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진보정당에게
새누리와 새정치 모두 극복 대상"
"2011년 독자파였지만 지금은 통진당 포함한 진보 재편 필요"
    2014년 07월 24일 02: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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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0 서울 동작을 재보선에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기동민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제안해 24일 오후 6시 경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기동민 후보측은 노회찬 후보의 일방적 사퇴를 주장하고 정의당이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동작을의 또 다른 후보인 노동당 김종철 후보를 단일화 논란이 일단락 되기 전인 오전 11시에 만났다.

이번에 동작을 출마한 여야 후보들 중 유일하게 동작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지역일꾼으로, 최근 들어 유권자들이 직접 응원해주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여론조사에서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그, 단일화 파동에서도 관심이 비껴나갔다. 그래서 만났다. 조금은 늦었지만, 상도동 그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노동당에서 비교적 젊은 정치인인 그가 왜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는지 물었다.<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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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여진: 날이 날인지라, 안 물어볼 수가 없다. 오늘 중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이는 노회찬-기동민 단일화 파동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김종철: 특별히 이야기할 것이 없는게, 우리와는 무관하게 진행된 것이기에 그저 어떻게 결론이 날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다만 정의당이 여전히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관계속에서 의석 확보 전략으로만 나가는 것은 여러 모로 아쉬운 점이 있다. 진보정치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지와 같은 목표나 맥락은 별로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노회찬 후보가 사퇴 배수진까지 쳐가면서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결국 동작을에 출마한 뒤 지금까지 진보진영과 관련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거니깐. 그렇다고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당초 노 후보의 목표는 새정치연합을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후보가 그렇게 함으로써, 진보진영에서는 정의당에 대해 ‘매번 새정치연합이랑 하겠구나’라는 인식 같은 게 생긴다. 신뢰할 수 없는 부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노 후보가 ‘단일화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고 한 것은 새정치연합을 압박하는 용도이기도 했지만, 저나 통합진보당 유선희 후보와 끝까지 경쟁하는 것을 회피하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

장여진: 이번 야권 단일화의 핵심은 새누리당 후보인 나경원에게 ‘어부지리’를 줄 수 없다는 것인데,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종철: 그런 식의 주장이라면 야당, 특히 진보야당의 존재의 이유가 없어지는 게 아니냐. 새정치연합은 자기 존재이유를 반새누리당이라는, 안티 정당으로만 존재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진보정당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을 극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정당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계속 살리면서 이를 부각시키는 정치를 해야하는 것인데, 새정치연합과 비슷한 반새누리당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노동당의 경우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모두를 심판 대상으로 내걸고 있다.

야권연대를 무작정 거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이번 단일화 과정에서 중요한 정책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과정도 있어야 하는데 전혀 부각되지 않아, 큰 반향이 없는 것 같다.

장여진: 이번 7.30 재보선에서 출마하게 된 의미는 무엇인가?

김종철: 개인적으로 동작에서 제3세력으로 활동해왔던 정치인으로서, 이번 선거에서 제3정치인으로 자리 잡으려는 목표가 있었다. 또한 동작을 선거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면, 그를 통해 노동당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에게 알려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수 후보 2명(나경원, 기동민), 진보 후보 3명(김종철, 노회찬, 유선희)이 나오면서, 노동당의 존재 의의라든가 제3의 후보로서의 존재가치를 부각시키는 게 생각보다 잘 되고 있지 않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진보 후보가 서로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진보 재편이나 진보진영의 연대 분위기를 띄우고 싶었는데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김김종철724

김종철 노동당 동작을 후보

장여진: 진보정치 재편에 적극적인 입장으로 알고 있는데, 왜 재편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김종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아닌 진보적인 제3세력의 필요성은 대체로 동의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 현재의 진보세력들은 각각의 약점이 있고, 제3세력화를 위해서는 이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예를 들어 정의당의 경우 스타급 정치인이 있지만 그 외 지역에서 생활정치를 밀착해서 일하는 활동당원들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통합진보당의 경우 나름의 활동력이 있고 당의 풍토 역시 매우 헌신적이지만 사상적 노선 문제도 있고, 국민적 지지를 받는 보편적인 리더들을 거의 상실한 상황이다. 노동당은 어중간한 상태이다. 대중정치인으로서의 스타정치인도 없고, 상대적으로 허리와 다리가 부실한 편이다. 여러 진보정당 중 가장 어려운 축이다. 그렇지만 진보운동의 보편성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전통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3개 정당의 부족한 점은 극복해나가고 장점들로 어울려진다면 제3세력의 선택지로 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진보3당을 중심으로 노동이나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진보진영 재편을 해야 한다고 본다.

장여진: 그동안 진보정치 재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던 사람들 중 통합진보당은 그 대상으로 보지 않았는데, 지금 말하는 건 통합진보당을 포함한 재편이라는 것인가?

김종철: 그렇다. 다만 전제조건은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듯, 당 문화와 패권 문제를 어느 정도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패권이라는 것은 어느 조직이나 있을 수 있는 점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러한 패권적 문화의 뿌리는 북한에 대해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노선에서 연유했다고 본다. 그래서 그러한 부분만 개선한다면 통합진보당과도 충분히 같이할 수 있는 입장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온 바 있다.

통합진보당 혁신 포함한 진보3당의 재편 필요

장여진: 그런데 지난 2011년 통합/독자 논쟁 당시에는 독자노선을 주장하지 않았나?

김종철: 당시에도 북한에 대한 노선 문제가 해결되면 통합 못할 것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쪽에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통합한다면 또 다시 엄청난 분란만 일어날 것이고 진보신당 계열의 소멸로 그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에 통합을 반대했던 거다. 실제로 그 이후 통합진보당이 분열 양상이 나타났고,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예측의 근거는 있었다고 본다.

장여진: 통합진보당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한 노선 변경을 전제 조건을 내걸었는데, 정의당에 대해서는 전제 조건은 없는 것인가?

김종철: 정의당이 진보정치 재편에 동참하는 것 자체가 의지를 갖고 있는 것이라 본다. 정의당의 성격은 온건 진보라고 판단하는데, 사실 진보정당이라는 것이 그 안에 강한 급진적 진보와 온건 진보가 섞여 있는 것 아니냐. 다만 문제는 정의당이 정치적 진로에 대해서 계속해서 ‘오른쪽’의 가능성을 보려는 정서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진보진영 재편에 대한 어떠한 협의기구가 나오고 그 테이블에 참여할 의지를 보인다면, 그것은 어느 정도 진보정당을 오래하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정의당은 노선상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만약 진보정치 재편이라는 뜻에 동의하고 참여만 하더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여진: 한편으로는 오히려 동작을 선거에서 정의당, 노동당, 통합진보당에서 모두 후보를 내면서 진보정치 재편은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종철: 충분히 그렇게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판단한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대안이 솟아나는 건 아닌 것 같다.

진보정치 재편을 추구하면서도 다른 대안도 병행해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재편을 추진하다가 잘 안 될 경우 독자생존으로 갈 수도 있다고 본다. 이 경우 자기 실력을 키우면서 끊임없이 진보정치의 재편을 타진해야 한다. 사실 단기적으로 각 당의 약점은 쉽게 극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다만 각자 극복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진보정치 재편을 병행한다면 그 시기를 상당히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장여진: 선거운동을 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많이 만났을텐데 민심은 어떤 것 같나?

김종철: 생각보다 지역주민들이 날 많이 알아보고 또 동정론이 많다. (웃음) ‘이 사람이 되야 하는데. 이번에 센 후보들이 많이 나와서…’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당이 약해서 안타깝다’는 반응도 예전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3번째 출마다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또 중요히 보여지는 민심 중 하나는 통합진보당 분열 사태가 진보에 드리운 그림자가 크다는 것이었다. 노동당 후보라고 하면 ‘난 이정희가 싫어!’라고 소리치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서로 다른 당이라고 아무리 설명했는데도 ‘아니긴 뭐가 아니냐’고 화내고 큰 소리 치던 분도 계셨다. 그런데 그 분이 다음 날 일부러 찾아와서 ‘알고 보니 그 당이 아니었네. 그것도 모르고 소리질러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하셨다.

그래서 들었던 고민이 진보의 분열이 갖고 온 상처가 굉장히 크다는 점과, 통합진보당도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도 고민이 된다. 현재 통합진보당은 국민들에게 ‘도와달라’, ‘진보당의 해산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는데, 과연 그러한 방법이 옳은 것인지 의아할 때가 있다. 사실 국민들의 가장 큰 의구심은 북한에 대한 무비판적 태도인데, 이걸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가 중요한 것 아니겠냐. 그런 점에서 차라리 솔직하게 이거든 저거든 입장을 정리해야지, 이렇게 어정쩡하게 나온다면 소멸의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장여진: 적극 지지를 표명하는 유권자들도 있나?

김종철: 처음에는 언론에서 보도도 잘 안되고 하다보니 인지도가 많이 떨어졌는데, 공보물이 나간 뒤에 반응이 훨씬 더 좋아졌다. 아무래도 내가 해온 활동, 경력, 비전들이 있다보니깐. 어떤 주민은 선거운동 하는 데 와서 ‘제일 마음에 드는 후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했다. 사실 소수파 후보다보니 쉽게 지지하기 어려울 텐데 말이다.

어젯밤에도 어떤 분이 오셔서 ‘우리집은 다 김종철 지지한다’면서도 ‘그런데 사표가 될까 걱정된다’고 하셨다. 일반적인 민심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말을 해줬다. ‘거름을 줘야 꽃이 핍니다’고. 그랬더니 바로 ‘ok!’하고 가셨다. (웃음)

장여진: 7.30 재보선이 끝난 뒤에는 어떠한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인가?

김종철: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보정치의 재편이다. 물론 이것이 쉬운 것이 아니니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자기 실력을 키우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선거가 끝난 뒤에는 각 당의 리더들을 찾아뵈면서 진보정치 재편에 대한 내 생각을 밝혀 설득도 해볼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이제 나도 40대 중반이다보니 예전처럼 ‘젊은 정치인’이란게 안 통한다. (웃음) 그래서 이제는 차세대를 양성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고, 지역정치도 더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장여진: 참, 최근 후보들 자녀가 SNS에서 선거운동을 돕던데, 아드님은 아직 트위터 효도는 안 하는 건가?

김종철: 아들이 이제 16살이다. 미성년자라서 선거운동을 못한다. (웃음) 안 그래도 아들이 얼마전 ‘조희연 교육감 아들은 몇 살인데?’라고 묻더라. 그래서 너는 아직 미성년자라서 못한다고 했더니 쿨 하게 알았다고 넘어가더라. (웃음)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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