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려움' 아닌 '즐거움'의 교육을 위해
    [나의 현장] 줏대있는 부모되기 강좌
        2012년 07월 02일 03:1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지난 6월 26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초6, 중3, 고2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치뤘다. 많은 부정적인 결과로 인해 우리나라에 일제고사를 수출했던 미국도 현재는 이 시험을 거부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까지 일제고사 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충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이번 일제고사 성적에 따라 귀족부터 천민까지 5계급으로 나누어 노예계급의 학생들이 후배 학년에 가서 “나는 노예다”를 외치게 했다는 참혹한 이야기도 들린다.

    그렇지 않아도 과도한 경쟁교육 시스템 아래 아이들의 학업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은데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성적별로 줄을 세우고 가르며 경쟁을 부추기는 평가 시스템은 사라져야 한다.

    줏대있는 부모되기 강좌 모습

    전 밀성고 교사 이계삼 선생은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의 ‘줏대있는 부모되기’ 강좌에서 일제고사가 없어지지 않은 교육 현장은 더 이상 교육 현장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우리의 교육 현장이 진정한 배움이 있는 공간으로 다시 서게 하기 위하여 이번 일제고사에도 여전히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일제고사 폐지를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2010년 10월 30일, 성북지역의 활동가들이 모여서 우리 사회의 교육 공공성과 평등권을 확보하고 생태, 평화, 인권 교육을 실현하며 지역의 교육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을 만들었다.

    즐거운 교육을 상상하며 교사 학부모들이 모인 것이다. 우리는 교육 현장에 즐거움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찾아내어 해결해 보기로 했다. ‘긴 호흡, 차분한 걸음으로’

    배움의 즐거움 보다는 ‘교육의 두려움’에 떨게 하는 현재의 교육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성북지역의 교육 주체들이 모여서 활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그 첫걸음으로 2010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매달 ‘줏대있는 부모되기’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지역의 부모들과 공유한 강좌의 목적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목표인 사회, 다른 아이와 끝없이 비교되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아이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아이들을 키워야 할지 막막한 부모. 모든 것이 쉽지만은 않은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이 진정 행복해지는 길을 찾고자 한다. 줏대있게 아이들을 키우고자 하는 부모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더 나은 길을 함께 찾아보는 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다.

    현재 20강까지 진행한 강좌는 처음에 20명 남짓이 모였었는데 현재는 60~70명 정도가 참여하는 강의로 성북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 강연을 진행할 때는 장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지역에 홍보를 할 때도 한계가 많았다. 20명 남짓 참여할 때는 수강자가 너무 적어 안타까웠다. 강연을 듣는 사람들도 이렇게 좋은 강연에 너무 사람이 적어서 아깝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수강자들이 먼저 강의를 홍보해주는 열성도 보였다.

    그간 진행했던 강좌를 살펴보면 ‘나부터 교육혁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했던 1강 강수돌 교수의 강연부터 정진상, 정유성, 황수경, 홍세화, 고병헌, 이범, 안진하, 하종강, 김찬호, 김규항, 정연순, 박문희, 심한기, 송승훈, 정현주, 이정필, 이계삼, 배경내, 김지은 선생들이 다녀가셨다.

    모두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신 분들로 어떻게 하면 우리 교육 현실에서 두려움 없이 아이를 줏대 있게 키울 수 있을지 아니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를 모색해 본 강연들이었다.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 활동을 하면서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줏대있는 부모되기’ 강좌다. 이 강좌의 최대 수혜자는 나(필자)인데, 우리의 교육 현실에 대하여 끊임없이 성찰하고 연구하고 투쟁하시는 분들의 강연을 들으며 나 또한 많이 느끼고 성장했다.

    이런 좋은 강연들을 기획해 주어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수차례 듣고 있으니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

    앞으로 진행 될 강연은 7월에 소위 ‘노는 청소년’들이었던 청소년 문화 공동체 ‘품’의 <세 개>라는 청소년들이 와서 노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인문학에 빠지게 되었는지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조무아, 편해문, 조영선 님이 오셔서 우리의 교육 이야기를 풀어 주실 예정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도 함께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매 강의 때 마다 수강생들은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지금의 교육 현실이 바뀔까요?” 라고 묻는다. 꾸준한 강좌를 통해 학부모가 나서야 우리의 교육 현실이 변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수강생의 질문들이 아주 매서워서 강사들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럴때면 수강생들의 깊이에 내가 다 뿌듯해진다. 또한 강좌를 통해 우리가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 단단한 마음이 모여 비틀어진 우리 교육 현장을 조금이나마 깨트려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나는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해 줄 분들을 찾아 나선다.

    이번 일제고사 폐지 1인 시위에는 모아낼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비록 이분들과 함께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줏대있는 부모되기’ 강좌를 통해 앞으로 우리 교육을 불행하게 하는 문제들이 있을 때 함께 싸워나갈 동지들이 마을 안에 늘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 ‘줏대 있는 부모 되기’ 강좌 >

    1강- 강수돌(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나부터 교육혁명
    2010년 11월 24일(목) 2시~4시
    저서『나부터 교육혁명』『경쟁은 어떻게 내면화 되는가?』등

    2강- 정진상(경상대학교 교수) : 쿠바 이웃공동체를 통해 우리 교육을 다시 생각 한다
    12월 16일(목) 2시~4시
    저서 『국립대통합네트워크』『대안세계화운동의조직과전략』『쿠바식으로 산다』

    3강- 정유성(서강대학교 교육문화학과 교수) : 사람살려 교육살려
    저서『사람살려 교육살려』『따로와 끼리-남성 지배문화 벗기기』『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기를 원하는가』『현명한 놀이 똑똑한 장난감』

    4강- 황수경(꿈꾸는 교실 도서관) : 학부모를 위한 길라잡이-줏대 있는 학부모 10계명
    2월 10일(목) 10시~12시
    저서『학교, 겁내지 말자』

    5강- 홍세화(한겨레신문 논설위원) : 학벌 없는 사회
    3월 23일(수) 10시~12시
    저서『생각의 좌표』『거꾸로 생각해 봐 세상이 많이 달라 보일 걸』『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등

    6강- 고병헌(성공회대 교수) : 사유하는 부모되기
    4월 19일(화) 오전 10시~12시
    주요저서 『평화교육사상』

    7강- 이범(서울시교육청 정책보좌관): 굿바이 사교육
    5월 17일(화) 오전 10시~12시
    주요저서 『굿바이 사교육』『이범의 교육특강』외 다수

    8강- 안진하(전통찻집 동다헌): 차가 있는 삶-우리 여름차 생맥산 만들기
    6월 21일(화) 오전 10시~12시

    9강- 하종강(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노동의 거울, 학교
    7월 12일(화) 오후 3시 30분~5시 30분
    주요저서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길에서 만난 사람들』외 다수

    10강- 김찬호(성공회대 교수) : 부모와 자녀는 배움의 파트너다
    8월 24일(수) 오전 10시~12시

    11강- 김규항(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 우리 아이 행복하게 키우기
    9월 21일(수) 오전 10시~12시

    12강- 정연순(한국고용정보원 진로교육센터장) : 진로교육의 현황과 미래를 생각한다
    10월 19일(수) 오전 10시~12시

    13강- 박문희(아람유치원 원장) : 박문희 선생님과 함께 하는 마주 이야기
    11월 23일(수) 오전 10시~12시

    14강- 심한기(청소년문화공동체 ‘품’ 대표) : 세상이 학교다- 즐거운 교육상상
    12월 21일(수) 오전 10시~12시

    15강- 송승훈(광동고등학교 교사) : 내 아이와 함께 하는 책읽기-꿈꾸는 국어교실
    2012년 1월 20일(금) 오전 10시~12시

    16강- 정현주(초등교육과정연구모임) : 교과서를 믿지 마라
    2012년 2월 23일(목) 오전 10시~12시

    17강- 이정필(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강사) : 아깝다 학원비
    2012년 3월 28일(수) 오전 10시~12시

    18강- 이계삼(전 밀성고등학교 교사) : 절망학교 희망교육
    2012년 4월 25일(수) 오전 10시~12시

    19강- 배경내(인권교육센터 ‘들’ 활동가) : 인권, 교문을 넘다
    2012년 5월 30일(수) 오전 10시~12시

    20강- 김지은(동화 작가, 동화 평론가) :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어린이책의 새 흐름
    2012년 6월 27일(수) 오전 10시~12시

    21강- 세 개(우리는 인문학교다 저자, 청소년문화공동체 품) : ‘노는 청소년들’ 어떻게 인문학에 빠졌나?
    2012년 7월 19일(목) 오전 10시~12시

    22강- 조무아(이화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한국심리상담연구소 전문강사) : 부모의 역할, 눈높이를 맞추면 자녀가 보인다
    2012년 8월 30일(목) 오전 10시~12시

    23강- 편해문(놀이 운동가) : 아이들, 놀기 위해 세상에 오다
    2012년 9월 20일(목) 오전 10시~12시

    24강- 조영선(경인고등학교 교사, 서울시교육청 인권교육센터 인권교육담당관) : 학교의 풍경
    2012년 10월 25일(목) 오전 10시~12시

    필자소개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 집행위원장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