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 비정규직
    사상 첫 공동파업 돌입
        2014년 07월 10일 07: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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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당진과 전남 순천의 현대제철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10일 사상 처음으로 공동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현대제철비정규직회(지회장 조민구)와 광주전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지회장 구희수)는 이날 1천여 명의 조합원과 함께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 상경해 공동파업 선포식을 개최했다. 충남지부 현대제철내화조업지회(지회장 최인환)는 파업권이 없어 휴가를 내고 결합했다.

    현대제철은 2014년 최악의 살인기업 1위로 꼽힌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5월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전로 보수작업을 하던 한국내화 노동자 5명이 질식해 사망하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10여명이 사망했다. 올해 6월 초에는 순천공장에서 노동자 1명이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재해도 발생했다.

    잇따른 하청 노동자의 산재사망과 관련해 비정규직지회는 이번 공동파업의 핵심 요구안으로 △재해 예방과 사고 발생 시 대책 및 보상 △4조3교대 근무 △고용불안 해소 등을 제시했다.

    비정규직지회측은 이날 하루 총파업 실시 후 이러한 핵심 요구안을 갖고 사측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며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파업을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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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제철 비정규직 공동파업 집회(사진=장여진)

    이날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사내하청업체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과 고용안정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원청업체인 현대제철 및 현대자동차그룹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 처음으로 공동총파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지부의 심종섭 지부장은 “우리들의 요구는 아주 간단하다. 같은 공장에서 똑같은 작업복을 입고 더 많이 일하지만 우리들의 임금과 복지수준은 어떻냐”며 “노동자들을 차별하지 말고, 정규직 노동자들처럼 우리도 쉬게 해달라는 것이고, 다쳤을 때에도 똑같이 산재보험 적용을 받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유형규 충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얼마전 금속노조가 삼성전자서비스 투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비록 경총에 위임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했다”며 “우리 역시 지금 또 다른 바지사장들을 상대로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온 것은 실질적인 사용자가 바로 여기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지난해 기본적인 합의안을 도출했고, 이 합의안의 정신은 2014년도에 교섭을 진행하자는 거였다”면서 “그런데 현대제철 측은 이 합의를 무시하고 임단협 체결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순천지회의 구희수 지회장은 “우리의 요구는 정규직과 똑같은 4조3교대 실시이다. 포스코와 한국타이어는 이미 실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연 2900 시간이라는 살인적인 노동시간 때문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산재사고는 부족한 수면과 피곤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인환 내화 지회장은 “저는 죽음의 공장 현대제철의 하청 노동자”라고 소개하며 “현대제철 철로 안에서 다섯 명의 젊은이가 비명 한 번 질러보지도 못하고 죽었다”고 탄식했다.

    그는 “그 현장을 보고 우리가 사는 길은 오직 노동조합 설립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그동안 바보같이 노조 하나 설립하지 못했는데, 올해 1월 드디어 내화 지회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6개월간 싸운 결과 이제 겨우 회사로부터 기본 요구안을 이끌어냈다“며 ”앞으로 이 안이 단체교섭으로 이어질 때까지 금속노조와 더불어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산재사망이 잇따르면서 지난해 12월 대국민 사과와 예방 대응을 내놓기도 했지만, 사과문 발표 다음 날에도 하청 노동자 1명이 과로 사망하기도 했다.

    특히 대부분의 산재 사망자가 하청 노동자라는 점에서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측은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이 그 원인이라며 4조3교대를 꾸준히 제기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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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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