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경찰의 ‘군대화’
    군용 장비 넘기는 1033 프로그램
    미 퍼거슨시 시위진압에 장갑차 등장하는 이유
        2014년 08월 20일 04:0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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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경찰에 의한 흑인 소년 마이클 브라운 총격 사망 사건으로 열흘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시위를 경찰이 강경 진압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군대화에 대한 문제가 지적됐다.

    앞서 지난 16일 제이 닉슨 주지사는 야간 통행 금지령과 비상사태 조치에 이어 지난 18일에는 “주민들을 보호하고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대 투입은 필수적”이라며 주방위군을 파견하기도 했다.

    실제로 퍼거슨시에서 경찰은 장갑차량을 동원해 시위대들의 해산을 시도하고, 최루탄과 연막탄, 고무탄 등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11일부터는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등장했다.

    반면 시위대들은 애초부터 “손 들어! 쏘지마!”라는 구호를 외치며 평화적인 시위를 벌여가고 있었다. 그러나 경찰은 현지 취재에 나선 기자들을 이유 없이 연행해 미 현지에서도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있었다. 미국 네티즌들은 SNS에서 “퍼거슨시가 이라크냐”며 도를 넘어선 진압 행태라고 입을 모았다.

    이처럼 시민들의 시위 진압에 SWAT가 등장하고 장갑차가 동원되는 이유에 대해 19일(현지시간) <커먼드림스>는 ’1033 프로그램’으로 인한 경찰의 ‘군사화’를 지적했다.

    국방부가 운영하고 있는 ‘1033 프로그램’은 각 주의 경찰당국이 잉여 군용장비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하거나 무상으로 받을 수 있게 한다. 이는 속옷에서부터 지뢰방호 장갑차, 장갑수송차, 소형트럭 등 군용장비를 포함한다.

    <커먼드림스>에 따르면 처음 1033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된 것은 걸프전 이후 국방부가 남아도는 무기를 경찰에게 팔기 위해 1990년에 도입했다가, 마약과의 전쟁이 한창이었던 1996년 미 의회가 이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했다.

    지난 18일 <애틀랜타 저널>이 국방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부터 2013년 9월까지 군용장비 사용 지출이 가장 많은 주는 알라바마로 2년간 5600만 달러나 사용했다.

    또한 ACLU(미국시민자유연맹)의 6월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100만 달러에 달하던 군의 경찰 무기 공급은 2013년 4억5천만 달러로 급증했다.

    한편 18일 마이클 브라운 가족의 요청으로 진행된 별도 부검 결과, 브라운은 머리 2발, 오른팔 4발 등 최소한 6발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검을 실시한 마이클 베이든 전 뉴욕시 수석 검시관은 모든 총알이 브라운의 전면에서 발사된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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