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수많은 어려움 이겨내고 1주년
    "아직 노조 가입하지 못한 동료들 만날 것"
        2014년 07월 14일 04: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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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30일 삼성 무노조 경영의 장벽을 넘어 처음으로 노조 인정을 받고 기본협약을 맺은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7월 14일 창립 1주년을 맞았다.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결성된 삼성전자서비스노조는 지난 1년 간 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아픔도 있었지만,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벌인 노숙농성 파업을 통해 결국 노조를 인정받고 협약을 체결하는 등 삼성 무노조 경영 76년의 역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합원 수도 처음 시작할 때에는 380여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전국 1500여명으로 부쩍 커졌다.

    그러나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삼성그룹 내 분포되어있는 다양한 간접고용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화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는 것이다. 정규직 노동자라고 할지라도 무노조 경영이라는 신화를 완전히 부수어야 하는 과제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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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서비스지회 1주년 기자회견(사진=장여진)

    이날 삼성전자서비스지회와 민변,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사회진보연대,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등 삼성 투쟁에 직간접적으로 연대해온 모든 이들이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노조의 ‘첫 돌’을 축하하면서 ‘1만 조합원 조직화 운동’을 선포했다.

    현재 구속 수감된 위영일 지회장을 대신해 나선 곽형수 지회장 직무대행은 “열사투쟁이 지나가고 있는 듯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투쟁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단체협약과 관련해 사장이 자리에 나오지 않아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니, 연대의 손길을 놓지 말아달라. 우리도 지속적으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투쟁에 법률적 조언과 소송을 맡았던 민변의 권영국 변호사는 “엄청난 삼성의 권력에 맞서 자주적인 노조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싸워왔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노동자들을 대하는 험상궂었던 경찰과 용역들의 태도도 한결 누그러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이것은 바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싸워온 결과”라며 “싸우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을 1년 동안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그러나 여전히 삼성그룹 계열사에서는 단체교섭권이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서비스지회가 창립 1주년을 맞아 고민해야 할 것은 노조를 대중화시키고,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모든 노동자를 조직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우리의 의지를 더욱 강고히 한다면 명실상부한 삼성의 무노조 방침을 전면 철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국회 등 정치권에서 이 투쟁을 지원해왔던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의 은수미 의원도 “여러분들의 싸움이 더욱 깊어지고 확산되어 결국 삼성이 바뀌고 세상이 바뀔 때까지 을지로위원회 위원들이 함께 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장하나 의원 역시 “훗날 영화나 소설로 만들어질 것만 같았던 일이 지난 1년 동안 벌어졌다. 그런데 정치인들도 해내지 못했던 일을 바로 조합원들이 해냈다”며 “이 일련의 싸움이 1년이 2년이 되고 10년이 되어 전쟁과 같이 더 길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마 우리 편은 점점 더 늘어날 것이고 결국에는 승리할 것이다. 그 힘으로 삼성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달라”고 격려했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밀집한 수원 영통 지역에 7.30 재보선 후보를 낸 노동당의 이용길 대표는 “바로 오늘 삼성자본의 본거지인 수원 영통에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정진우 부대표를 출마시켰다. 영통에서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노조 창립 1주년을 축하하면서 더이상 삼성공화국의 무노조 경영은 없다는 것을 7.30 선거에서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창립 1주년을 사흘 앞두고 출소한 라두식 수석부지회장은 이번 투쟁 성과에 대해 “당초 주장했던 내용을 다 얻어내지는 못했지만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인간다운 삶을 되찾자는 것이 이번 투쟁의 핵심이었던 것 만큼 앞으로 2년, 5년, 10년 후를 바라보고 그리고 우리 수많은 조합원들을 보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곽형수 지회장 직무대행 등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 손에는 작지만 소중한 첫 단협을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민주노조 깃발을 들고 아직까지도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못한 동료들을 만날 예정”이라며 “더 많은 동료를 모아 1만여 명에 달하는 전체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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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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