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무회의 발언으로
세월호 특별법 정국 더 어려워져
    2014년 09월 18일 10:4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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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여당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강경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사표를 던져서라도 대통령이 직접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은 막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고 정치평론가는 18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삼권분립 상황에서 대통령이 국회 입법과 관련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발언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고 정치평론가는 “여야 정당 간에 진행되고 있는 얘기다. 이것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발언하는 바람에, 사실 대통령이 발언 안 하더라도 대통령의 생각이 어디 있다는 건 다 안다. 집권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대통령의 뜻이 이렇지만 우리가 현실적으로 이 정도 양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뭐 이게 정치 아닌가”라면서 “그런데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이렇게 이른바 가이드라인을 딱 치고 나면 새누리당이 어떻게 하란 얘기입니까”라며 박 대통령의 발언이 신중치 못했음을 꼬집었다.

즉 박 대통령이 여당에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가이드라인을 공개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여당은 협상 과정에서 이렇다 할 정치력을 발휘하는 모습이 아닌, 청와대의 지시를 수동적으로 이행하는 당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는 거다.

고 정치평론가는 “이번 협상은 현실적으로 새누리당이 양보 안 하면 안 되는 건데 그 점에서 저는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그 진의나 진정성과 별도로 정치적으로는 매우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같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유가족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특검만 유가족 뜻대로 해주면 한고비 넘겨서 타결의 여지가 있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고 정치평론가는 야당 또한 여당과 유가족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시점에, 박 대통령이 강경한 발언을 한 것은 여당이 유가족과 협상할 여지를 좁혀놓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말씀 안 하더라도 여야가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 정도의 타협점이면 우리도 유가족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야당 쪽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라며 “그런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놓는 바람에 이제 그런 협상안을 가지고 야당이 유가족을 설득하러 가면 ‘당신들 대통령 가이드라인 때문에 이렇게 된 것 아니냐’라고 유가족들이 당연히 반발하지 않겠나. 그러니까 야당이 협상할 여지를 결과적으로 확 좁혀버린 거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통령의 발언이 정치적으로는 적절치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의 ‘16일 국무회의’ 발언 이후 세월호 정국은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고, 야권의 반발은 더욱 심각해졌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17일 국회 브리핑에서 “막바지 노력이 필요한 시점에 박근혜 대통령이 마치 왕이 교지를 내리듯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세월호 특별법을 무력화하고자 하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무려 5개월이나 세월호 특별법이 표류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에 청와대가 있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박 대통령이 여당에 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공식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심 원내대표는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갇혀서 청와대 수문장 역할에 머물 것인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는 막바지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책임정치의 중심에 설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박영선 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당무 복귀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삼권분립 운운하며 세월호 특별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모순적 통치행위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최후통첩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는 결국 그동안 세월호 협상을 청와대가 뒤에서 주도했음을 스스로 밝힌 것”이라며 “세월호 특별법 문제는 이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 또한 국회 현안브리핑에서 “‘세월호는 끝났다’는 선전포고였으며, 모든 책임을 국회 탓으로 돌리고 유가족과 국민을 분열시키는 발언을 박근혜 대통령은 했다”며 “이러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짐이 곧 국가’라는 절대왕정의 군주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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