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다른 에너지로 전환하자!
[책소개] 『착한 에너지 나쁜 에너지 다른 에너지』(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매진)
    2014년 07월 12일 02: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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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개조냐 에너지 전환이냐

핵 밀집도 세계 1위, 핵발전소 반경 30킬로미터 거주자 400만 명, 30여 년 동안 고장 정지 사고 400회. 그래도 핵발전소는 잘도 돌아가는 나라. 하루 석유 소비량 231만 배럴, 201만 가구(482만 명)의 에너지 빈곤층(2008년 기준 추산), 남과 북의 에너지 공급량 15 대 1, 자동차-석유-도로의 삼각 카르텔에 포획된 지속 불가능 사회, 바로 한국이다.

《착한 에너지 나쁜 에너지 다른 에너지》는 2012년 시작된 ‘시민발주 탈핵연구기금’이 거둔 소중한 열매다. 시민이 후원하는 소액 연구 기금을 바탕으로 시민이 알고 싶어하는 주제로 연구를 진행한다는 이 기획에 개인 37명과 기관 17개가 동참했다.

참여자들의 제안과 투표를 거쳐 ‘탈핵 에너지전환 시민 교양서적’을 내기로 결정했고, 2009년 창립한 뒤 에너지와 기후 분야의 대표적인 민간 싱크탱크로 자리 잡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에정연구소)는 그동안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에너지와 기후에 관련된 쟁점을 10개 영역으로 나눠 강의하듯 쉽게 풀어 썼다.

에정연구소와 탈핵연구기금 참여자들은 이 책이 한국 사회에서 우리 공동의 목표, 곧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는 계기가 되리라고 굳게 믿고 있다.

착한 에너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에 밑줄 쫙

지은이들은 시민 발주 탈핵 교양서적이라는 취지에 맞게 특강의 형태를 빌려 석유와 핵에 포획된 에너지 문제의 현실을 살펴본 뒤,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탈핵과 에너지 전환의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이런 논의는 ‘탈핵’(핵발전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전지구적 흐름), ‘지속 가능성’(기후변화와 석유 생산 정점 등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 사회의 전망), ‘사회적 정의’(비용과 책임을 공정하게 나누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 ‘사회적 경제’(지속 가능성과 지역사회의 책임을 우선하는 사회적 경제의 확대)라는 네 가지 열쇠말로 모인다.

‘1강 가라앉는 석유 문명에서 어떻게 탈출할까’는 현대 사회와 에너지 문제의 관계를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석유와 핵 등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에너지의 역사와 에너지 시스템의 특성을 알아보고, 에너지를 둘러싼 다양한 왜곡 사례와 쟁점을 소개한다.

‘2강 에너지 정치의 정치적 에너지를 어디에서 찾을까’와 ‘3강 녹색 일자리는 경제 위기와 에너지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는 정치, 경제, 에너지의 관계를 알려준다. 한국 에너지 정책의 전개 과정을 돌아본 뒤, 에너지가 지니는 정치적 의미와 경제적 속성, 정의로운 전환의 의미를 미리 살펴본다.

‘4강 세 모녀를 살릴 수 있는 에너지 복지국가는 어떤 모습일까’는 복지와 에너지의 관계를, ‘5강 남과 북을 이어줄 평화의 에너지는 어디 있을까’는 한반도와 평화의 문제를 에너지의 관점에서 살펴본다.

한반도의 남과 북에서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이 달린 기본권으로 에너지 문제에 접근하는 시각이 설득력을 지니게 될 때 지역 분산형 소규모 에너지 체계에 기반을 두는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 가능 에너지 체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단순하지만 인상 깊은 결론이다.

‘6강 북극곰은 기후 혼돈을 막을 수 있을까’, ‘7강 시장은 기후변화를 멈출 수 있을까’, ‘8강 에너지 빈곤과 원조를 넘어 어떻게 정의로운 협력으로 나아갈까’는 각각 기후변화협약, 기후정의, 국제 협력과 에너지의 문제를 살펴본다.

기후변화 대응과 빈곤 퇴치라는 전지구 차원의 과제를 해결하려는 국제 협상의 지지부진한 진행 과정을 살펴본 뒤 이런 노력의 허구성을 고발하는 한편, 원인 제공자 책임의 원칙과 기후정의의 시각에서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해결책을 제안한다. 또한 에너지 문제에 관련해 시민이 개발 협력에 관심을 가지고 감시해야 하는 이유도 살펴봤다.

‘9강 침몰하는 핵발전 체제에서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까’는 탈핵과 에너지를 화두로 삼는다. 한국 핵 정책의 전개 과정을 살펴보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변화된 상황 속에서 탈핵과 에너지 전환의 조건과 대안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10강 다른 에너지를 향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는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바탕으로 지금 여기에서 탈핵 동맹을 형성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의 원칙, 방향, 실천 과제를 제안한다.

에너지 민주주의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터진 뒤 한국 사회는 커다란 혼란에 빠져들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핵발전소는 잘 돌아가고 있다.

2012년 한 해 동안 요금을 못내 가스가 끊긴 사례가 5만 5803건 나오고 단전은 16만 5000건(516억 원)이 일어난 한국 사회에서 정부는 2010년 한 해 동안 삼성전자 등 10대 기업에 전기 요금을 4387억 원 지원했다. 에너지 불평등이고, 에너지 비민주주의다.

에너지 문제는 언뜻 경제 문제로 보이지만 환경 문제이자 사회 문제다. 핵발전소나 핵 폐기장 건설에 따른 기후나 환경 문제, 단전에 따른 촛불 화재 사망 사고, 값싼 도시가스를 쓰는 도시와 비싼 등유를 때는 농촌, 고유가와 정유사의 담합이나 폭리에 따른 서민 부담 등 여러 문제에 연결돼 있다.

에너지 문제에 다가가는 방식에 따라 에너지 정책을 만드는 과정이 달라지고, 이렇게 마련된 정책은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혀 생각지도 못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에너지 위기와 핵발전의 공포에서 아무도 안전하지 않은 지금, 에너지 민주주의는 핵과 석유에 포획된 중앙 집중형 에너지 체계라는 낡은 질서를 해체하고 다른 에너지를 찾아가려는 시민들의 필수 교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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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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