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사회혁신 정책,
    지역사회의 이니셔티브 필요
    [로컬에서 희망찾기]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위해
        2014년 08월 11일 09:30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 오늘부터 거버넌스, 매니페스토, 지방 지속가능성, 사회적 경제(로컬푸드, 사회적 기업, 중간지원조직 등), 풀뿌리 민주주의 등의 담론과 실천을 다루는 이창언 교수의 <로컬에서 희망찾기> 연재를 시작한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편집자>

    —————————

    서울시 사회혁신 정책의 현황

    최근 지속가능한 서울을 위해 기획-추진된 사회혁신 정책에 관한 다양한 인적 자원의 확보, 공론화, 의제화를 위한 논의와 실행을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청이 강하게 일고 있다.

    한국 사회의 사회혁신은 박원순 시장의 당선 이후 서울시 주요 정책으로 도입되었으므로 이제 시작단계라 할 수 있다. 민선 5기 후반기 서울시는 공공조직을 통해 사회혁신을 확산시켜 서울을 글로벌 사회혁신 수도(Social Innovation Capital)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일례로 서울시 사회적 경제는 “서울시․기초지자체(관)-서울사회적경제기획단(민관합동)-서울시사회적기업협의회 등의 민간조직(민)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관 거버넌스 형태를 지행했다.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민․관합동기구로서 산재한 사회적 경제조직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는 한편, 중앙정부가 주도하던 기존의 사회적 경제정책을 지역화하며 사회적 경제조직들의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로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성과로 평가(송경용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 이사장)”된다.

    서울시의 사회혁신은 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 사회적 기업, 커뮤니티 비즈니스 분야에서 사례를 볼 수 있다. 일례로 마을 경제 생태계를 형성한 성미산 마을, 시민의 아이디어를 정책화하는 시민창안 프로그램, 사회적 기업 육성과 전문직 퇴직자가 비영리기관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하다.

    사회혁신 정책 실험(천)의 의의와 제약요인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서울시의 노력은 매우 낯선 개념이었던 ‘사회혁신’을 지자체의 주요한 화두로 대두시켰다. 사회혁신에 다양한 개념정의가 존재하겠지만, 최소한 개인의 의식과 생활양식의 혁신,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신뢰에 기초한 소통과 대화, 공공참여문화의 증진을 통해 지방차원의 갈등을 줄이고 분권적 협력을 증진하는 것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사회혁신 사업에 대한 시민적 인지와 체감, 공감은 높지 않다. 특히, 일관된 점검과 평가를 위한 평가체계가 미흡하여 시․공간적으로 축적된 경험이 전파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사회혁신 추진과정의 주요 장애는 대체로 재원, 지역사회의 합의 부족, 중앙수준의 지원 부족과 정치적 압력, 전문가와 정보의 부족, 거버넌스의 권한과 책임․ 지속성 확보와 기타 외부 조건들이 거론된다.

    따라서 사회혁신의 활성화를 위한 주된 초점은 사회혁신을 확대해 나가기 위한 기회와 장애요소를 확인하고 발전대안을 지방적 차원의 맥락 내에 위치시켜내는 것이다. 서울시 사회혁신 과정에서 발생한 내외적 문제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창언811

    ‣그림 출처: 이창언 외.『갈등을 넘어 협력사회로: 로컬 거버넌스 시대의 지방의제21과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2014. 살림터.

    사회혁신은 ‘사회적 목표와 필요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디자인, 개발, 발전시키는 프로세스’로서 이익이 특정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이윤 추구형 ‘혁신’, 경제적 이해관계에 근거한 ‘계산적 파트너십’을 넘어서 시민의 자발성(주도성)과 로컬 거버넌스(협치)를 통해 행복을 만들어 나가는 ‘창의적이고 협동적인 방법’이다.

    사회혁신 정책과 실험(천)의 활성화를 위한 제언

    해외 사례를 보면 사회혁신 추진과정은 국제기구, 지방정부, 시민사회, 기업, 다 부문적 네트워크의 독특한 에너지와 자질을 보여주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그리고 사회혁신이라는 주제의 진입지점에서 완숙한 과정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규칙성 또는 전형적인 궤적을 볼 수 있다.

    통합적 관리 틀의 구축과 참여적 거버넌스 문화의 제도화

    사회혁신 과정의 성공적 스토리는 일련의 전략적 목적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합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정부가 지방의 추진과정을 이끌어갈 지속가능성 관리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전체를 포괄하는 관리 틀 없이 단지 더 많은 활동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노력이 파편화되고 자원을 낭비하게 되며, 형편없는 성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사회혁신은 참여적이고 다부문적 접근방법과 함께 다층적 거버넌스 체계를 갖출 때 성공할 수 있다.

    거버넌스 체계 구축은 실제적인 문화적, 제도적 혁신, 즉, 새로운 사회계약인 공동책임의 윤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균형 잡힌 경험 교환, 존중될 필요성이 있는 공유된 원칙의 발견과 이행은 지속가능한 지역공동체 비전 구축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한편, 공공 참여 문화의 향상은 전 세계 사회혁신 과정의 전제이자 동시에 주목할 만한 성과 중의 하나로 거론된다. 사회혁신의 성공이 개인의 의식과 생활양식의 혁신에 달려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집단들 간의 신뢰에 기반한 대화는 변화를 창조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자원 중의 하나일 것이다.

    따라서 잘 조직되고 포용적인 참여 과정은 갈등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최고의 척도로 고려되어야 한다. 사회혁신은 결과만큼 과정, 내생적 발전이라는 관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회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회혁신의 기반이 되는 시민사회의 잠재적인 역동성, 한국적 특성을 현실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은 사회혁신의 큰 장애요인으로서 ‘효율성’과 ‘이상적인 가치’의 강조라는 두 편향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혁신 정책의 사회적 측면의 성과를 무시되고 경제개발에만 초점을 두는 경향, 조급한 성과주의는 문제지만 파급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용창출 효과, 그리고 가치와 철학을 포함한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한다. 사회혁신이 “실험적 대안에서 포괄적인 일반적 대안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국가 시장 사이의 잔여공간을 점유하는 것이 아닌 통합하는 경향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 핵심은 참여적 특성들(거버넌스, 파트너십, 공동생산(co-production), 협력적 건설(co-construction),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네트워크를 제도화시켜 지속성을 담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정건화 한신대 교수).생태계로서 “지역은 지방정부, 기업, 시민사회 세 영역의 경쟁과 협력, 상호침투와 융합, 혁신과 실험을 통해 발전정준호 강원대 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사회는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위로부터의 개혁을 ‘아래로부터의 자발성’과 어떻게 결합시킬 것인지를(조희연 전 성공회대 교수)”고민해야한다. 이처럼 이상적인 사회혁신 과정은 지방정부의 전략, 시민사회의 이니셔티브, 네트워크 간 연계와 협력, 제도화라는 여러 유형의 속성 중 가능한 많은 것을 결합시킴으로서 추동력은 향상될 수 있다.

    지역사회 주도의 사회혁신 이니셔티브

    한편, 사회혁신을 위한 시민사회 이니셔티브를 논의할 때 핵심적인 질문은 이 이니셔티브가 지방정부에 의해 운용되는 공식적인 정책과정과 활동에 연계되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부족하다면 그 이니셔티브는 지역사회에 대한 어떤 가시적이고 지속적인 영향도 없는 “운동장”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정치과정 참여에 대한 장황한 비난꾼으로 전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니셔티브가 지역사회 “내에서” 나온다는 사실에 대한 재발견, 혁신적인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재발견, 성공적 협력의 가능성에 대한 재발견이 필요하다. 이는 이니셔티브를 권력투쟁으로 인식하면 도달하기 어려운 문제다. 지역사회 주도의 사회혁신 이니셔티브는 효과적인 공동 협력과 다양한 행위자들의 실천의 결과라는 점을 새롭게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우리가 6차에 걸쳐 공감대를 형성한 지점이 바로 이것이다. 사회혁신은 활동가들의 산발적인 활동에서 지방정부, 도시 공기업, 기업부문을 점차 좀 더 중요한 기여자로 전환시켜온 과정이었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 철학과 가치, 성과 내지 효과를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서울시 사회혁신의 성공을 위한 과제를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그것은 첫쩨, 민주주의와 공동선이라는 가치에 대한 사회적 공유. 둘째, 정보의 제공과 공유 세재, 사회혁신 리더 또는 사회혁신가(social entrepreneur)의 발굴과 양성 등 인적자원의 양적, 질적 수준 향상. 넷째, 혁신형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의 활성화를 위한 선별적 지원. 다섯째, 사회혁신 펀드 조성, 소셜벤처 설립과 운영 및 크라우드 펀딩의 활성화 등을 위한 제도적 개선과 지원 등 인프라도 조성을 통한 시민사회 역량의 축적. 여섯째, 거버넌스의 제도화를 통한 지속성 확보. 일곱째, 역 거버넌스를 통한 시민사회, 지역 소재 대학과 연구기관 그리고 지자체간의 협력에 기초한 사회적 경제 생태계 구축 등이라 할 수 있다.

    필자소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문화교양학과 전임대우 강의교수, 사회학 박사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