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파업으로 세상 바꿔야"
    민주노총 동맹파업 10만여명 참여
        2014년 07월 22일 08: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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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이 22일 건설연맹, 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연맹 산하 의료연대본부 조합원 등 총 10만여 명이 참가하는 하루 동맹파업을 진행했다.

    서울광장에서는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3만여 명의 조합원이 모여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박근혜 정권의 민영화 정책을 비판하는 한 목소리를 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해 광화문에서 5일째 단식중인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의료 민영화 문제를 보건의료노조에게만 맡기고, 철도민영화를 철도 동지들만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못한다. 노동조합인데도 노조를 인정받지 못한 교사들의 싸움이 전교조만의 싸움이 아니고, 공직사회의 비리를 파헤치고 권력의 시녀가 되지 않겠다는 공무원노조의 싸움은 멈출 수 없다. 자신의 노동조건이 무엇인지 몰라, 노조를 만들겠다는 서비스연맹의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을 격려하지 않는다면, 구조조정에 내몰리는 사무금융연맹의 싸움을 ‘넥타이’라고 무시한다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며 “민주노총은 이러한 산별노조 16개가 다 모여야 민주노총”이라며 80만 조합원의 단결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주노총이 내거는 ‘돈 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구호는 80만 조합원이 함께 투쟁해야 실현 가능하다”며 “이대로는 박근혜 정권을 주저앉힐 수 없고, 자식이 죽었는데도 정쟁에만 관심 있는 여의도를 바꿀 수 없다”고 소리쳤다.

    동맹파업

    민주노총 신승철 위원장(사진=장여진)

    신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정치파업을 해야 한다”며 “주머니 속 돈은 각자의 현장 투쟁으로 채울 수 있겠지만, 1% 자본의 탐욕을 멈추고 모든 세상이 평등해지는 세상은 정치파업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세월호 특별법은 국회에서 논의하고 만들어지는 법인데, 왜 민주노총은 정치파업을 하면 안 되는 것이냐”며 “나는 이 자리에서 80만 조합원을 모아 모든 노동자들이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정치파업을 선언한다”고 소리 높였다.

    이날부터 27일까지 2차 총파업에 돌입한 보건의료노조의 유지현 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세월호 참사와 장성 요양병원 화재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우리에게 안전과 생명이 소중한 것이라고 일깨워줬다”며 “4월 16일 전과 후가 달라야 한다고 우리에게 명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의료 민영화를 밀어붙였고, 오늘은 보건복지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마지막 날”이라며 “2차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의료 민영화를 강행한다면, 우리는 더 큰 투쟁으로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목으로 병원이 부대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보다 의료 인력을 OECD 평균 수준인 2배로 확충하는 것과 현재 6%에 불과한 공공병원을 30%로 늘리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며 “그 시작은 지난해 일방적으로 폐원시킨 진주의료원 재개원하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의 이상무 위원장은 “오늘 드디어 진기승 열사가 돌아가신 지 52일만에 장례를 치렀다”며 “영혼을 팔 수 없어 끝내 먼저 떠난 진기승 열사가 지키려고 했던 건 노동자의 자존심과 민주노조였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자의 자존심을 지킨다는 것은 노동자의 권리를 지킨다는 것이자, 민주노조를 지킨다는 것은 현장을 자본의 탐욕으로부터 지킨다는 것”이라며 “버스 자본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시민 안전과 직결된 정비인력을 축소하고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지만, 버스노동자들은 시민의 안전과 권리를 위해 맞서 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 원인인 화물 과적,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또한 그는 “내일(23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일이 되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국민 요구에 박근혜 정권은 여전히 ‘가만있으라’며 침묵하고 있다”며 “특히 이런 상황에서도 병원, 가스, 인천공항 등에서는 또 다른 세월호 참사가 벌어질 우려가 있다. KTX노선의 정비인력을 줄이고, 지하철에서는 1인 승무와 무인 승무를 확대시키고 있고,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화물 과적인데도 불구하고 화물노동자들은 여전히 과적을 요구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자본과 정권은 규제완화를 강조하지만, 노동자와 서민의 이익을 줄여 자본의 이익을 확대하려는 것이 바로 규제완화”라면서 “공공연맹은 이러한 규제완화 정책에 맞서 제2의 세월호 참사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맹파업2

    이날 자리에 함께한 세월호 가족대책위의 김병권 위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저는 세월호 참사로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수학여행을 잘 다녀오겠다는 인사가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그 큰 배가, 멀쩡한 날씨에 침몰될 줄은, 망망대해도 아니고 육지와 가까운 곳에서 아무도 구조되지 못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들은 9일째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법 제정으로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것이 딸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기 때문”이라며 “여기 계신 노동자들 역시 생명과 안전을 위한 투쟁을 하고 계시기에 지지한다. 여러분들도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동맹파업 참가자들은 투쟁결의문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불러온 규제완화와 민영화, 비정규직 확산 등 자본의 탐욕을 채우기 위해 국민과 노동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의 부당함에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며 “한 해에 2천 4백 명의 노동자가 건설현장과 사업장 곳곳에서 산업재해로 죽어나가도, 민주노조를 인정하라며 수많은 노동열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도, ‘이윤을 위해서는 노동자 목숨 따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자본의 비정한 논리를 동맹파업 투쟁을 시작으로 끊어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민주노총 동맹파업은 모든 이의 생명과 안전, 존엄을 보장하기 위한 투쟁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비롯한 산업재해, 정리해고, 비정규직, 장애, 빈곤 등 모든 죽음을 애도하며, 권력과 자본의 탐욕과 횡포로부터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이라며 하반기 투쟁의 핵심 요구로 무책임-무능정권 박근혜 퇴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민영화/연금개악/비정규직 확산/최저임금-통상임금 왜곡/노조탄압 등 반노동정책 폐기 △2014 임단투 승리를 내걸었다.

    한편 이날 동맹파업에는 동맹파업에는 건설산업연맹과 보건의료노조, 공공운수노조연맹 의료연대본부, 금속노조, 서비스연맹 홈플러스노조 등을 비롯해 티브로드노조 등 지역본부 직가입 노조도 일부가 참여했다.

    금속노조는 각 지역에서 4시간 부분파업을 하는 등 별도 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고, 건설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총파업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같은 시간 플랜트노조도 서울역에서 대정부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으며, 보건의료노조는 오후 1시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공공운수노조연맹 의료연대본부 역시 2시30분 서울대병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고, 서비스연맹 흠플러스노조는 2시에 영등포점 앞에서 파업 집회를 개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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