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차 투자활성화대책,
    의료민영화 재앙 가속화
    S의료법인 등 대형병원 '특혜 몰빵' 위해 각종 규제 철폐
        2014년 08월 13일 01:41 오후

    Print Friendly

    박근혜 정부가 지난 12일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의료와 교육 분야의 민영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 또는 폐지하겠다고 나서 시민사회단체 등에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유망서비스분야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고 정책 추진 동력을 강화한다며 보건‧의료, 관광‧콘텐츠, 교육, 금융, 물류, 소프트웨어 등 7개 분야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했다.

    문제는 국민 10명 7명이 반대하는 ‘의료민영화’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12월 4차 투자활성화대책에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을 허용하기로 결정해 보건의료 종사자들은 물론 국민적 저항에 부딪혔는데, 이번 6차 대책에서는 오히려 의료민영화의 속도를 더욱 붙이고 있는 모양새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자법인 설립을 위한 개별 프로젝트별 애로를 맞춤형으로 해소함으로써 4개 자법인 설립을 지원”하다면서 “의료법인 메디텔 자법인, 의료법인 해외진출 특수목적 법인 등의 설립을 통해 실제 성공모델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즉, 영리 자회사 설립 요건을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의료관광호텔 ‘메디텔’ 병원 내 설립 가능…S의료법인에 특혜 ‘몰빵’

    S의료법인은 인천시에 총 1천억원 규모의 해외환자 유치목적 병원을 건립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정부는 이번 대책안을 통해 “자법인을 통한 메디텔 등록 시 모법인의 외국인환자 유치실적 인정, 메디텔과 의료기관 간 시설분리 기준 완화 등”의 각종 안전장치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비싼 객실료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도 다인실 병실이 부족해 울며 겨자먹기로 1인실 또는 2인실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 병원에서 환자나 환자 가족들에게 메디텔 숙박을 권유한다면 이를 무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민간보험사는 메디텔과 관련 상품을 출시해 보험료 인상 효과도 나타날 우려도 있다.

    의료민영화1

    의료민영화저지 범국본 기자회견(사진=장여진)

    이와 관련해 13일 보건의료단체연합의 김정범 공동대표는 민주노총 15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의료법인이 자회사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있다면 다 해체하라는 식의 정책”이라고 힐난하며 “같은 병원에 메디텔 들어가는 입구, 병동에 들어가는 입구만 다르면 병원 내 메디텔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말만 ‘활성화 대책’이지 특정 대형 병원에게 특혜를 줌으로써 본격적으로 의료체계를 뒤흔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메디텔 설립 요건 완화, 해외환자 유치실적 없어도 설립 가능
    메디텔 안에 의원급 의료기관 임대 허용, 기존 의료서비스체계 붕괴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현행 관광진흥법시행령은 메디텔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모법인이 직접 운영하는 것을 전제로 서울 연3천명, 서울 이외 연1천명의 해외환자 유치실적을 요구했다. 이는 메디텔이 일반 환자가 아닌 의료 관광객을 위한 시설임을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 장치이다.

    그러나 이번 6차 대책에서는 자법인을 통한 메디텔 등록 시 모법인의 유치실적을 자법인 실적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즉 자회사의 해외환자 유치실적이 없어도 된다는 의미이다. 처음부터 일반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이는 병원 내 설치된 메디텔 안에 의원급 의료기관 임대를 허용한다는 내용에서 확증적이다. 병원 안에 호텔, 다시 그 호텔안에 의원급 의료기관을 임대해도 된다는 것은 메디텔을 더욱 병원시설의 일부로 보이게 할 것이며, 메디텔 내 의원은 이러한 점을 이용해 메디텔을 단기 입원 시설로 활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1차 동네의원-2차병원-3차 종합병원이라는 기존의 의료서비스 전달체계 역시 완전히 붕괴될 우려도 있다.

    만약 서울대병원의 자법인이 여러 병원에 메디텔을 운영하고, 그곳에 서울대병원 출신 의사들을 고용한다면 ‘체인병원’처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서울대병원 아무개가 진료하는 메디텔’이라고 광고한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복합한 병원 소유구조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잘못된 병원을 선택할 위험이 있다.

    이외에도 부대사업과 관련해 환자에게 강매할 가능성이 높아 허용범위에서 빠졌던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포함시키는 등 당초 정부가 밀어붙였던 내용보다 그 범위가 광범위해진 문제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의료광고와 보험사의 환자 유치 등 미국식 민간보험-병원 체계의 수익 구조가 양산될 우려도 있다.

    안진걸 “나쁜 정책 추진하는 박근혜 정권, ‘퇴진’ 보다 더한 투쟁도 해야”

    이와 관련해 이날 한미정 보건의료노조 부위원장은 “정부가 발표한 유망서비스산업 육성 대책을 보고 정말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며 “지난 4차 대책에 그나마 있었던 규제들마저 대부분 다 열어주겠다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한 부위원장은 “지난 7월 21일 제2차 총파업을 벌인 날, 단 하루만에 6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의료민영화 반대 서명에 동참했고, 이튿날에는 100만명이 넘었다. 이것이 국민들의 마음”이라며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6일 중앙집행위를 거쳐 11일 전국지부장회의에서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한 제3, 4차의 총파업을 결의했다”며 연속적인 총파업을 경고했다.

    의료민영화-안진걸

    발언하고 있는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번 투자활성화대책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선전포고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며 “기본적으로 국민들은 교육, 주거, 의료 등 3가지 분야에서만큼은 철저히 공공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돈 낸 만큼 치료받는 게 아니라 아픈 만큼 치료 받고, 돈 낸 만큼이 아니라 하고 싶은 만큼 공부하고, 식구 수에 맞게 편히 잘 수 있는 주거공간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일관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이명박 정권을 지나 박근혜 정권에서 이러한 국민적 합의는 다 물 건너갔다”며 “시민사회는 ‘퇴진’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에 지금까지는 신중하게 생각해왔지만 정말 이런 정권이라면 정말 없어지는 게 낫지 않나. 이런 나쁜 정책을 추진할 거라면 퇴진이 아니라 더한 투쟁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며 국민의 분노는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생명과 안전을 파괴하는 규제완화와 의료민영화에 대한 반대 여론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은 오만한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에 맞서 범국민 궐기대회 등 더욱 광범한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계와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은 하반기 의료민영화 반대를 위한 투쟁 일정을 확정했다.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8월말 3차 파업을 결의했으며,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은 8월 말 의료민영화와 관련한 국민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인천에서 개최되는 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리는 10월 5일 현장에서 영리병원 설립에 반대하는 대대적인 켐페인을 예고하하고 있으며, 11월 1일에는 10만여명의 모이는 범국민 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