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들 스스로
    제3세대 시민운동을 시작하자
    [동동프로젝트-3] 근자씨 3호로부터
        2014년 07월 29일 01: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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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앞 회의 글 ‘근자씨 2호로부터’ 링크

    세상을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없는 구세대는 “너도 나이가 들면 이해할 거야”라는 그 분통 터지게 하는 어구로 신세대와의 모든 갈등에서 도망친다. 만일 한 젊은이가 “당신도 나이가 더 젊어진다면 이해하겠죠. 하지만 결코 그럴게 될 수 없으니까 당연히 절대 이해할 수도 없을 거예요.”라고 반박한다면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 사울 D.알린스키,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 중

    여러분들이 지금 몸 담고 있는 조직의 선배라면, 후배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오늘 만나볼 3호는 기존 단체는 노답이니 청년세대만의 새로운 운동을 기획하고 진행해보라 말하고 싶다네요. 그 근거가 대체 무엇일지, 근자씨 3호의 4년에 걸친 경험과 깨달음을 들어보아요.

    현재 계신 단체에서 어느 정도 일을 하신 거죠?

    4년 정도 일을 했습니다.

    간단하게 단체 들어가게 된 계기를 설명해 주시겠어요?

    자원봉사활동 하면서 활동에 매력을 느껴 들어오게 됐고요. 생활 속의 작은 실천이 모이고 모여서 나비효과처럼, 세상을 지키는 큰 힘이 되겠구나 하는 꿈을 가지고 시작을 했습니다.

    단체에서 좋았던 점은?

    일단 마음먹고 일을 하면 개인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겁니다. 자아성장이나 ‘일머리’ 크는 거나.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일단 본인이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그 사업계획이 타당하고, 조직이랑 맞는다면 하고 싶은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거니까. 그런 게 굉장히 매력적인 거고. 그리고 조직 분위기가 수평적이에요. 서로 까고 장난칠 수 있는 분위기. 선배들하고 농담하고 강압적인 거 없고,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분위기가 있으니까.

    이렇게 장점이 많은데 왜 퇴사를 결심하게 되셨나요?

    개인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떨어졌어요. 많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돈이 없는 것. 한 달 벌어서 한 달 쓰는 생활을 계속하다보니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시지프스의 돌 아시죠. 열심히 돌 굴려서 얹어놓자마자 그대로 와르르 떨어지잖아요. 딱 그건 거에요. 한 달 동안 열심히 굴렸는데 제자린 거죠. 이래서 나중에 독거노인이 될 것만 같기도 하고.

    얼마 받으셨는데요?

    100만원 초반 대. 110~120사이. 조금씩 모으긴 했지만 일단 월세를 살다 보면 돈을 모으기 힘들죠. 내가 이렇게 살아서는 월세 생활 못 벗어나겠구나, 그러면 내가 나중에 몸이 아프거나 무슨 일이 있을 때 일을 쉴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까 쉴 수 없을 것 같은 거죠. 그러면 내가 이 불안감을 계속 안고 진짜 등 떠밀려서 살아야 되나. 조직적으로도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줬어요. 급여 체계도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그런데 주고 싶어도 조직은 돈이 없고. 사람을 줄이거나 하는 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계속 이 상황으로만 가는 거죠.

    임금문제 외에 다른게 있었다면?

    있긴 하죠. 조직 내에 의사결정구조. 서로 좋은 게 좋은 거다 하는 분위기다 보니까 민감한 주제가 나오면 그냥 스리슬쩍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요. 모든 경우에서 그런 건 아닌데 그런 것들이 논의하고 결정할 때 민주적으로 결정된 게 아니라 분위기 때문에 따라가는 것도 있었고. 반론을 제기하면 토론이 안 되는 그런 분위기도 가끔 있었고. 어쨌든 조직에 이런 규율은 있어야 된다는 식이고, 굉장히 불만이고 지쳐갔던 건 지각을 하면 휴가를 자르는 거예요. 뭐 주말에 나오면 대체휴가는 있지만 야근을 하면 뭘 주지는 않는 거예요. 그러면서 지각을 하면 휴가는 차감되고. 이건 뭐하라는 거지? 일을 하라는 건가 말라는 건가. 밤늦게 까지 일을 하거나 사람을 만나거나 이런 일들 때문에 야근을 하면 야근수당은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배려가 있을 수 있잖아요? 그것도 아니면서 지각하면 휴가를 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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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야기를 조직에 건의 해본 적 있으셨나요?

    뭐 맞는 얘기다, 야근을 하면 좀 늦게 나올 수 있게 배려를 하자라고 얘기가 된 적이 있었죠. 근데 그것도 구차하고 눈치 보이게 ‘저 몇 시까지 야근했는데 몇 시까지 출근할게요.’라고 선배한테 구두보고를 하는 구조였어요. 그런 것들 때문에 점점 내가 일해서 뭐하나, 힘 빠지고 되게 피곤하고. 지각해서 휴가 깎이면 휴가 못가지, 휴가 깎이면서 지각하는데 거기에 대해서 지각한다고 또 눈치주지. 전 중학교 때부터 지각을 생활화 한 사람이라 (웃음)

    어쨌든 이 얘기가 나오면 ‘기업에서는 9시 출근이면 8시 반에 와서 업무준비를 한다. 우리도 이제 그런 게 있어야 된다.’ 그랬던 거죠. 기업의 규율은 따라가려고 하면서 기업처럼 상응하는 보상은 못해주는 웃긴 상황이었죠. 조직을 유지하려는 입장도 이해가 되긴 돼요. 조직을 유지하려면 운영차원에서 규율이 있긴 있어야 되니까요. 그런데 돈을 못주면 노동환경이라도 신의 직장을 만들어주던가, 그것도 못하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굉장히 개인적으로 스트레스였어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단체에서 돈을 못 주면 최소한 이런 것들은 해줘야 되지 않겠나 하는 것에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했던 거는 시민단체가 기업을 따라가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해요. 돈 못 주잖아요. 근데 급여나 생활에 고민을 계속 하게 하면서 내부적으로는 이런 규칙들로 옭아매려고 하면 숨은 어디서 쉬라고. 요즘 회자되는 신의 직장들처럼 시설을 제공해주지는 못하더라도 제도 차원에서 유럽처럼 과감하게 주35시간 근무제 같은 걸 고려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굉장히 아쉬웠던 부분은 시민단체가 사회를 좀 더 진일보하게끔 바꾸고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게 목표라면 기존 기업들 얘기 하면서 그런 규율을 가져야 된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가서 진보적인 근무체계를 만들고 그걸 사회로 알림으로써 파장을 일으킬 수 있게 노동환경이나 근무조건 등의 도전을 계속 해야 되요.

    하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보수적인 분위기가 컸던 것 같아요. 그런 게 아쉽고. 선두가 돼야 되는데 이제는 막 뒤에서 따라가려 는 걸 보니까 딱히 더 있고 싶지는 않고 점점 거기에 맞춰서 적응해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내안에 있는 열정의 불꽃이 막 사그라지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똑같은 일상을 사는 내가 되고 이렇게 살다가는 돈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그냥 집→직장→집 생활이 반복될 것 같아서 ‘안 되겠다, 그만두고 다시 내안에 열정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걸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2, 3년차 때까지만 해도 불만이 있더라도 일이 재밌었고 정말 행복하다고 얘기 하고 다녔어요. 항상 100% 만족할 순 없으니까 불만은 함께 짊어지고 가야할 짐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탁, 열정이 맥없이 사라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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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문제도 있었던 거 같고 조직 차원에서 그런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고. 이런 예가 맞는 건지 모르겠는데 집안이라고 얘기를 하면 엄마, 아빠가 공부 열심히 하라고 얘기를 해요. 근데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야. 집안 돈 걱정도 해야 되지, 어쨌든 활동가는 돈을 보고 하는 일도 아니고 자기 안의 열정과 비전을 가지고 하는 일인데 계속 연료를 집어 넣어주는 일을 조직이 잘 못하고 규율만 중시하는 측면이 컸던 것 같아요.

    이런 얘기를 하면 내가 굉장히 게을러서 전문성을 키울 수 없었다고 얘기 들을 수도 있는데 심화 교육 같은 건 조직이 제시 해줄 수 있잖아요. 그게 조직도 사는 일이고 활동가도 사는 일이고, 기업 같은 경우는 연수 보내고, 공부 시켜 주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찾아서 해야 되는 거지. 돈도 없는데 시간도 없고, 그런 부분에서 활동가의 동기부여를 계속 할 수 있는 것들이 조직 내부에서 굉장히 부족하지 않았나.

    가치나 비전이 되게 추상적이잖아요. 비전을 제시해 준다는 게 대체 어떤 언어들로 구성되는 걸까. 또는 어떤 느낌으로 청년활동가들에게 와 닿는 걸까 고민을 많이 해요. 어떻게 해야 그 가치와 비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을까요?

    저도 그게 되게 어려운 것 같은데, 비전을 누가 주는 것도 아니고, 자기만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항상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체가 운동의 목표는 확실히 보여줄 수 있겠죠. 근데 거기에서 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게 비전이 없는 게 될 수도 있고. 비전이 뭐냐는 질문 진짜 어렵다.

    저도 선배라면 ‘네 비전 네가 찾아야지!’ 이럴 것 같아요. 그런데 조직이 가질 수 있는 비전이라는 건 활동가가 맘 놓고 활동을 할 수 있는, 그 역량을 계속 펼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거 같아요. 내부에서도 ‘새롭게 시도해보자’ 이런 얘기가 나왔을 때 ‘하자! 같이 하자! 어떤 거 같이 할까?’ 이런 사소한 것에서 열정이 생겨요. 대단한 게 아니라 이런 간단한 부분들이 활동을 마음 놓고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활동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거.

    내가 무슨 일을 벌여도 마음 놓고 내 삶을 바쳐서 운동을 할 수 있게 조직이 뒷받침해 주는 게 비전인거죠. 내가 만약에 돈도 고민해야 되고 다른 걱정도 계속 해야 되는데 운동을 지속 할 수 있냐는 거죠. 못하죠. 돈이든 재미든 둘 중 하나라도 돼야 해요. 이 단체와 함께 라면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거요. 자극이 계속 된다. 그러면 돈이 없어도 계속 가는 거죠.

    혹시 조직 내부에서 변화를 시도 해 본 적 있으신가요?

    있었나. 근데 그게 정말 힘들어요. 조직 내에서도 선후배 사이가 관리자와 활동가 이런 구조로 가버리면 그때부터 그 조직 분위기는 와해 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동지적인 존재감도 없어지거니와, 서로 눈치보고. 어느 조직이나 조직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이나 전통이 있기 때문에 항상 조직을 보수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이런 부분을 깨기가 굉장히 힘이 들더라고요. 조직 구조 자체가 그런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가니까.

    이런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오는 게 정말 길고 지난한 과정일 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내가 이 조직에 몸을 맡기면서 조직의 변화를 위해 십년 이십년 노력을 한다? 생각을 했을 때 자신이 없는 거예요. 지속성도 없을 것 같고 경제적인 여건도 어렵고 비전도 보이지 않을 것 같고.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는 것 같아요. 하나로 딱 집어서 얘기를 할 수 없는데. 우리가 바꾸고자 했던 사회의 한 단면을 떼다 갖다 놓은, 더 이상은 혁신적이지 못한 시민단체의 모습과, 적은 급여에 해결되지 않는 생계 걱정과, 새로운 건 시도하기 어려운 분위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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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약 바꿀 수 있는 동력이 쥐어졌다면 무엇을 최우선으로 바꾸고 싶으신가요?

    1순위는 분위기. 분위기 바꿔야 되요. 근데 실은 다 바뀌어야 되요. 사람도 바뀌어야 되고. 다 갈아치워야 되요. (웃음) 그런데 가장 강하게 드는 생각은 기존의 단체에서 뭘 바꾸려고 하는 건 너무 어렵다는 거. 변화가 어렵단 게 단순히 단체 내부적 소통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단체도 현실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총체적 난국이라고 생각해요.

    선배들도 바꿔야 된다고 물론 생각은 하죠. 근데 어떻게 하겠어요. 당장 돈 없고, 당장 단체 유지해야 되고, 당장 일할 사람 없고, 그게 정말 악순환인 거예요. 그 사람들도 바꾸고 싶지 왜 안 바꾸고 싶겠어. 근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인거야 현실적으로. 머리는 앞서가는데 몸은 안 따라주는 그런 상황 있잖아요. 아예 거기 묶여버린? 고착 되어버린? 시민사회 악순환? 현실적인 여유도 없는데 당장 해야 될 일은 해야 되고. 밑에서는 변화가 필요하다 요구하고, 사람은 계속 들어왔다 나가고, 바꾸긴 바꿔야 될 거 같은데 이 때 까지 했던 일 안 할 수는 없고, 시도 해보려니까 겁은 나고, 돈도 없고, 여유도 없고.

    변화를 하기 위해서 투여 되는 에너지가 있어요. 시민단체는 지금 모든 게 부족하다는 거죠. 왜 안 될까를 생각해보면, 안될 수밖에 없어. 진짜 악순환인거에요. 한 달 운영하기 바쁘고 월급 주기 바쁜데 내부적으로 뭘 시도를 하고 뭘 바꾸겠어요.

    분위기를 좀 바꿔서 앞으로는 어떻게 살고 싶으세요?

    여러 가지를 찾고 있고 있는데 재밌는 일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내 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일.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일을 하고 싶기도 하고 일단은 재미있는 걸 하고 싶어요. 어디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 보다는 우리만의 방식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으로 다른 시민운동의 구조를 만들어야 되지 않나. 선배들은 그렇게 살아왔고 또 운동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그 방식을 바꾸자고는 못할 것 같아요. 사회에 지분이 있기 때문에.

    어쨌든 제 생각은 활동가들이 뛰쳐나와서 새로운 걸 자꾸 해야 되는 것 같아요. 새로운 단체를 만들던지 새로운 활동을 개인적으로 펼쳐가던지. 요즘 활동하는 젊은 활동가들 중에 강정이나 밀양 두물머리도 그렇고 그런 분들이 새로운 시민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직접 몸으로 실천하면서 지역에 서 공동체를 만들고 또래끼리 소통하고 공부하고. 사회 체계에 순응하는 게 아니라 좀 더 다른 걸 도전하면서 자기만의 세상을 만들잖아요. 그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되게 작게만 보였었는데 점점 커지고 있는 게 보이거든요. 그런 부분이 많이 커야 되지 않나. 우리가 선배들 그늘 아래서 실무만 하다가 돈도 못 얻고 비전도 못 얻고 지쳐서 나가떨어질 바에는. 돈 못 버는 건 똑같으니까. 그렇게 시작을 하는 게 훨씬 더 발전적이고 훨씬 더 창조적이고 훨씬 더 비전이 있지 않나. 맘 맞는 친구들하고. 어차피 우리가 필요한 건 동지잖아요.

    송곳 봐요? 거기서 나왔던 얘긴데, 싸움에서 지는 건 안 두려운데 졌을 때 혼자 있는 게 제일 두렵대요. 그게 진짜 맞는 말 같은데. 만약에 혼자 실패했을 때는 너무 외롭고 무섭고 그렇잖아요. 근데 동료가 있고 같이 도전하고, 같이 실패하고, 같이 꿈꾸는 건 엄청 힘이 돼요. 동료나 맘 맞는 친구들과 모여서 무언가 해보는 거. 그런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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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끝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청년들은 기존 단체에) 희망 가지고 오지 말고 차라리 그 희망을 만들 용기와 에너지로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새로운 형태의, 제 3세대 만의 시민운동 기획을 하고 진행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재미있고 창의적으로, 얽매이지 않고. 물론 나중에 체계화가 되면 지금 시민단체처럼 될 거에요. 분명히 그렇게 될 거야. 그렇게 될 수밖에 없고. 어쨌든 영원한 건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부수고 다시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들고. 시민단체가 그걸 하기 위해서 태어난 곳이기 때문에 기존에 뭐 어디 들어가기 보다는 새로운 걸 도전해서 기존에 것을 부수는 세대가 되어야지 않나.

    그 말 있잖아요. 정도전에 나왔던 말. 네가 힘을 길러서 와라. 저는 그 말 되게 싫어하거든요. 기존에 체제에 들어와서 힘을 키워서, 기존 체제를 바꾸도록 노력해라. 보통 어른들이 그런 얘기 많이 하잖아요. 저는 거기에 진짜 동감 안하거든요.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바꾸는 거잖아요. 우리가 만드는 작은 변화들이 언젠가는 모여서 시대를 바꾸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최근 대안학교 나온 애들 많이 봤거든요. 근데 애들이 사고 자체도 다르고, 도전하는 것도 다르더라고요. 보면서 느꼈던 건 저 애들이 30대, 40대가 되면 한국 사회가 또 많이 바뀌어 있겠다. 새로운 변화를 만들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죠. 그런 변화를 한번 고민을 해봐야 되지 않나. 내부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면서 그것들이 세상에 자극을 주면서.

    어쨌든 선배 세대들은 선배들의 방식으로 운동하고. 우리는 새로운 걸 만들어서 사라지더라도 다음 세대들한테 가능성을 보여주고, 씨앗을 뿌려야 된다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늘 아래서는 자랄 수 없습니다. 이제 태양을 쐐야죠. 선배들 믿고 그 그늘 아래서 자라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 알아서 커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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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호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벌써 세차례 청년활동가를 만나보았는데 고민의 지점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혼자 열심히 고민하다가, 혼자 괴로워하고, 혼자 포기하고, 혼자 그만두고. 아아 이런 슬픈 악순환. 그래도 함께 고민한다면 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만나야 합니다. 함께 만날 그 날은 곧 예고드릴게요. 복잡한 시국에 습하고 더워 지치기 쉬운 요즈음, 근자씨 오늘도 정말 고생 많아요. 다함께 위갓다빠이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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