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 원전 안전 검사
    30년간 엉터리 업체에 외주화
        2014년 10월 06일 02: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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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원전 제작업체(C.E.)가 제작 검사를 마친 이후 1984년부터 고리 4호기(한빛 2호기는 1986년부터)의 원자로 용기 검사를 맡아왔지만 단 한 번도 ‘직접’ 안전 검사를 실시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장하나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이 6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대신 ‘가동 전 검사’와 ‘가동 중 검사’ 1~3차 전부를 용역계약을 통해 외주 업체가 실시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 업체들이 실시한 지난 30년간의 모든 검사가 엉뚱한 용접부를 대상으로 한 엉터리 검사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수원은 원전을 운영하는 사업자로서 안전검사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 외주화를 통해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특히 장 의원은 “한수원은 문제가 된 검사들이 1984년~2005년에 발생한 사안으로 당시 검사업체들이 ‘현재는 검사업무를 하지 않고 있어’ 제재조치에 대해서는 별도 법률검토가 필요하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장 의원이 확인한 결과 한수원의 이 같은 답변은 사실과 다르다. 1984년 검사를 맡은 한국에너지연구소와 1994년에 검사를 맡은 한국원자력연구소는 현재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동일한 기관이고, 2004년 검사를 수행한 주식회사 카이텍은 당시 한국원자력연구소 ‘가동 중 검사’를 담당했던 연구원 25명이 설립한 회사로 주식회사 유엠아이라는 원전 검사 업체의 전신이다.

    즉 이러한 엉터리 안전검사를 수행해온 업체들은 간판만 바꿔달며 계속해서 안전검사 및 원전 관련업계에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한수원은 이 업체들에 대해 책임은 묻기는 커녕 지금도 용역계약을 체결해 안전관리를 맡기고 있다는 것이다.

    장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의 용역계약 현황을 살펴보면, 한수원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34건, 주식회사 유엠아이와 21건의 용역계약을 맺고 이들에게 원전 증기발생기, 배관, 기기, 구조물 등의 안전검사,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등을 위탁하고 있다. 심지어 문제가 되었던 고리4호기와 한빛2호기의 가동 중 검사 용역도 지금까지 버젓이 맡아서 진행 중이며, 대다수의 원전에서 안전관련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안전규제를 담당하는 기관이 이러한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점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1982년부터 관련 법령에 따라 원자로 시설의 공사 및 성능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수행해왔지만, 한수원이 엉뚱한 설계도면을 기준으로 검사한 뒤 ‘안전하다’고 평가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사태가 알려진 건 한수원측이 통보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9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장 의원은 “원전 안전에 대한 능력도 의지도 없을뿐더러, 국민을 기만하며 내부거래로 자기 배만 불리고 있는 원전마피아에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맡겨서는 안 된다”면서 “안전관리에 실패한 사업자뿐만 아니라 한수원 말만 믿고 ‘안전하다’ 말만 하는 규제기관의 규제실패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묻고, 원전 안전검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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