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무성, 세월호 참사 때는
    "자식도 없냐" 고함 한번 쳐봤냐
        2014년 08월 07일 0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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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5일) 저녁, JTBC 9시 뉴스에 출연한 박영선 새정련 비대위원장의 인터뷰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은 두 가지 뿐이다.

    한마디는 손석희씨가 말하길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봐도 딱히 어떻게 하겠다는 분명한 방향이 보이지 않는군요. 하긴 불과 몇일….”라는 멘트와 박영선의 “투쟁정당 이미지를 벗어나 정의로운….”말 뿐이다.

    불과 4개월 된 새정치민주연합이 ‘투쟁정당’이었나? 새누리당의 저런 오만방자한 국정횡포에 맞서 투쟁하는 정당이 맞았나? 세월호 참사, 대통령 인사참사라는 총체적 부실을 저지른 박근혜 정권에 맞서 국회의원 130여명을 거느린 거대 야당이 제대로 투쟁했다면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궐선거에서 저런 참패를 당했을까?

    내가 보기에는 -이게 일반 국민들의 정서는 아닐지 몰라도- 김한길과 안철수가 이끌어온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폭정에 맞서 “투쟁다운 투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고 단호히 말한다.

    나같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박영선 비대위원장의 발언은 새정련이 왜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지? 그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는 걸 드러낼 뿐이다. 그러니 그들이 주장하는 “낡은 과거와의 단절, 경제민주화와 복지에 근간을 둔 생활정치 실현”이라는 ‘국민 공감 혁신’이 국민들에게 씨알이나 먹힐지 의문이다.

    최근 대한민국 방송의 뉴스나 신문, 인터넷 뉴스를 사펴보면, 28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 포천 고무다라이 살인사건, 김해 여고생 살인사건등 이 세 가지가 모든 뉴스들을 장악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국민들의 기억에서, 관심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여당 국회의원들 중 “(세월호 사건은) 교통사고다. 특별법 만들 사안이 아니다”라는 망발을 넘어서 7.30 재보선 압승 후, 유가족들을 상대로 “이제 그만해라”는 노골적인 주장까지 튀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쓰레기 언론”, “쓰레기 기자”들은 철저하게 세월호를 외면하고 살인 사건에 집착한다. “성고문을 어떻게 했다”, “인분을 어떻게 먹였다”는 등 가히 소설을 쓰면서 말이다.

    300여명의 국민들이 정부의 무책임한 구조 포기로 인해 목포 앞바다에서 수장을 당했던 세월호 참사, 특히 200명이 넘게 죽임을 당한 어린 고등학생들, 그리고 아직도 시신조차 발견하지 못하고 팽목항에서 애만 태우는 실종자 가족들.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실 규명(사고 원인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해달라며 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4일째 단식농성 중인 단원고 2학년 (고)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씨.

    장기간의 단식으로 뼈만 앙상하게 남은 유민양의 아빠 김영오씨는 “대통령님! 힘 없는 아빠 쓰러져 죽거든 사랑하는 유민이 곁에 묻어주세요”라는 등벽보를 걸치고 청와대를 향해 걷지만 이마저도 대한민국 경찰에 의해 길이 막히는 참담한 풍경이 청와대가 바로 보이는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유민이 아빠

    왼쪽 두번째가 25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이다.

    지난 8월 3일, 뉴스를 보니 새누리당 대표인 김무성이 새누리당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을 불러놓고 탁자까지 내려치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는 “대한민국 청년이 국방 의무를 수행하러 군에 갔다가 천인공노할 일을 당했다”며 “분명한 살인 사건”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단다. 또 “장관은 자식도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내가 치가 떨려서 말이 제대로 안 나온다”고도 했단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1분 30초 동안 책상을 4번이나 내리쳤다고 한다.

    나도 아들 대희가 지금 군대에서 군 복무를 수행중인 군인의 아비다. 내 아들같은 윤 일병이 무차별적인 구타와 괴롭힘으로 살인들 당했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그러나 나의 이성으로는 이날 뉴스를 보면서 윤 일병 사망의 분노와 함께 세월호 참사에 이율배반적인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의 행태에 대한 분노가 더 치밀었다.

    지난 4월 16일 국민들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바다로 침몰한 세월호에서 300여명이 넘는 국민들의 생떼같은 목숨을 건져내지 못하고 죽음을 방치했던 박근혜 정권, 그러나 그 정권의 여당인 새누리당이, 김무성 의원이 당시 해경청장, 해수부 장관, 안행부 장관, 교과부 장관, 경찰청장등을 불러다가 “호통”치고, 책상을 내려치며, 치를 떠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김무성 대표에게 물어보자.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 정부의 규제완화와 관리 소홀, 부실한 구조활동 땜에 발생한 집단 살인이 아닌가?” “300명이 넘는 국민들이 죽고, 실종을 당했는데 이 사건은 천인공노할 사건이 아닌가?” “고등학교 2학년 어린 학생들이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의 지시에 따르다 꽃다운 나이에 떼 죽임을 당했는데, 그때는 왜, 책임있는 작자들을 불러다가 ‘너희는 자식도 없느냐?’고 따져보지도 않았는가?”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는 왜, 왜 똑같은 이빨인데, “치가 떨리지도 않았는가?”

    여당인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이 국방부 장관을 불러 앉혀놓고 “분명한 살인죄다”고 한마디하자, 갑자기 윤 일병 사망 사건에 대한 죄목을 ‘상해치사’에서 ‘살인죄’로 몰아간다. 여름휴가 잘 쉬고 나타나신 박근혜 대통령이 윤 일병 사망과 유병언 사건(세월호 참사가 아님)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한마디 하시자 불과 몇 시간만에 경찰청장, 육군참모총장이 ‘사표서’를 집어던져 버리는 대한민국.

    내가 한가지 더, 의문을 가지는 것은 윤 일병 사망사건은 4월 7일 발생했다. 그런데 6.4 지방선거,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는 왜, 이 사건이 세간에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가? 그런데 왜?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하자마자 이 사건에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를 위한 국정조사와 특별법 제정 문제를 가로막으며 대한민국을 뒤흔드는 최대의 쟁점으로 부각된 것일까?

    ​2014년 대한민국 돌아가는 꼴이 1970년대 유신독재 당시 언론통제를 바탕에 둔 ‘공안정치’, ‘공작정치’와 무엇이 다른가?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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