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이 위험하다
의료상업화·의료민영화에 앞장서는 국립 서울대학교병원
    2014년 07월 13일 12: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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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서울대학교병원은 바로 전년도에 당기순손실이 127억 원이라는 이유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경영위기를 탈출한다는 명분으로 직원 임금 동결, 의사성과급의 부분적 삭감, 의료비용의 감축 등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저질의료재료를 사용하고, 직원들에게 무리한 검사 실적을 요구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재무제표와 달리 실제로 서울대학교병원은 108억 원 흑자 상태인 것으로 드러나 노동조합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서울대학교병원의 경영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다. 재무제표상 드러난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2013년 의료손실은 621억 원, 당기순손실은 252억 원으로 2012년에 각각 480억 원, 127억 원이었던 것에 비해 손실 규모가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병원측은 경영 악화에 대해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사내 행사를 통해 180억 원의 흑자를 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대학교병원측이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작년과 정반대의 태도를 취하는 것은 첨단외래센터 등 대형 공사 추진, 영리자회사에 대한 투자 등과 관련이 있다.

작년 비상경영 선포 당시 서울대학교병원은 심장뇌혈관병원, 첨단외래센터 등의 시설확장 공사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심장뇌혈관병원은 첨단R&D센터로 이름을 바꾸어 진행되고 있으며, 첨단외래센터 역시 강행 추진되고 있다. 영리자회사로 비판받고 있는 헬스커넥트 사업 역시 포기하지 않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적자의 근본적 원인이면서 운영의 핵심 문제로 지목되었던 부적절한 사업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경영악화의 국면인데도 ‘비상경영’을 주장할 수 없는 것이다.

사진 (5)

의료연대본부 투쟁선포 기자회견(출처: 참세상)

재벌기업의 돈을 끌어들여 부대사업 확대에 몰두하는 서울대학교병원

문제가 되고 있는 첨단외래센터는 서울대학교병원 본관 앞 공간에서 진행되는 지하 6층 규모의 공사다. 943억 원 규모의 사업인데, 이는 2009년 책정된 공사비인데다 내부시설이나 장비 구입비 등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실제 공사비는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공사비를 자체 조달하는 대신 임대형민간투자사업(Build Tranfer Lease, BTL)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으며, (주)두산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실화될 경우 서울대학교병원은 (주)두산컨소시엄에 매년 54억원씩 20년간 총 1,080억원의 임대료로 지불해야 한다.

첨단외래센터는 지하 6층 규모로 지어지는 복합시설로 진료공간이 주요 목적이 아니라 대규모 부대사업을 핵심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지하 1~3층에는 대형마트, 안경원, 미용실, 의료기기판매, 식당, 기념품점, 전시공간, 연주공간 등을 유치할 예정이며, 지하 4~6층에는 주차장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가 중앙 공공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의 사업은 환자 치료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중심에 두고 추진되어야 한다. 그리고 환자 치료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관점에서 정말 필요한 사업이라면, 국가의 지원을 통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수익성 논리에 매몰되지 않고 공공성을 지켜나가는 길이다.

그러나 서울대학교병원은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인력 충원을 외면한 채 수익 증대를 위한 부대사업 확대를 전면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수익은 임대료라는 형태로 재벌기업의 이윤을 보장해주는데 사용된다.

이번 의료민영화정책의 핵심적 쟁점 중 하나가 의료기관이 광범위한 부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추구해도 되는가 하는 점인 상황에서, 국립대병원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사업을 가장 앞장서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법 위반 영리자회사, 헬스커넥트

게다가 서울대학교병원은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이 추진되기도 전인 2011년 말부터 영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이 SK텔레콤과 각각 100억 원씩 투자하여 만든 영리자회사인 헬스커넥트는 원격의료와 건강관리서비스라는 의료민영화 관련 사업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

헬스커넥트가 개발한 두 가지 주요 서비스는 ‘스마트병원 서비스’와 ‘헬스온 서비스’인데, 스마트병원 서비스는 원격의료가 가능하도록 병원에 선제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이며, 헬스온 서비스는 원격의료 기술을 활용한 건강관리서비스의 일종이다.

의료법상 원격의료는 금지되어 있으며,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은 수차례 제정이 시도되었으나 의료민영화 관련 논란 및 환자 질병정보 유출 우려 때문에 무산되었다.

국립대병원이 의료민영화의 첨병에 있는, 위법적인 사업을 하기 위해 재벌기업과 협력하여 100억 원의 공공재를 투자한 것이다. 현재 헬스커넥트의 대표는 현 분당서울대학교병원장인 이철희 교수이며,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4명이 이사 및 감사로 재직하면서 보수를 받고 있다.

헬스커넥트는 사업 내용이 위법적인 뿐 아니라, 사업 그 자체도 위법이다. 의료법은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은 의료법 및 부대사업을 할 때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특수법인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한 비영리법인’이므로, 서울대학교병원이 헬스커넥트를 설립하여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헬스커넥트의 설립이 위법이라는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의료민영화를 위한 정부와 서울대학교병원의 담합

서울대학교병원은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에 따라 ‘의학, 간호학 및 약학 등에 관한 교육·연구와 진료를 통하여 의학 발전을 도모하고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공병원이다. 또한, 공공보건의료에관한법률에 따른 공공보건의료기관으로서 그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서울대학교병원은 공공병원으로서의 책무를 이행하기는커녕 의료상업화·민영화의 흐름에 앞장서고 있다. 무리한 시설확장을 통한 부대사업의 전면화, 영리자회사·원격의료·의료관광 등 각종 의료민영화 사업, 선택진료비 등 과도한 비급여 진료, 부족한 인력 및 비정규직 확대로 인한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의사결정구조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가 있지만, 오히려 서울대학교병원의 왜곡된 운영을 묵인·동조해왔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정상화대책의 명분으로 국립대병원의 부채 문제를 ‘직원들의 과도한 복리후생’이라는 단편적인 의제로 왜곡시키고 있고, 광범위한 의료민영화 정책까지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서울대학교병원이 헬스커넥트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정부는 위법적인 영리자회사를 승인해주었고, 이후 다른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허용에 대해서는 ‘서울대학교병원이 헬스커넥트를 설립했으므로 형평성을 위해 전면 허용해야 한다’는 것을 근거로 들어 추진 중이다.

정부와 국립대병원의 담합이 의료상업화·민영화의 발판이 되고, 이것이 의료법인의 영리자회사 전면허용 추진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모두 이윤에 팔아넘기고 있는 것이다.

영리자회사 허용과 부대사업 확대를 주요 골자로 하는 박근혜 정부의 의료민영화정책은 의료비 상승과 병원 상업화를 심화시킨다는 전국민적인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중앙 공공병원인 서울대학교병원은 환자의 편에서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을 제어하고 의료공공성 회복을 주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의료민영화·상업화의 흐름에 앞장서고 있다.

정부와 서울대학교병원은 환자와 국민을 배신한 것과 다름없다. 이들의 잘못된 담합을 막아내야 한다. 의료민영화저지 범국민운동본부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 그리고 서울대학교병원을 바로세우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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