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병언? 과연 자살인가?
    배상훈 "매실밭, 자살장소 아닌 유기된 장소 가능성 높아"
        2014년 07월 22일 11:05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에 대해 22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과의 DNA가 일치한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의문점은 해소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6월 12일 발견된 변사체의 오른쪽 검지에서 채취한 지문이 유 전 회장의 지문과 정확히 일치하며, 발견 장소에서는 구원파 계열사인 제약회사가 만든 스쿠알렌과 유 전 회장이 쓴 책의 이름이 새겨진 천가방이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5월 25일 송치재 별장에서 도주한 뒤 불과 17일만에 발견된 시신이 백골 상태로 부패가 진행된 점, 초동수사를 하지 않는 이유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서울디지털대학 경찰학과 교수인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이날 <레디앙>과의 인터뷰에서 시신 발견 장소와 관련해 “고라니 등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쳐두었지만 매실 수확을 앞둔 시기에 밭 주인이 가끔 다니는 곳”이라며 “변사체가 심하게 부패될 정도로 발견하기 어려운 외딴 곳이나 인적이 아주 드문 곳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시신 부패와 관련해서도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흔적을 5월 25일 별장에서 발견하고, 6월 12일 변사체로 발견됐다고 하지만 17일 동안 시체의 상태가 저 정도 부패하기는 어렵다”며 “더구나 산중이면 도회지와 달리 일정하게 서늘한 기온이기 때문에 부패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유 전 회장의 자살로 가닥이 잡히는 것에 대해 “시신 주변의 술병 등 자살로 보이도록 주변 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든 흔적이 너무 강하다”며 “유병언은 자살할 상황도 아니었고, 자살 장소로도 적합하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그는 “자살했다고 하기에는 17일 동안이나 사람이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낮다”며 “즉 매실밭은 사망 장소가 아니라 유기된 장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제기했다.

    또 그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에 대해 “6월 12일 발견되어 40일 동안 무연고 변사체로 처리하고 초동수사를 하지 않은 이유와 배경이 설명이 안 된다.”고 말하며 이성한 경찰청장이 6월 15일 순천에 몰래 내려간 시점에 주목했다.

    당시 이 청장의 순천행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고 일부 기자들이 순천행을 알고 그 이유를 물었지만 경찰청은 특별한 방문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18일에는 공개적으로 이 청장이 순천을 방문했고 이유는 수사 격려차였다고 밝힌 바 있다.

    즉 6월 12일 시신을 발견했고 13일부터 부검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이 청장의 15일 비공개 순천 방문은 경찰이 이 시신을 유병언으로 인식하고 간 것이 아닌가 의혹이 제기된다는 게 배 교수의 말이다.

    또 현재 유병언 시신을 확정하게 된 이유가 지문 조사인데 배 교수는 “그동안 초기부터 1차 2차 3차까지 특수한 방법으로 지문 조사를 해왔지만 유병언과의 동일인임을 밝히지 못했는데, 왜 어젯밤 지문 조사에서는 동일한 방법으로 조사를 했을 때 쪽 지문이 나타났다고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불과 17일만에 부패가 80% 정도나 진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일반적이지는 않다, 이렇게밖에 말씀 못 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배상훈 교수도 백골 상태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