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은 살인교사범인가?
[프로파일러의 범죄 이야기] 왜 '수사권 조정'과 연결되나
    2014년 07월 15일 09: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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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칼럼(관련 글 링크)에서, ‘김형식 사건’에 대한 살인교사범 수사는, “김형식의 교사범 진범 여부와는 무관하게 실패한 수사”라고 밝힌바 있다.

현재 살인교사의 직접적인 증거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형식의 반격(함정수사 여부, 동기에 대한 조폭 개입 가능성, 국민참여재판 요구 등)에 대해 검경 수사팀은 수세에 몰린 듯하고, 더욱이 피해자 송씨의 치부책이 공개되면서 정관계 로비사건으로 폭발할 가능성도 예상되면서, 이 사건의 실체에 대해 더욱 의문이 야기되고 있다.

그래서 다시 앞으로 가서 송씨 살해사건과 김형식의 살인교사 등과 관련되어 나타난 몇 가지 의문점을 중심으로 사건의 다른 가능성에 대해 약간의 딴지를 걸어 보려고 한다.

현재는, 검경 수사팀의 발표에 따라 팽씨가 김씨의 사주를 받아 송씨를 살해한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사건의 개요이다.

다시 말하지만, 필자는 김형식과 일면식도 없고 그와 같은 정치인을 옹호(변호)할 추호의 이유도 없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법치국가에서 공정한 정의의 실현인 것이다.

필자도 경찰이었고 경찰수사관에게 제1원칙은, 열 명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어떤 형사사건의 피고인에게 0.1%의 무죄 가능성이 있다면 그를 유죄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김형식이 야당의 지방의원이어서 이 정도로 주목을 받지 진짜 억울하게 누명을 쓰는 보통 사람의 경우를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봐오지 않았는가? 정의는 누구에게도 무차별하다는 원칙을 밝히고 싶다.

전제는, 필자도 김형식이 직접적인 살인교사범인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없으나 적지 않은 부분에서 이 사건과 어느 정도는 관련되었다고 생각한다.

김형식-팽

방송화면 캡처

필자는 이 사건이 발생한 3월 초 MBC의 모 외주팀과 함께 이 사건에 대해 사건분석을 한 적이 있었다. 팽씨가 범행을 하고 도주하는 장면이 담긴 CCTV를 정밀하게 분석했고, 그 때 찍은 화면이 지난 주 MBC ‘리얼스토리 눈’ 프로그램에서 방송됐다.

필자가 이 사건을 처음 접한 것은 3월 5일 정도이다. 송씨가 헬스장에서 피살당한 게 3일이니까. 사건 수사가 바로 시작된 시점이다.

당시 CCTV 화면과 공격당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볼 때 범인이 청부살인범인 것은 확실했다. 다만 수행능력이 떨어져서, 전문적인 킬러는 아니고 심부름센터 같은 데서, 악성 채무자를 고용했을 경우와 중국 조선족일 경우 등을 추정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살인범 팽씨의 진술이다. 그가 경찰에서 진술했다고 전해지길, 김씨가 팽씨에게 송씨를 1년 넘게 죽여 달라고 사주했고, 상당히 많은 기간 횟수에 걸쳐서 범행에 대해 사전 준비, 답사를 했다고 했다. 송씨가 자주 가는 곳에 대한 정보와 범행 도구와 방법에 이르기까지 정교하고 치밀하게 ‘설계’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당일 건물에서 나오는 장면과 큰 길로 나가는 장면, 계단을 오르는 장면 등이 CCTV에 너무 잘 찍혔다는 점이다. 만약 그렇게 많은 시간 준비를 했다면 단순히 우산하나만 준비해도 자신의 영상이 촬영되지 않을 것을 굳이 거의 모든 장면에서 촬영이 되었다.

또한 여러 번 택시를 옮겨 타고 다니면서 도주로를 교란했다고 경찰 수사팀에서는 주장하는데 그게 실효성이 있는가? 오히려 자신을 보라고 광고하는 것이 아닌가? 만약 김형식이라는 영리한 인간이 이렇게 하라고 했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이것은 경찰 CCTV 수사가 어떻게 어느 정도로 이루어지는지 잘 모르는 사람의 도주 방식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준비했다는 것인가? 준비를 잘했다고 한 범행치고는, 준비의 결과가 너무 부실하고 엉성하다.

그리고 범행 장소도 문제이다. 살인교사 범행의 최적지는 피해자가 불리한 장소이다. 피해자 본인의 거주지 등은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살인교사 사건의 경우 적합한 장소는 아니다. 공격자가 그 안으로 들어가서 공격 행위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이 잠겨있을 수도 있으니 그것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물론 아주 치밀하게 준비를 해서 그 시간에 그 장소에는 피해자 혼자 밖에는 없을 것이라는 정확한 정보가 제시되었다면 이도 역시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거주지 침입형의 살인교사는 위험성이 너무 높다. 더 쉬운 접근 방법이 있는데 이렇게 위험한 방법을 사용한 것이 의문이다.

그리고 범행 도구인 전기충격기와 손도끼 등에 대해서도 석연치 않다. 44살의 범인이 67살의 노인을 제압하기 위해 전기충격기를 사용하고 손도끼로 뒤에서 내리쳤다고 한다. 흉기 둔기 등의 도구 조합이 일반적이지 않다.

진짜 죽이는 게 목적이라고 한다면 굳이 그런 흉기 둔기로 복잡하게 할 이유로는 일반적이지 않다. 보통 전기충격기과 손도끼의 조합은 일반적인 강도 사건의 조합이다. 죽이는 것이 목적이면 쉽게 죽일 수 있는 도구의 조합을 선택할 것이다. 보통 도끼 같은 도구를 쓰는 이유는 그 도구에 감정이 표현되기 때문이다. 즉 인간적인 모멸을 받아서 복수심으로 처참하게 죽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할 때 선택하는 도구인 것이다. 전기충격기로 제압한 후 다시 도끼를 쓴다? 좀 조합이 이상하다.

이 두 조합은 소리가 많이 나고 동선이 크다. 단지 죽이는 것이 목적인 것과는 양상이 다르다. 단지 죽이는 것이 목적이면 조용히 독살을 할 수도 있고, 칼을 쓰는 것이 더 편하다. 그런데 손도끼라? 무엇인가 솜씨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든다.

더 나아가 만약 김형식이라는 영리한 사람이, (이 사람은 자기 형이 부장검사 출신이다) 아무리 자신이 조종할 수 있다고 해도 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불확실한 방법으로, 살인교사를 했다는 점이 전반적인 판단에서는 합리적이지 않다.

살인교사는 증거가 남는다. 가장 큰 증거는 죽인 사람이다. 피해자 송씨를 진짜 죽이려고 했다면 더 쉽고 완벽한 방법이 더 많다는 것을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부실한 팽씨에게 사주를 한다?

동기에 대한 이야기는 언론에서 많이 하고 있는 바이다. 즉 김형식이 송씨를 죽일 이유가 있나? 경찰에서는 5억2천만 원의 채무 때문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용도변경 때문이라고 하지만 두 가지 이유 모두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만약 필자가 송씨라고 하면 5억이나 용도변경이 실패한 것 때문에 김형식을 압박을 하기 보다는, 잘 키워서 더 큰 곳에 써먹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 그 사람은 수천억을 치부하면서 실제 그런 방법을 써 왔다. 그런데 왜 하필 김형식에게 굳이 압박을 할 것인가? 좀 시간을 가지고 다른 방법을 동원할 수도 있는데…

그래도 필자는 김형식, 이 사람이 송씨 죽음과 어떤 관계는 있는 듯하다. 그게 무엇인지는 막연하지만. 그리고 송씨와 일정 정도 부도덕한 거래를 해온 것은 확실한 듯하다. 문제는 팽씨인데 현재까지 팽씨는 송씨와 일면식도 없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가능성으로는, 팽씨가 평소 김형식으로부터 송씨에 대한 정보를 듣고 있다가 단독으로 강도를 벌였는데, 실제 돈을 발견하지 못해 강도짓을 못하고 죽이기만 했을 경우도 가능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김형식 사건은 현재 우리 수사기관의 민낯을 날 것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무식하다고 할 정도로 수천 수만 대의 CCTV, 불랙박스를 뒤지는 것은 요즘 사건 수사의 일상적인 광경이다. 그런 노력은 칭찬 받을 만하다. 그리고 그 뒤, 진술만을 통해 형성된 유죄심증을 증거로 구체화시키려는 노력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비교적 촉박한 수사기간을 감안한다면, 이런 시도의 결과가 반드시 증거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럴 경우 무리하게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를 하지 말고 추가 수사를 통해 증거를 보강하는 방향이 되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의 시스템(즉 수사의 주체는 검사이고 경찰은 보조자 위치)에서는 그와는 좀 다르게 진행된다. 일단 수사를 했고 그 다음에 다시 검찰 수사가 있으니까 경찰에서는 기소의견으로 송치를 해버리는 것이다. 즉 검사가 나머지를 하면 되니까 큰 부담은 없는 것이다. 해서 기소를 할 수 없으면 무혐의 처리를 하면 되니까 굳이 부담이 없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은 이런 점에서 문제가 야기되는 것이다. 한마디로 경찰이 검찰을 물 먹일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지금도 그렇다. 지금 검찰의 입장에서는 기소하기에는 직접 증거가 부족하고 안 하자니 무엇인가 떠밀린 기분이고 속으로는 딱히 마뜩한 상황은 아닐 것이다.

이 이유 때문만은 아니지만 사실 현실적으로도 수사권 조정은 필요하다. 즉 전반적으로 수사는 경찰이 하고 기소는 검찰이 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유병언 사건을 보더라도 그렇다. 사실 이 사건은 초기부터 검찰이 아닌 경찰이 담당했어야 한다. 사건 수사도 검찰이 하다 보니 결국 도망자 추적까지 맡아야하는 상황이 아닌가?

또 하나, 정보에 의하면 검찰 내에서 유병언을 은밀히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게 최근에 확인되어서 검찰에서 조치를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유병언을 잡을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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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및 반론보도> 본 인터넷신문은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보도에 대하여, 2014년 5월 인천지방검찰청의 공문 확인 결과, 검찰 수사에서 오대양 사건이 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 전 회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된 바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를 바로잡습니다. 또 종교 교주 등 관련한 언급은 기독교복음침례회에 확인한 결과, 유병언 전 회장은 1981년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 설립 당시 참여한 바 없으며 이후로도 목사로 재직한 바 없고 교주로 추앙받은 바도 없음이 확인되어 바로잡습니다.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병언 장학생’ ‘유병언 키즈’ 설과 관련하여 유 전 회장이 세모를 경영하던 시절 환경이 불우한 직원들에게 숙소나 학비를 지원해주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대가성이 없는 순수한 기부활동 차원이었으며 장학생을 선발하여 지원한 바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또한 유병언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관련 주식을 소유한 사실을 없으므로 ‘실소유주’가 아니며 다수의 배를 차명으로 소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검찰의 수사정보가 유 전 회장 측에 전달된 것처럼 주장한 것은 국과수의 부검결과 유 전 회장의 사망시점이 확인되어 사실이 아닌 것이 확인되었다고 밝혀 와, 이 반론 내용을 게재합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내용입니다. <2015.2.27>

필자소개
배상훈
2000년대 중후반 경찰청 범죄심리수사관(프로파일러)과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행동과학팀(프로파일링 부서) 재직했다. 현재는 서울디지털대학 경찰학과 교수이며, 국립중앙경찰학교 (수사) 프로파일링 과목 담당 외래교수이다. 화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진보정치를 주제로 논문을 쓰고, 임상병리사와 사회복지사를 거쳐 프로파일러의 삶을 살아온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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