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불파 특별교섭 중단되나
대법원 판결에도 노동자 분열과 굴복만 요구하는 현대차
    2014년 07월 05일 03: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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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 불파 특별교섭 불참키로 결정함” 이런 제목의 카카오톡이 내 핸드폰에 찍혔다.

‘이렇게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에 이곳저곳 전화를 걸어서 특별교섭과 관련한 비정규직 동지들의 의견들을 물어본다.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는 3일, “지회는 조합원이 배제되는 내용의 교섭은 더 이상 의미 없다 판단하고, 이후 교섭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불참선언을 했다.

그리고 오늘 확인된 바로는 비정규직 전주지회는 4일 오후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1. 우리는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고, 조합원을 배제하고, 조합원 우선 정규직 전환이 어렵다는 회사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 2. 교섭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회사에 전달하는 것이 맞지만, 우선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실무 교섭 여부를 판단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비정규직 아산지회는 4일, 대자보를 통해서 “모든 조합원이 한꺼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하더라도 모든 조합원의 최대한 빠른 정규직 전환을 위해 교섭을 계속해야 한다. 다만, 단 한 명의 조합원이라도 배제되거나 추후 교섭 과정 중 신규채용을 강요한다면 언제든지 교섭을 중단하고 투쟁해야 함을 확인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자동차 울산, 전주, 아산의 비정규직 3지회의 불파특별교섭에 대한 입장을 간단히 정리해보면,

울산지회 -> 교섭을 중단한다

전주지회 -> 3지회에서 판단한다

아산지회 -> 교섭은 하되 내용에 따라 중단하자

현대 불파

며칠 전 현장에 나붙은 대자보다. 울산과 아산 비정규직 조합원 중 서명자들이 배포함

7월2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건물에서 비정규직 관련 제21차 실무교섭이 열렸다. 최근 실무교섭에서 비정규직 ‘특별고용’과 관련하여 회사 측이 제시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면,

1) 2016년 상반기까지 3,500명 채용 계획 중 이미 채용된 2,038명을 제외한 나머지 1,462명을 채용한다.

2) 1,462명을 추가 채용함에 있어 회사 측 기준으로 보면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56.1%를 고용할 수 있다. 만약 회사 측이 채용기준을 완화할 경우 최대 82%까지 면접대상으로 포함 할 수 있다.

3) 대상은 1차 생산 하도급업체에 투입된 5,590명이기 때문에 해고자와 2, 3차 업체 소속은 제외된다.

4) 그러나 이번 특별고용에서 제외된 자들에 대해서 2016년 이후 자연감소자 충원 시 기회를 주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다.

5) 지회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등 집단 소송을 취하하면 근속과 임금을 논의 할 수 있다.

이러한 회사 측의 입장에 대해서 울산 비정규직지회장은 “조합원이 특별고용에서 배제되는 교섭은 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전달했고, 회사 측은 “조합원 100% 포함되는 특별고용의 현실적인 방안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2016년 이후 신규채용 시 채용 가능성을 언급한 수준에서 21차 실무교섭이 마무리된 상태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참 답답하고, 안타깝고, 그렇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을 돌이켜보면, 비정규직지회의 요구는 회사 측이 그토록 주장했던 그놈의 “현실적 수준”으로 점점 축소되어 왔다.

맨 처음에 “현대자동차 사내 비정규직 13,000명 전원을 정규직화 하라”고 요구했을 때 회사 측은 “현실과 동떨어진 터무니없는 요구다”고 생깠다. 그러다가 비정규직지회에서 “불법파견, 생산하도급 8,500명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했을 때도 “현실성이 없다”고 떠들었던 회사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최근 교섭에서 비정규직지회가 요구하는 실질적인 내용의 핵심은 “2016년 상반기(노사합의 시 시기조정 가능성은 열려있음)까지 비정규직 조합원은 단 한 명도 배제하지 말고 전원 고용해 달라”라는 수준으로 보인다.(어디까지나 내 주관으로 보면)

지금 울산, 전주, 아산 비정규직지회에 조합원으로 가입된 규모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대충 1,500명 내외일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이정도 규모의 특별고용조차 거부하며 비정규직 지회를 궁지로 내몰 수 있는가?

옛날부터 어른들이 말하기를 어떤 문제를 풀어 갈 때 양측이 맞붙어 충돌이 일어나면 두 사람이 서로 역지사지(易地思之) 하라고 한다.

회사 측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3지회장의 입장을 생각해 보라. 자기 조합원들이 배제되는 정규직 전환 교섭을 어떻게 계속 하겠는가?

“조합원 100% 전환은 죽어도 못해준다”는 식으로 버티는 교섭장에서 비정규직 3지회장이 어떻게 인내심을 더 가질 수 있겠는가?

어떤 지회장이 10년이 넘도록 ‘불법파견 철폐, 정규직 전환’을 위해 모질게 당하며 여기까지 같이 왔던 조합원을 두고 “내 조합원은 정규직 전환(고용)에서 제외되어 좋다”고 합의서를 작성할 수 있겠는가?

현대자동차가 대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받았으면서 10년 동안 조합원, 비조합원, 1차 업체 2~3차 업체, 신규채용자, 남은 비정규직, 촉탁계약직 등 이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은 정말 아니다.

13,000명 → 8,500명 → 1,500명, 이래도 현실성이 없는 터무니 없는 요구인가?

더 이상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의 상처가 곪아터져 또 다른 상처를 만들기 전에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하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수용하라. 전체 조합원에 대한 정규직 특별고용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내놓아야만 불법파견 특별교섭은 끝이 날 것이다.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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