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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팔레스타인 7가지 진실
        2014년 07월 17일 09: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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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8일 이스라엘이 또다시 가자 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뒤 13일에는 지상전을 진행하려다 보류하고 폭격을 재개하는 등  불과 열흘 사이에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22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80%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어서 ‘전쟁’이 아닌 ‘학살’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스라엘인들이 마치 스포츠를 관람하듯, 가자지구에 폭탄이 투하될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등 비상식적인 태도를 보인 것을 덴마크의 한 언론인이 SNS에 공개하면서 전세계 네티즌들의 분노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러한 학살을 중단시킬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태도가 전무한 상태이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언론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뒤바꿔 보도하고 있고, 미 제국주의를 비난해온 중국은 침묵하고 있다. 한국의 외교통상부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16일 유엔인권이사회 이사국이자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한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공개질의서를 발송하며 이스라엘의 불법적 행위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최소한의 책임과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히려 국제사회가 침묵하고 있을 때,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국제민주연대,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 종교계, 노동당과 통합진보당 등 시민사회에서 그 책임을 다하고자 17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하고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이스라엘 공습 중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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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규탄 기자회견 모습(이하 사진은 장여진)

    진실1. 나치 학살 피해자 유대인, 왜 팔레스타인을 점령하는가

    2차 세계대전 때 나치 학살의 최대 피해자인 유대인들이 1948년부터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유대인들이 성서를 근거로 팔레스타인의 영토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이곳에 유대 민족국가를 건설하자는 시오니즘(Zionism)이라는 부르는 유대민족주의 운동에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현재 팔레스타인의 영토는 1948년 이전의 영토에서 22%로 줄어들었다. 흔히 언론에서 보도하는 ‘가자지구’, ‘서안 지구’라는 것은 이스라엘이 영토를 강탈하면서 팔레스타인들의 거주하는 지역을 뜻한다. 지도상에서 보면 원래 이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섬처럼 고립되어있다.

    이스라엘의 이 같은 종교적인 신념에 따른 학살에 대해 향린교회의 조헌정 목사는 “같은 신을 섬기는 사람으로서 분노한다”며 “신의 이름으로 야만적 침략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실2. 추방당한 팔레스타인은 어디에 거주하는가

    영토를 뺏긴 팔레스타인들은 추방 당해 주변국 난민촌에 거주하고 있다. 2011년 기준 UN에 등록된 팔레스타인 난민 수는 480만 명이고 미등록까지 포함하면 68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이 2002년부터 높이 8m의 거대한 장벽을 만들어 팔레스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가자지구 역시 2006년 하마스가 집권하자 이스라엘이 이 지역을 봉쇄하면서 고립됐다. 팔레스타인에서 온 ‘잇삼’씨는 17일 이스라엘 공습 규탄 집회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일터로 출근하는 데 5개의 검문소가 있어 3시간이 걸린다고 증언했다. 검문소에서 매번 몸수색을 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지난 2004년 국제사법재판소가 장벽을 설치하는건 불법이라고 해체를 요청했으나, 이스라엘은 ‘안보’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있다.

    진실3. 고립된 ‘섬’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민중, 어떻게 사나

    ‘잇삼’씨는 이스라엘의 영토 봉쇄 정책으로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는 세계적으로도 악명 높을 만큼 인구 밀도가 높다고 한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청년실업률도 60%에 육박한다. 서안지구의 경우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로 넘어가 노동을 하지만 이들은 노동법을 보호를 받지 못하는 데다가 ‘허가증’이 있어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체로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면서 살고 있다.

    또한 이스라엘과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2등 시민으로 분류해 이들에 대한 차별을 제도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 시민권을 갖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일지라도 서안지구로 이주할 때에는 시민권을 박탈하고 다시 돌아올 수 없도록 했으며, 서안지구인과 결혼 후 자녀가 생기면 그 자녀에 대한 시민권을 거부하는 등 현대판 카스트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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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4. 전쟁인가, 학살인가

    서방 언론과 한국의 주류 언론은 이번 사태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교전’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잘못된 시각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 그룹에서 이스라엘 소년 셋을 살해했다며 이번 공습을 정당화하고 있지만 ‘손톱 잘렸다고 상대방의 팔뚝을 자르는 행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지난 6월 12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헤브론 인근에서 이스라엘 소년 3명이 실종되자, 이스라엘 정부는 3일 뒤 하마스를 납치범으로 지목해 서안지구 전역에 군사 작전을 감행했다. 해당 영토는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정착한 군락 ‘구시 에치온’이라는 곳이었다.

    당시 군사작전에서 이스라엘은 700여명의 팔레스타인을 체포해 그중 450여명을 구금했고, 수색과 체포 과정에서는 최소 5명을 살해했다. 이어 6월 30일 실종된 소년들이 주검으로 발견되자, 이스라엘군이 헤브론에서 납치살해 용의자 2명을 알아냈다며 그들의 집을 수색한 뒤 폭파시켰다.

    또 이스라엘의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소년들의 죽음을 복수하겠다며 팔레스타인 소년을 납치해 몸에 불을 붙여 살해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은 소년의 살해범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소년이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그의 가족들이 명예살인을 한 것이라는 루머를 SNS을 통해 퍼트렸다.

    6월 12일 이스라엘 소년 3명이 실종된 이후 살해당한 팔레스타인은 53명, 이스라엘이 본격적으로 가자지구를 침공한 7월 8일부터는 사망자수가 220여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는 1500명에 달한다. 이스라엘측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진실5. 팔레스타인 학살, 국제사회는 왜 침묵하나

    ‘교전’이라고 한다면 양측 모두 사상자가 나와야 하는데 이스라엘에서는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아이언 돔’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아이언돔은 단거리 로켓포나 박격포까지 땅에 떨어지기 전에 파괴하는 방어시스템으로 이스라엘이 2011년 첫 요격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실천 배치됐다. 미국은 개발비로 약 1조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했다.

    미국 언론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이 220여명이 사망할 때 이러한 아이언 돔으로 이스라엘측은 하마스가 쏜 200발 이상의 로켓 공격에도 전혀 인명피해를 받지 않았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번 공습의 이면에는 바로 미국의 적극적인 지지가 있었다는 것이며, 미국의 우방국가인 한국 역시 이번 공습에 대해 애써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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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 봉쇄는 집단학살이라는 프랭카드를 든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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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에서 온 잇삼의 발언

    진실6. 이스라엘에는 양심적인 시민은 없는 것인가

    이스라엘 국민 다수가 무고한 인명피해가 벌어지고 있는 공습에 ‘환호성’을 지르는 그 이면에는 이스라엘의 군사주의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006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해 수감생활을 했던 박정경수씨는 17일 집회에서 “이스라엘 내 ‘뉴프로파일’이라는 반군사주의 단체의 유명한 구호는 바로 ‘군사주의를 눈에 보이게 하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경수씨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스라엘의 전투기 조종사 27명이 공습을 거부했다가 직위해제를 당한 사건이 있었다. 민간인 학살에 참여할 수 없다는 항명을 벌인 것이다.

    또한 올해 4월에도 이스라엘 고등학생 70여명이 이스라엘 총리에게 무차별 학살과 폭력에 동의할 수 없다며 군대를 거부하겠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정경수씨는 이스라엘 내 양심적 시민들을 소개하며 “이스라엘 내의 평화주의자들의 목소리가 더 커져서 이스라엘이 좀 더 평범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진실7. 지구 반대편에 벌어지는 나와 상관 없는 일인가?

    이날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는 여러 시민사회단체 소속 또는 개인이 1인 시위를 벌이다 함께 모여 기자회견과 집회를 진행했다. 여기저기서 1인 시위에 참여하다보니 이스라엘 대사관 앞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4~5명이 한꺼번에 1인 시위를 벌였다.

    전날부터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최민규씨는 시위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들이 대부분 어린이들로, 학살이나 다름없다. 종교행위를 빙자한 살인행위”라며 “미국이 뒤에서 봐주는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공격해 민간인이 학살당하는 것을 더는 지켜볼 수 없어서 나왔다”고 밝혔다.

    그 옆자리에 있던 백동훈씨는 “누가 크게 잘못했건 작게 잘못했건 간에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 아무것도 안할 수 없었다”며 “외국에서는 SNS로 이스라엘 공습을 규탄하는 시위에 3만 명을 모아냈다는데, 한국은 아직 이런 문제에 인식이 작아 1인 시위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또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스스로 장벽을 뛰어넘어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중재는 물론 한국에서도 이스라엘의 정당하지 못한 행동에 대해서는 바른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참가자 김단풍씨는 “21세기 들어 인권이라는 가치가 중요하게 여겨지면서도 유독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만 침묵하고 있다”며 “그러나 인간 존엄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 한국 정부 역시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들 이외에도 호주 캔버라에서 어학 연수를 온 레베카씨도, 미쳐 이름을 다 물어보지 못한 많은 이들이 이스라엘 대사관 앞을 지켰다.

    해질녘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언론노조의 이경호 수석부위원장은 “일제강점기를 겪었던 한국에서조차 이 사태를 침묵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언론에서 앞장서서 이스라엘 공습 문제를 왜곡해서 전달하고 있다”며 정확한 보도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잇삼’씨는 이날 집회에서 “이스라엘의 점령이 지속되는 한 우리들은 매일 저항해야 한다. 따라서 이스라엘이 점령을 멈추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며 한국 참가자들에게 “팔레스타인의 평화가 찾아와 고통이 없어지길 바란다. 우리들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1인시위

    이스라엘 규탄 1인시위 모습들

    이렇게 할 수 있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반전평화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팔레스타인 학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은 도움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행동 1.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에 참여하기

    관련 문의와 신청은 nablus3@gmail.com으로, 스케쥴 표는 http://goo.gl/kj77rh에서 확인가능하다.

    행동2. 이스라엘 대사관에 항의하기

    주 중 10시~12시에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항의 전화를 걸 수 있다. 전화번호는 02-3210-8500이다. 통화가 부끄럽다면 항의서한을 팩스로 보낼 수 있다. 팩스번호는02-3210-8555이다. 홈페이지 seoul.mfa.gov.il에서 항의 이메일을 보내는 방법도 있다.

    행동3. 이스라엘 규탄 팻말 인증샷

    이스라엘 공습에 항의 또는 규탄하는 다채로운 팻말을 직접 만들어 인증샷을 찍어 freegaza-korea.tumblr.com에 올린다.

    행동4. <아 팔레스타인> 지인에게 선물하기

    만화가 원혜진 씨가 그린 <아 팔레스타인>은 팔레스타인 학살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을 읽거나 지인에게 선물해보자.

    추모집회에서 ‘관’ 등장…경찰, 혐오 용품이라고 막아

    한편 이날 시민 200여명이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건너편에서 집회를 개최한 뒤 행진을 진행하려 했지만 경찰이 막아서 마찰을 빚었다.

    학살된 이들을 추모하기 마련된 관과 그 위에 놓인 국화꽃을 들고 행진하려 했지만 경찰측이 미신고 용품 내지는 ‘혐오용품’이라고 막아선 것이다.

    이에 시위에 참가한 이들은 “죽은 어린 아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관을 드는 것도 허용하지 못하느냐”, “관은 혐오용품이 아니라 장례용품”이라고 맞서 싸우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즉각 중단 △이스라엘의 불법 정착촌 확장 중단 및 가자지구 봉쇄 해제 △팔레스타인 점령과 식민화 중단 △점령지역 즉각 철수 등을 요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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