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비밀이 아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우선
    [기고] 국민안전 정보도 기업의 영업비밀이면 공개 불가
        2014년 07월 14일 10: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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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이하 감시네트워크)’가 2차례에 걸쳐 환경부를 상대로 진행한 ‘전국사업장 화학물질정보 공개청구’ 결과가 나왔다.

    감시네트워크는 지난 5월 22일 1차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2013년 실시한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조사업무 과정에서 사업장으로부터 제출받은 사업장 화학물질별 사용량, 배출량 자료와 이 자료를 토대로 생산한 분석문서 등 모든 형태의 기록 자료를 요구하였다. 1차 청구의 주된 이유는 사업장 제출 자료의 전면공개를 위해 요구한 것이었다.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은 6월 2일 정보[부분공개] 결정 통지서을 통해 ‘2013년 조사사업장 총 3,268개 사업장 화학물질 배출,이동량 통계자료는 공개하고 사용량 자료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 7호 비공개정보]에 해당됨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정보는 전면공개되어야 한다.

    먼저, 비공개된 사유를 살펴보면 사용량은 경영상•영업상 비밀사항으로 사업장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 1차 청구결과 사용량 비공개 사유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 7호 비공개정보]

    7. 법인·단체 또는 개인(이하 “법인등”이라 한다)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다만, 다음 각 목에 열거한 정보는 제외한다.

    가. 사업활동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해(危害)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

    나. 위법·부당한 사업활동으로부터 국민의 재산 또는 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

     하지만, 공개된 배출,이동량 자료만으론 사고 위험으로부터 제대로 국민의 재산 또는 생활을 보호할 수 없다. 배출,이동량만으로는 인체의 건강영향을 의심할 수 있을 뿐 지역 화학사고의 위험성을 파악할 수 없으며 사용량 또는 유통량이 공개되어야 그나마 화학사고의 위험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 가늠이 되어야 제대로 된 사고예방과 대응대책을 세울 수 있음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다.

    더군다나, 공개된 자료는 전국 조사대상 16,547개 사업장 중 20%에 못 미치는 3,268개 사업장 정보에 국한되어 있어 전체 규모를 알 수 없는 근본적 문제를 갖고 있다.

    이는 환경부가 고시한 조사대상의 기준에 의한 것으로 조사업종(39종)과 조사 물질수(415종)와 물질의 연간 제조.사용량 1~10톤 이상(I그룹 물질 16종의 경우 1톤 이상, II그룹 물질 399종의 경우 10톤 이상)으로 제한되어 나타난 결과이다.

    아래 표는 미국과의 보고대상 물질수와 ‘불산’ 보고 기준을 비교한 것이다. 보고대상물질 415종을 환경부가 정하고 있는 유독물(646종) 및 사고대비물질(69종)을 합한 674종(41종은 중복됨)으로 확대하고 물질별 최소 사용량 기준도 크게 낮춰야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은 감시네트워크가 은수미 의원과 입법발의한 ‘지역사회알권리법안(화학물질관리법 개정안)’에 담겨 있다.

    화학1

    또한, 배출량,이동량 공개에서도 기업이 경영•영업상 비밀이라고 신고하면 공개내용에서 제외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2013년 심상정의원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자신들의 취급물질 중 92.5%를 비공개하는 것을 나타났다. 우리나라 정부가 대기업 눈치를 얼마나 보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결과이다.

    화학2

    기업의 자료보호 요청이 아닌 국민의 생명보호 요청에 귀기울여야 한다.

    감시네트워크는 1차 청구결과를 보며 화학사고 예방과 대책마련의 시작은 공개범위 확대와 우리사회 기업비밀이라는 장벽을 걷어내는 것임을 확신하고 지난 6월 23일 2차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하였다.

    4년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는 화학물질 유통량 조사결과 공개를 요구한 것이다. 유통량 조사내용은 사업장 화학물질별 제조,사용,판매,보관 등 유통현황과 각 사업장 방제장비 및 방제약품 보유량 등이다. 이는 지역사회 화학사고 위험수준을 비교평가할 수 있는 자료인 동시에 예방과 대책수립의 핵심적 정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또다시 비공개 결정통지서를 보내왔다. 그 사유는 1차 때와는 다른 법 조항인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제51조제1항을 제시했지만 결국 ‘기업비밀’이었다.

    < 2차 청구결과 유통량 비공개 사유 >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제51조 제1항]

    제51조 (자료의 보호) ①환경부장관은 제9조제3항, 제10조제2항부터 제4항까지, 제11조제2항, 제17조제1항·제2항 및 제18조제4항에 따라 자료를 제출한 자가 화학물질의 성분 등 비밀의 보호를 위하여 자료의 보호를 요청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보호기간 동안 이를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보호를 요청한 자료가 국내외에 공개된 자료이거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2차 화학물질 정보공개 청구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기업에게 있어 영업비밀이면 모든 게 허용되는 만사오케이 사회이다. 이를 바로 잡지 않고서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제2의 세월호 참사! 화학물질 사고를 막을 수도, 제대로 대응할 수도 없다.

    화학물질 비공개처분 취소소송운동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

    알권리 보장을 위한 화학물질 감시네트워크는 2014년 하반기 아래와 같은 이유로 화학물질 정보공개 청구소송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 첫째이유는 1차 비공개 정보인 사용량이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인가 소송을 통해 따져볼 것이다.

    사용량이 기업의 사업 활동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이거나 국민의 재산 또는 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라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 될 것이다.

    또한, 두 번째로 2차 비공개 정보인 유통량이 국내외에 공개된 자료이거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에 해당되는 경우로 볼 수 있는지 따져볼 것이다.

    최근 삼성반도체 취급화학물질의 모든 정보가 지역사회알권리 조례가 제정되어 있는 미국 현지공장에서 공개된 사실이 알려진 만큼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 질 것으로 보인다.

    더 중요하게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이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료’로 [전국사업장 화학물질 사용량, 유통량]을 포함시켜야 함을 강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감시네트워크는 1차에서 공개된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결과를 토대로 주요 7개 지역산단을 중심으로 유해화학물질별, 사업장별 분석자료와 지역별 분포도를 제작하여 지역주민들에게 배포하고 지역사회 알권리법과 조례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포함한 “화학물질 사고 더 이상은 앙~대여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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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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