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법원은 폐지되어야 한다
    2014년 08월 14일 03: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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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 새정치연합 이상민 의원실, 군인권센터 공동 주최로 ‘윤 일병 사망사건 관련 군인권 긴급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의 발표문 중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발표한 토론문 중 ‘군사법원’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부분을 본인 동의를 얻어 레디앙에 게재한다. 이 글은 임태훈 소장의 성공회대 NGO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군 인권실태조사 연구보고서’의 일부이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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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행정기관인 동시에 사법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권력이 남용될 소지가 높다. 군 검찰과 군사법원은 국방부장관이나 지휘관의 하부기구로써 독립적인 업무수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의 지방법원, 즉 1심 법원에 해당하는 보통군사법원의 재판장(심판관)은 사법시험이나 군법무관시험, 혹은 사법연수원 졸업 등을 통해 법조인 자격을 취득하지 않은 일반 장교가 재판을 진행한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된 사법부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군 사법제도는 오랫동안 국민들로부터 불신의 대상이 되어왔다.

더욱이 국방부 장관과 각 군 지휘관들은 심판관들을 통해 재판에 개입하고 있고, 현행 군사법원법 제379조는 관할관이 무죄, 면소, 공소기각, 형의 면제, 형의 선고유예 또는 형의 집행유예를 제외한 판결을 확인하고서 사유를 참작해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림1-814

각 군별 감경권 행사건수(2008년∼2012년 7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통합당 최원식 의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2년 7월 31일까지 군사법원에서 형 감경에 관한 관할관 확인권이 행사된 건수는 총 418건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전체 감경권 행사 418건 중 30%에 가까운 121건의 재판에서 형을 절반 이상 감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판결의 취지를 무시하는 것과 다름이 없으며, 군사법원의 판결을 무력화 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년에 뇌병변 1급 장애를 가진 9세 아동을 강간한 상병에 대해서 ‘나이가 어리고 만취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유를 참작하여 징역 6년에서 3년으로 형이 감경되었다.

이 사건은 현행 양형기준에 의하면 기본구간이 징역 9년에서 14년이며, 감경구간이 적용되면 6년에서 10년 사이의 형을 받는다. 또한, 이 사건의 피해자는 13세 미만이자 장애인이므로 더욱 가중하여 처벌했어야 하는 사건이며, 최소 징역 13년 이상으로 판결이 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경구간 최하한인 징역 6년이 선고됨과 더불어 관할관이 다시 징역 3년으로 감경한 것이다. 당시 조두순 사건으로 인한 성폭력 사건 처벌 강화 여론과 음주를 사유로 감경하는 것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강했던 것을 고려했을 때, 관할관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감경을 한 것은 상식에 위배되는 처사이다.

또 다른 사건을 살펴보면 살인청부를 가장하여 여자 친구를 협박하고 모텔로 끌고 가서 손발을 묶고 강간을 자행했으며 심지어 이를 촬영하는 등 계획적이고 죄질이 나쁜 범죄를 저지른 피고에 대해 2008년 군사법원은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으며 관할관은 이를 감경하여 징역 2년으로 확인 조치하였다.

그리고 2012년 음주운전 중에 앞차와 충돌하여 2명에게 상해를 입히고 뺑소니 사건을 일으킨 중령에 대해 최초 벌금 600만원이 선고되었다가 관할관 확인권 조치로 400만원으로 감경된 일이 있다.

특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최저 법정형이 벌금 500만원으로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할관의 권한으로 최저 법정형보다 더 낮은 벌금형 선고된 점은, 전체 감경권 행사 418건 중 100건이 넘는 수가 음주운전 교통사고에 대한 것이라는 점과 관련하여 중요한 문제로 지적된다.

민간법원이 일반 국민에게 적용하는 음주운전 양형기준과 군사법원이 군인에게 적용하는 음주운전 양형기준은 동일하다. 그러나 군사법원에서는 관할관이 이를 감경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는 군인이 일반 국민에 비해 처벌을 약하게 받게 된다.

민간법원에서는 음주운전과 관련하여 전혀 고려되지 않는 ‘재산’이나 ‘업무 태도’ 등의 요소가 군사법원에서 감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국민들로 하여금 군대가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라는 인식을 가지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군 사법체계의 문제는 다음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승엽 대위는 이명박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트위터 게시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군 검찰(검찰관: 오인철 대위)에 의해 ‘상관모욕죄’로 기소되었고, 육군 제7군단 보통군사법원(심판관: 장원섭 대령, 주심 군판사: 신영식 대위, 배석 군판사: 박경균 대위)은 이 대위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였다.

상관의 정의에 대한 법리 논쟁은 논외로 하더라도, 국군기무사령부가 불법으로 수집한 증거를 군 검찰이 제출한 것은 사법 정의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불법 수집 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였고, 문제가 되는 기무사 서강일 대위(대간첩방첩장교)에 대한 증인 신청을 두 차례나 기각하였다.

또한 재판 과정에서 법조인 자격이 없는 장원섭 대령(심판관)은 피고(이 대위)에게 “양심에 손을 얹고 얘기하라”, “군 검찰의 진술이 틀리다고 단정짓지 마라” 등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였고, 무죄추정원칙과 공판중심주의를 무시하고 법외적 판단과 권위적 태도를 보였으며, 재판 도중 방청석에 있던 7군단 정보참모가 일어나 변호인을 공격하는 발언을 했음에도 퇴장시키지 않았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는 군사법원이 가지고 있는 제도적인 결함이 있다.

군사법원

군사법정의 모습. 방송화면

현행 군사법원법은 헌법 제101조(법원조직상의 독립), 제103조(법관의 독립)가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사법권 독립의 원칙에 위배된다.

첫째로, 사법부인 군사법원이 국방부, 즉 행정부에 설치되어 있다(군사법원법 제6조). 이는 법원조직상의 독립을 보장하지 못하며 국방부의 영향력이 재판에 작용할 여지를 제공한다. 결국, 민주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의 원칙이 군대만은 예외가 되어 있는 상태이다.

둘째로, 군사법원 관할 재판에는 비법률가인 심판관이 참여하게 되어있으며(동법 제22조, 제24조, 제26조, 제27조), 심판관(현역 군인)과 군판사(법무관)는 사건의 해당 부대 지휘관(관할관)이 임명한다(동법 제25조). 더 나아가 판결 이후에 관할관은 형량을 자의적으로 감경할 수 있다(동법 제379조).

이처럼 비법률가가 재판에 개입하고, 현역 군인인 지휘관이 군사법원을 소집하고 심판관을 임명하며, 판결을 확인하고 형량을 감경하는 제도는 독립적인 재판을 보장하지 못하는 전근대적인 사법제도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군인은 시민으로서 다른 시민과 마찬가지로 독립성이 보장된 법관들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러나 삼권분립의 원칙에 반하는 군사법원의 존재는 그러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평시 군사법원을 유지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국회는 조속히 군사법원을 폐지해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군인권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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