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임금 정상화” 촉구
    금속노조 22일 총파업 선언
        2014년 08월 19일 02:33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통상임금 정상화를 주요 요구안으로 내걸며 오는 22일과 27일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29일 총력투쟁을 예고했다.

    금속노조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8일부터 시작한 금속노조 임단협이 여름휴가를 지나 8월말 현재까지 장기화되고 있다”며 “지난 달 22일 경고파업에도 불구하고 자본은 노조의 정기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며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금속노조는 지난 7월 22일 △금속산업 최저임금 인상 △임금체계 월급제로의 개선 △통상임금 정상화 △사내 생산공정과 상시업무 정규직화 등 임단협 4대 요구안 쟁취를 위한 경고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불성실한 교섭태도로 인해 교섭이 장기화됐다.

    이에 금속노조는 지난 12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8월 총파업 계획을 확정했으며, 현대차 지부와 기아차 지부는 지난 14일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해 각각 전체 조합원 대비 69.7%, 70.5%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의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파업을 결의하자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현대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행정지도 결정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파업을 결의했는데 한 번의 교섭도 진행하지 않고 행정지도 결정이 나온 다음 날 바로 파업을 결의했다”며 마치 노조측이 성실교섭을 이행하지 않은 것처럼 비판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차지부 파업과 관련해 “최소한 이걸로(통상임금이나 임금체계 문제로) 갈등을 겪거나 파업을 하면 국민 입장에서 옳지 않다”며 파업 자제 요청을 했다.

    금속노조 총파업

    금속노조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사진=장여진)

    금속노조 “근로기준법에 의거한 임금 정의 바로 세우는 것이 당연”
    현대기아차그룹 사내보유금 40조원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일궈낸 것”

    경제지와 보수언론에서는 금속노조, 특히 현대기아차 노조의 파업과 관련해 경제적 손실을 계산하고 하청업체 피해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이번 파업의 핵심은 ‘통상임금의 정상화’이다.

    지난해 12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정부와 개별 기업에서는 이를 사업장별로 상이하게 적용하고 있어 더욱 기이한 구조의 임금 체계를 확립해나가고 있다. 특히 왜곡된 임금 구조는 장시간 노동을 더욱 부추키는 근본 원인이기 때문에 임금 체계의 정상화가 곧 장시간 노동 줄이기와 일자리 창출과 직결된다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그러나 15차례에 걸친 노사교섭에서 현대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에서 통상임금 확대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다며, 총력투쟁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대자동차의 이경훈 지부장은 “금속노조 대부분 조합원들의 기본급 비중은 4~50%에 불과하다”며 “조합원들의 의지로 찬반투표도 확인했고, 모든 준비도 완벽하게 끝났다. 22일부터 쟁의권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 지부의 김종석 지부장 역시 “완성차 노동자들은 과로사로 쓰러기지기 직전에도 차를 만들었고, 그 결과 현대기아차 그룹은 사내유보금도 40조가 넘는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 그룹으로 성장했다”며 “이는 현대기아차 그룹의 10만이 넘는 노동자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다. 그런데도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언론과 정·재계에서 귀족노조의 ‘배부른 파업’이라고 연일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는 “파업하고 싶어서 파업하는 노조도 없고 파국을 원하는 노조도 없다”며 “그러나 현대기아 그룹에서 노무를 총괄하는 이가 계열사 사장을 모아놓고 ‘현대차 문제 정리 안 되면 어떠한 안도 제시 하지 말라’는 지침을 냈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그는 “세월호 정국으로 국민들이 힘들어 할 때 우리도 파업을 자제하려 했지만, 자본가들이 우리에게 오히려 파업의 길로 가라고 등을 떠밀고 있는 것 같다”며 “더 이상 교섭에만 매달리지 않고 통상임금 확대 적용 없는 임단투를 마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사측이 통상임금 확대 적용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재벌의 ‘생떼’가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와 원청에 불공평한 납품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부품사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틈만 나면 법과 원칙을 주장해온 자본은 더 이상 소모적 논란을 중단하고 상여금의 통상임금 적용을 ‘법대로’ 인정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오는 22일 ‘15만 조합원 4시간 총파업’에 돌입한 뒤, 자본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27일에도 4시간 이상의 총파업을 재차 벌일 계획이다. 특히 29일에는 현대기아차 본사 앞에 대규모 상경투쟁을 예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