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알바 75% 고객 폭력에 노출
        2014년 09월 24일 06: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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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유니온이 지난달 22일부터 9월 12일까지 전국 만 15~29세 서비스업 종사자 225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청년 감정노동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은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청년유니온이 발표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하면서 감정적으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은 79%, ‘일하면서 기분과 상관없이 항상 웃거나 즐거운 표정을 지어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도 85.4%에 달했다.

    특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의 적지 않은 수가 고객의 부당한 행동과 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 번 이상 고객으로부터 무리한 요구 및 신체적 ․ 언어적 ․ 성적 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는 무려 73.3%였다. 구체적으로 무리한 요구(53.8%), 인격무시 발언(50.7%), 욕설 등의 폭언(39.6%), 신체적인 위협(15.6%), 성희롱 및 신체접촉(15.1%) 등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고객들의 부당한 대우와 폭력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그 피해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아르바이트생 62.9%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고객을 피하거나 전화를 끊을 수 없다’고 응답했고, 26.3%는 ‘고객의 무리한 서비스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또한 아르바이트생들은 자신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 이유에 대해 69.2%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라고 답했고,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이유로’라는 답한 이유도 68%였다.

    충분한 휴식도 없다. 응답자 76%는 근속기간 중 휴가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고 답했고, 근무시간 대부분(3/4 이상)을 서있는 자세로 일한다는 응답자도 80.4%이다.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이 아예 없는 경우도 33.3%, 30분 이하인 경우는 75.3%다.

    알바 감정노동

    감정노동자보호법안 서명 캠페인(청년유니온)

    자기기입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30세 남성 A씨는 ‘찜질방에서 자기 락커를 못 찾겠다고 다짜고짜 욕을 했다’고 적었다. 바에서 일하는 25세 여성 B씨는 ‘나랑 나가자, 밥 먹자, 뭐 사 줄께, 연애하자, 재워 줘와 같은 요구를 해서 안 된다고 완곡하게 거절하면 그때부터 돌변해서 욕설을 퍼부었다’고 적었다. 26세 여성 C씨는 크리스마스 날 할아버지 손님이 뽀뽀를 해달라고 했다. 왜 그러냐니까 니가 내 딸이니 아빠 볼에 뽀뽀해달라는 것이었다’고 토로했다.

    감정노동과 관련해서도 25세 여성 E씨는 ‘제품에 문제가 생겨 상담 받는 업무 하는 직원들과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절반은 우느라 밥을 못 먹더라. 이분들이 정상적인 생활이 될까 싶어 걱정됐다’고 적었다. 26세 여성 D씨는 “친구들과 대화할 때에도 고객님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웃고 넘기기는 하지만 사실 굉장히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청년유니온은 “감정노동자의 권리로서 ‘거부권’ 행사를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며 또한 “감정노동에 따른 직무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휴식이 중요하며, 반복적 감정노동에 따른 정신적 소진과 우울증 등의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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