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가족대책위,
    23일 안산~서울광장 도보행진
        2014년 07월 22일 02:5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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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대책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가 23일부터 특별법 제정을 위한 도보행진을 한다고 밝혔다.

    참사 100일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특별법 제정이 진척을 보이지 않자, 1박2일 동안 안산 분향소부터 서울시청 분향소까지 도보행진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가족대책위가 도보행진을 하는 길은 앞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도보행진을 했던 길이다.

    대행진

    가족대책위 대행진 발표 기자회견(사진=유하라)

    가족대책위 정병권 위원장은 22일 국회 본관 앞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답답한 현실을 막기 위해 한 번 더 힘을 내기로 했다. 단원고 학생들이 걸은 곳을 우리가 다시 한 번 걸을 것이다. 이미 지쳐있는 저희들로썬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그래도 저희는 할 거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저희들은 그 죽음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할 수 밖에 없다. 저희 가족들의 걸음은 잃어버린 가족들을 기리는 것이자 이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격려를 부탁했다

    정 위원장은 변사체로 발견된 청해진 해운 유병언 회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유병언이 이미 40일 전에 발견되었다는데 사인이 무엇인지, 왜 40여일이 지나도록 유병언인 것을 알지 못했는지, 유병언이 자주 가는 별장 근처에서 (변사체가) 발견됐으면서도 왜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인지. 아직은 모두 의혹이다. 어떻게 세월호 관련하여 정부가 밝히는 것 모든 것이 의혹투성이인지 모르겠다”며 유병언의 죽음으로 또 한 번 확인된 정부의 무능을 질책했다.

    정 위원장은 “국회에서 (유가족들은) 비나 햇빛을 제대로 가리지도 못하고 노상에서 자고 있고, 20명이 넘는 아버지 어머니가 단식 중이다.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은 좋은 학원을 보내고 좋은 것을 먹이는 것이라고 생각한 보통 부모였던 저희는 지금 모습이 낯설다”며 “그럼에도 정치권 벽은 높고 단단하다. 겉으론 국민을 위해서 뭐든 다 할 것처럼 말하면서 세월호 참사를 위한 가장 강력한 법인 특별법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반대한다. 그러면서 그 근거도 못 대고 변명만 늘어놓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21일 가족대책위 농성장에 난입한 ‘어버이연합’과 ‘나라사랑 실천운동’ 등 보수단체에 대해서는 “우리들의 뜻을 제대로 몰라주신다. 특별법에 있지도 않은 것을 가지고 우리 가족들에게 화내지 말고 우리 법안을 제대로 봐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심재철 국조특위 위원장의 ‘특별법 왜곡 카톡’도 이날 회견에서 중요하게 다뤄졌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에 따르면, 가족대책위가 심 위원장의 카톡을 공개하고 언론에 알려지자 심 위원장은 “자신이 보낸 카톡에 그 내용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의견이 아니라는 말까지 있다면서 왜 그 내용(특별법 왜곡)만 공개하느냐”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나 가족대책위에서 확인한 결과, 공개된 메세지에는 심 위원장이 해명했다던 다른 내용은 단 한글자로 없었다.

    유 대변인은 이에 대해 “결국 해명도 거짓말”이었다면서 “(심재철 위원은) 특위 위원장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자질도 의심스럽다”고 힐난했다.

    단원고등학교 최성호 학생 엄교영 어머니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심재철 의원이 왜곡된 사실을 확대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가족을 잃은 저희들에 대한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들이 다시 나오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와 함께 이러한 비난들은 가족들의 아픔과 상처를 더 크게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그럴수록 우리들은 특별법을 반드시 만들려 한다”며 “다시는 이 나라의 모든 아이들이 이유 없이 캄캄한 바다 속에 갇혀 쓰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다시는 아이를 잃고 슬픔을 뒤로 한 채 진상규명을 위해 거리로 나서는 부모들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한편 참사 98일째를 맞이한 22일, 가족대책위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9일이 됐다. 그동안 4명의 유가족이 병원에 이송됐고 9명의 유가족이 추가로 단식에 돌입했다. 의사들은 오랜 기간 단식으로 허약해진 심신을 염려해, 유가족들의 도보행진을 만류했으나 이날 오후 2시부터 링거를 맞고 행진을 준비하기로 가족대책위는 결정 했다.

    도보행진은 23일 오전 안산 합동 분향소를 출발해, 이틀째인 24일에 국회를 거쳐 서울시청 분향소에 도착할 예정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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