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부자감세 없었다"?
    부자감세 후과는 서민들 부담…소득세, 개별소비세 급증
        2014년 09월 19일 06: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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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담뱃세와 지방세‧자동차세 등을 인상하는 방안은 연이어 내놓으면서 부족한 세수를 서민의 호주머니에서 채우려는 ‘서민증세’, ‘부자감세’라는 야당과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큰 부자들은 일반 국민들보다 더 많은 소득세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아직까지도 야당 의원님들께서 ‘부자감세’라는 표현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고 참 잘못된 일이고, 시정을 좀 요구한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지금까지 부자감세는 없었다. 오히려 우리나라 큰 부자들은 일반 국민들보다 더 많은 소득세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알고도 국민을 속이면서 여권을 비판하는 것인지, 모르고 무지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이제는 그만해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의 주장은 이명박 정부가 시행한 법인세, 소득세 인하로 인해 기업과 고소득층이 감세 혜택을 받고 있으며, 현 정부가 부자감세 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있음에도 소득별로 내는 세금의 액수 그 자체만 운운하며 ‘서민증세’ 비판을 거부하는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가 18일 발표한 2015년도 예산안은, 올해보다 20조2000억 원(5.7%) 늘어난 376조원의 지출 내역을 담고 있다. 내년 국세 세입예산안에서 국민과 기업들로부터 걷는 세금 규모를 221조5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예산 증가율이 2009년 이후 최대치다. 정부는 그래도 못 채운 부분은 33조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해 메울 계획이나, 이 또한 온전히 국민들에게 돌아올 빚이다.

    정부는 쓸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 보여주는 세입예산안에서 국민과 기업들로부터 걷는 세금 규모를 221조5000억 원으로 전망했다. 올해보다 5조1000억 원 증가한 규모다.

    기업이 부담하는 법인세는 올해보다 겨우 0.1% 많아진다. 늘어나는 세금 5조1000억 원 중 기업이 부담하는 몫은 단 1000억 원이다. 따라서 부족한 5조는 전부 ‘서민 호주머니’에서 짜내야 한다. 최근 정부가 언급했던 ‘마른 수건에서 물 짜내기’다.

    반면 국민들이 나눠 부담하는 소득세와 개별소비세는 급증할 전망이다. 일례로 담뱃값 인상에 따른 개별소비세 증가액은 1조원이나 잡혔다. 소득세도 올해보다 5.7% 더 걷힌다.

    김 대표의 주장대로 현 정부가 ‘부자감세’를 하지 않았을지라도, 이전 정권이 기업을 위해 마련한 부자감세 바통을 현 정부가 그대로 이어 받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면 김 대표의 발언은 쉽사리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욱이 부자감세로 인해 부족한 세수를 담뱃세나 지방세‧자동차세로 메우겠다는 것이 정부여당의 정책이다. 결과적으로, 부자감세를 유지하기 위해 서민증세가 필요한 꼴이다.

    이명박 정권이 시행한 기업 법인세 인하 정책 등은 기업의 사내보유금을 늘려 투자를 유도, 일자리를 창출해 소비를 촉진시키고 내수를 탄탄히 하겠다는 것이 겉으로 내세운 목표였다. 그러나 기업들은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기만 할 뿐 투자하지 않았고 목표로 했던 일자리 창출이나 내수 강화 등은 달성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최경환 부총리는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할 목적으로 하는 ‘사내유보금 과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사내유보금 과세 방안조차 반대하고 나서 일부 정치권에서 “부자와 기업을 위한 정당임을 자임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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