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오늘날 아이돌의 자화상
[책소개] 『아이돌』(테드 웨인/ 씨드북)
    2014년 09월 28일 12: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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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추앙하는 팝계의 대스타 조니. 고작 열두 살인 그는 팬들의 열광이 진정한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님을 인정할 만큼 너무 빨리 자라버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그의 모든 것, 심지어는 목소리마저도 소속사와 엄마 겸 매니저의 전략으로 창조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조니의 이미지는 한입 크기로 완벽히 포장되어 대중문화의 식도를 타고 끊임없이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러나 ‘조니’라는 스타 마케팅 기계 안 어딘가에는 사춘기와 함께 싹트는 성적 호기심, 다른 스타에 대한 질투, 독재자 엄마에 대한 의존과 반항, 가족을 버린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을 안고 사는 여린 남자아이가 웅크리고 있다

 21세기 대중소비사회 시대를 살아가는 연예인의 상징

《아이돌》의 이야기는 막 사춘기를 맞이하려는 소년의 이름을 건 전국 콘서트 투어 ‘밸런타인 데이스’가 열리는 거대 공연장과 호화 호텔 스위트룸을 오가며 펼쳐진다.

저자 테디 웨인은 연예인과 소비문화, 그리고 우리 모두가 조니의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장난스러우면서도 신랄한 필치로 파헤친다. 낙원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힌 채, 조니는 원인 제공자인 동시에 피해자로서 우리 사회의 모든 모순을 상징하고 있다.

아이돌

그래도 13세 소년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덴 콜필드 이래 가장 인상적인 어린 화자의 목소리가 들려주는 알싸하면서도 명민하고 가슴 시릴 만큼 웃긴 이 이야기는 21세기 미국 사회에서 이루는 성공의 명암을 뛰어난 통찰력으로 포착해 내어 읽다 보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아이돌》은 막 사춘기에 들어선 세대를 주름잡는 어린 스타의 진솔한 목소리가 담긴 최대의 걸작이다.

등장인물

조니 밸런타인: 만 열세 살. 엄마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이 기획사의 눈에 띄어 가수로 데뷔했다. 2집의 실패를 만회하고 해외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2집 전국투어에 오른다. 옛 친구와 야구하던 추억을 그리워하는 천진하고 외로운 어린아이, 성에 눈뜬 사춘기 소년, 닳고 닳은 유명 연예인의 면모를 동시에 지닌 인물.

제인 밸런타인: 조니 밸런타인의 엄마 겸 매니저. 조니의 아빠 앨이 집을 나간 뒤 슈퍼마켓에서 일하며 조니를 키우면서 언젠가 가수로 데뷔시키겠다는 꿈을 품는다. 조니가 데뷔한 뒤 전속 매니저로 일하며 아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여 성공가도에 올려놓지만, 밤이면 조니를 혼자 두는 경우가 많다. 아들을 아끼는 마음과 집착, 개인적 욕망, 죄책감, 매니저로서의 역량 등이 한데 얽혀 책장을 넘길수록 점점 다층화되는 인물.

월터 아저씨: 조니의 개인 경호원으로 조니가 삼촌처럼 따른다. 제인의 눈치를 보느라 겉으로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아이다운 삶을 살지 못하는 조니를 안타까워한다.

나딘 선생님: 조니의 개인 가정교사. 투어 중에도 따라다니며 일반 교육과정을 가르친다. 수업 내용에 조니가 맞닥뜨린 삶의 문제가 반영되면서 모종의 복선으로 작용한다.

로저 코치: 조니의 발성과 안무를 담당하는 코치로 투어가 끝날 무렵 스캔들에 연루되어 해고당한다.

잭 형: 투어 중 오프닝 공연을 담당하는 록 밴드의 리더. 조니는 지적이고 자유분방한 잭에게서 믿음직하고 멋진 형의 모습을 찾는다. 밤에 조니를 데리고 나이트클럽에 가서 술을 마신 사건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해고당한다.

마이클 컨스: 세인트루이스 시절 조니의 옛 친구. 다시 만나지만 예전과는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서로 괴리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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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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