원이 직업적인 이유로 심리적 장애에 시달리는 것을 고려하면 한 해 2억도 안 되는 예산을 배정한 것은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소방공무원을 위한 심리지원사업이 단순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적은 예산조차 형평성 있게 분배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정신장애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 소방공무원 위주로 운영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인력 장비, 재정 등이 부족한 지방 소방공무원들은 정신 장애 치료에서도 외면 받고 있다.

    강 의원은 “전체 소방공무원에 대한 정기적인 종적추적연구를 통해 잠재적 발병원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예방과 치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