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총회
압도적으로 재합의안 반대
"답해야 할 사람은 우리 아니라 대통령, 국회와 정부"
    2014년 08월 21일 10:0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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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에 대한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재합의안에 대해 세월호 유가족들은 전체 총회를 거쳐 압도적 의견으로 재합의안 ‘반대’를 결정했다.

20일 안산 합동분향소 옆 경기도 미술관에서 유족 230여명, 176 가족이 참여하여 가족별 1표로 전체 유족들의 의견을 묻는 투표를 실시했고 132 가족이 반대 입장을 선택했다. 여전히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0 가족은 다른 진상규명 방법이 담긴 특별법 수용 의견을 밝혔고 14 가족은 기권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0일 유가족들을 향해 “유가족의 요구가 양보가능한 선을 넘었다”고 비난을 하고 새정치연합은 의원들이 나서서 유가족들에 대해 재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지만 유가족들의 입장은 단호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되지 않는 특별법은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재방방지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유야무야될 것이라는 판단인 것이다. 특히 양당이 두 차례에 걸쳐 합의를 하면서도 유가족들의 의사를 묻거나 의견을 수렴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 불신이 더욱 커진 상태이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투표 결과에서 부듯 우리는 다른 특별법은 받아들일 생각이 없지만,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의 목표가 진상규명인 만큼 사고의 진상을 제대로 밝힐 방법이 있다면 우리를 먼저 설득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래는 재합의안을 거부하며 대통령과 국회에 드리는 가족대책위의 호소문 전문이다.

세월호 가족 호소문(2014.8.20)

여야 재합의를 거부하며 대통령과 국회에 호소합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 가족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실종자 10명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유민이 아빠는 사십일 가까이 죽음의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 가족들보고 정치의 한 가운데에서 흥정을 하라고 강요합니다.

우리는 지치고 고통스러운 몸과 마음을 이끌고 약 130일을 버텨왔습니다. 우리 아이들, 우리 가족들이 왜 죽을 수밖에 없는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서는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야 했습니다.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 잎으로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청와대, 국회, 광화문 등지에서 성역 없는 철저한 진산규명을 외쳤고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곳곳을 돌려 400만명의 서명을 모아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을 입법청원하였습니다.

5월 16일 청와대에서 우리 가족들을 만나 특별법 제정과 관련하여 “국회에서 애끓는 유족 여러분들의 마음이 잘 반영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고, 5월 19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눈물로써 했던 대통령의 약속을 우리는 믿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정조사에서 요청된 자료의 5%미만만을 공개하고, 청와대가 재난콘트롤타워는 아니라는 말만을 반복하고, 대통령을 만나고자 하는 가족들의 절규에 답하지 않고 청와대 2,000m밖에서 가족들을 가로막음으로써 답했습니다.

4월 19일 본회의 결의를 통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철저한 규명을 통해 사고의 원인과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기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며, 또한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된 불법 행위자 전원과 직무를 태만히 한 공직자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하였던 국회의 약속을 우리는 믿었습니다. 그러나 참사 초기 그 어떠한 적극적인 역할도 전혀 하지 않았던 국회는 즉각적인 진도 방문, 관련 모든 증인의 채택, 가족들과의 협의체 구성 등 가족들과의 거의 모든 약속을 어기고 국정조사를 파행으로 이끌었고, 4.16 참사 특별법안 논의에서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국민의 생명을 정치적 흥정거리로 삼는 것으로 답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세월호 피로감’을 이야기하며 이제 그만 죽은 넋들을 놔주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지치고 힘든 우리들은 여기서 주저앉는 것이 죽은 넋들을 두 번 죽이고, 앞으로 있을지도 모르는 또 다른 죽음들에 눈감는 것임을 압니다.

어떤 분들은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세월호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민생고, 생계고에 시달려왔고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은 세월호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만이 참으로 인간다운 삶의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압니다.

또 어떤 분들은 우리들이 ‘시체장사’를 하고 있다느니 몇 십억을 받았다느니 하며 마타도어와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끝까지 주장하는 것이 배보상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과, 근거 없이 돈 이야기를 꺼내는 분들은 진상규명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압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정부와 국회가 그동안 ‘세월호 피로감’, 경제 활성화, 무리한 배보상 이야기를 퍼뜨리는데 앞장서거나 우리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에 침묵하여 왔음을.

우리는 단지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4.16 참사에 대한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고 국민의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나라가 건설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책임 있는 모든 사람과 기관이 조사되어야 하고, 관련 있는 모든 정보가 공개되어야 하며, 이것이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독립성, 전문성, 강제적 권한, 다양한 조사방법, 충분한 시간과 인력을 갖춘 위원회가 필요하고 강제적 권한의 핵심은 기소권과 수사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 유사한 참사를 예방하고, 설사 참사가 발생하더라도 국민을 단 한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는 길이라 믿습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과 야당, 정부의 주장 혹은 우리 특별법안에 대한 비난들 속에서 더 철저한 진상규명은 어떻게 가능한지, 국민을 더 살릴 수 있는 길은 어떤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특별법안의 상당 부분을 후퇴시킨 후 이제 와서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했다는 잘 이해하기도 힘든 정치기술적 언어에 답하라고, 동의하라고 강요합니다. 참으로 잔인하고 비겁합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리 가족들은 이제 어디로 가야 합니까? 답해야 할 사람은 우리들이 아니라 대통령과 청와대, 국회와 정부입니다.

하나, 대통령과 청와대는 가족들을 직접 만나 지난 3개월 동안 대통령의 약속이 어떻게 지켜졌는지 답해야 합니다. 만약 지켜지지 않았다면 사과와 함께 즉각적인 약속 이행에 나서야 합니다.

둘, 국회는, 여당과 야당은 함께, 본인들의 논의와 합의가 가족들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어떻게 반영하여 왔는지를 밝히고, 본인들의 논의와 합의 내용이 가족들의 특별법안에 비해 어떻게 더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가족들과 국민들에게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 합니다.

셋, 국정조사과정 등에서 수차례 약속했던 여당, 야당, 4.16 참사 피해 가족들간의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3자 협의체를 즉각 구성, 가동하고, 국정조사, 특별법 제정, 특별법상 4.16 참사 특별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 진상조사, 수사와 기소 등의 전반적인 활동에서 긴밀하게 협력하여야 합니다.

기다리겠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다림이 될 것입니다.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겠습니다.

2014년 8월 20일

세월호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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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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