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후 142일 그리고 추석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실종자들
6년만에 시험관 아기로 가진 외동딸 실종…눈물겨운 사연
    2014년 09월 05일 10:5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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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세월호 참사 이후 아직 구조되지 못한 실종자의 가족들이 진도 체육관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실종자 가족은 “안전사회 만들자는 당연한 의제를 두고 우리 사회가 왜 갈등하는지 모르겠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로 어머니가 실종된 박경태 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사고 초기에 이렇게 지원되던 물품이나 관심들이 확 줄어든다는 게 느껴질 때마다 저희가 잊히고 있는 건 아닌가 그게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142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10명이나 구조되지 못해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 앞 바다에서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수색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선체 내부가 약해져서 무너지고 뻘과 자갈이 내부에 쌓여 수색 환경이 더욱 나빠졌다. 지난 7월 18일 구조된 후 2달 가까이 단 한 명의 실종자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박 씨는 “작년에 어머님이 제주도로 이사를 먼저 가셨다. 그 다음에 제가 내년에 제주도로 직장이 발령받게 되면 같이 살려고 어머님이 이제 좀 더 큰 집으로 옮기셨는데 인천에 있는 이삿짐 일부를 싣고 가다가 사고를 당하셨다”며 “저한테 밥해 줄 때마다 잘 먹는 거 보고 참 좋아하셨는데, 그런 것들이 생각이 많이 난다. 제일 두려운 건 어머니 마지막 얼굴이나 손이라도 온전히 남아 있어서 만져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이 든다”고 털어놨다.

박 씨는 진도에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 중 단원고등학교 황지현 학생 가족의 절절한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6년 동안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했는데 못 가지다가 시험관 아기로 가진 유일한 딸이 지금 실종 상태다. 그 분들이 매일 아침마다 밥을 해서 팽목항에 딸 먹으라고 가져다준다. 그 모습 볼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정치적 갈등을 포함해 “그만하자”는 일부 여론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박 씨는 “‘안전사회를 만들자’라는 당연한 의제를 가진 특별법을 두고 왜 여야가 싸우고 또 국민들은 왜 ‘세월호는 그만하자’고 하는지 참 답답하다”며 “제발 관심을 기울여 달라. 또 아직 진도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아직 실종자들이 남아 있다는 점 잊지 않고 꼭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팽목항

진도 팽목항(방송화면)

한편 세월호유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은 지난 4일 청운동 기자회견에서 “누구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는 ‘민생’이 그것이었느냐”며 “고작 국회를 열어 처리한 것이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심지어 그의 혐의는 안전을 위해 더욱 유념해야 할 철도의 부품 비리였다. 국민의 안전을 저당 잡아 이득을 취하는 자들이 감히 ‘민생’을 말한다면 누가 믿겠나. 가난해도 행복했는데 아이를 잃고 가난만 남았다. 이런 우리 가족들이 남은 가난보다 만들어야 할 진실과 안전을 향해 행진하는 이유를 생각해봐라. 우리의 살림살이에서 민생과 안전은 구분될 수도 없다”며 ‘민생’을 운운하며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정부여당을 질타했다.

한편 세월호유가족대책위도 추석 연휴 동안 명확한 진상규명이 가능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광화문 광장에서 보낼 예정이다. 연휴 기간 광화문 광장에서는 퀴즈대회, 특별법 윷놀이, 촛불문화제 등을 진행한다. 매일 저녁 이은미, 강산에, 강허달림, 메아리 등 음악인들의 공연과 무세중, 기국서, 유진규 등 연극인들이 공연한다.

추석 당일인 8일, 유가족들은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일정을 가진 후 오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한가위를 보낸다.

이하 유가족대책위의 추석 연휴 일정.

– 6일(토) 저녁 7시 가수 강허달림 공연 및 연극공연과 시민발언대

– 7일(일) 오후 2시 특별법 퀴즈대회, 윷놀이 / 저녁 7시 연극 공연 및 시민발언대 등

– 8일(월) 오전 9시 안산합동분향소, 가족 합동 기림상 (이후 팽목항 방문단 출발)
  *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한 가지씩 상에 올려 함께 기린다.
  *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의 가족들의 시간을 담은 10분짜리 영상을 함께 본다. 

  오후 2시 특별법 퀴즈대회, 윷놀이  
  오후 4시 국민 한가위 상, 추석명절 가족과 함께 음식나누기
  오후 6시 진실의 배 띄우기 (풍선)
  저녁 7시 가수 이은미 공연 및 연극 공연

– 9일(화) 오후 2시 특별법 퀴즈대회, 윷놀이 / 저녁 7시 서울대 메아리 노래패 공연 및 연극공연과 시민발언대

– 10일(수) 저녁 7시 가수 강산에 공연과 연극 공연 및 시민발언대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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