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브랜드의 탄생, 성장, 혁신
    [책소개] 『브랜드 임팩트』(전병길/ 생각비행)
        2014년 06월 28일 06: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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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의 역사와 시대의 흐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브랜드를 소비하는 주체가 곧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브랜드 임팩트》는 한국 근현대사의 큰 흐름 속에서 우리와 함께한 다양한 브랜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 브랜드의 이야기에는 시대의 정치 사회적 흐름은 물론 우리네 삶의 애환도 담겨 있다.

    한국 최초의 브랜드인 부채표 활명수부터 메신저 혁명을 이끈 카카오톡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고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혁신을 거듭한 브랜드의 역사는 대한민국의 살아 있는 역사의 한 축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브랜드는 모두 한국에서 만들어졌거나 한국인이 만든 토종 브랜드다.

    《브랜드 임팩트》는 19세기 말 이후 우리 브랜드가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한국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주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시대의 흐름을 선도한 각각의 브랜드가 탄생한 배경, 브랜드의 성장과 혁신,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까지 더불어 기술했다. 한국 브랜드 연대기는 다음과 같은 시대 구분을 통해 다뤘다.

    ① 한국 브랜드의 여명: 개항기(1880년대)~일제강점기(1945년)

    ② 모방의 역사 미제(美製)를 훔치고 미제를 베끼고: 광복기(1945년)~한국전쟁 극복기(1960년대)

    ③ 한국 브랜드의 베이비붐: 경제개발 시기(1970년대)

    ④ 3저 호황은 브랜드 호황: 군부독재와 경제성장기(1980년대)

    ⑤ 브랜드, 생활의 일부가 되다: 기업의 브랜드 경영기(1990년대)

    ⑥ 브랜드가 빚어내는 새로운 삶의 양식: 세계화 시대의 브랜드 각축전(2000년대 이후)

    브랜드임팩트

    한국 브랜드 역사의 특징과 미래

    한국 근현대사와 함께한 대표 브랜드의 특징은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의 브랜드는 일제강점기에 즈음하여 태동했다. 일본의 한국 침략과 일본의 통치는 한국인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이 시기에 도입된 제도와 문화는 이전의 것과는 확연히 달랐으며 이 시대를 구가한 브랜드는 결국 이러한 정치 사회적인 틀 안에서 태어나고 대중화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사업가와 기업은 대부분 친일(親日)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나 활명수를 만든 ‘동화약품’처럼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지원한 기업이나 사업가 또한 적지 않았다.

    둘째, 한국의 브랜드는 산업화와 그 궤를 같이한다. 경제개발 초창기에 우리나라 기업은 주로 기술의 국산화를 이뤄 고가의 수입품을 저렴한 국산품으로 대체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에 제일제당은 저렴한 가격으로 설탕을 대중화했고 1954년에 럭키는 치약을 국산화했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국산 자동차 모델을 개발하여 한국 산업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셋째, 한국의 브랜드에는 정치·사회상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브랜드란 사회 속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계를 맺고 있는 시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일제에 대항하는 ‘물산장려운동’은 해방 이후 ‘국산품 애용 운동’으로, 1998년 IMF 외환위기 직후에는 부도 위기에 직면한 토종 기업과 브랜드를 살리려는 ‘애국심 마케팅’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브랜드는 순수한 소비자의 선택만이 아닌 정치적인 입김에 의해 그 ‘생존’이 좌우되기도 했다.

    넷째, 한국 브랜드는 세계화의 물결을 탔다. 1970년대 이후 한국 경제사는 개방의 역사였다. 각 분야에서 문호를 열 때마다 “개방하면 망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드높았지만, 우리 브랜드는 외국산 제품들과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글로벌 시장까지 나아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 브랜드 세계화의 첨병 역할은 주로 대기업이 감당했다. 특히 삼성과 대우는 한국 브랜드 세계화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삼성이 세계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오른 반면 ‘세계경영’와 ‘탱크주의’를 주창했던 대우는 IMF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해체되기에 이른다.

    다섯째, 전자·정보 혁명으로 한국 브랜드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는 국내 최초로 라디오, 선풍기, 텔레비전, 에어컨 등을 생산하며 이른바 가전 혁명을 이끌었다.

    토종 기업이 만든 각종 전자제품은 일상생활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었고, 소비문화 형태를 크게 바꾸어놓았다. PC통신 천리안의 시작(1986)은 초보적인 사이버커뮤니티의 시작이었다.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이후로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 한메일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 싸이월드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열풍, 네이버 지식인 검색 서비스,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에 이르는 다양한 브랜드가 성장했다.

    여섯째, 한국 브랜드는 혁신의 길을 걸어왔다. 혁신은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가치를 창조하고 전달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기업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한국의 대표 브랜드는 소비자의 만족을 위해 더 실용적이고 편리한 상품 개발을 멈추지 않는다.

    일곱째, 한국의 소비자는 민감하다. 어떤 상품이 선택되고 어떤 상품은 외면당하는가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가치제안에 달려 있다. 고객의 심리를 알고 이에 맞는 마케팅을 전개할 때 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과 서비스에 해당하는 가치를 브랜드에 담는다.

    과거 한국의 브랜드는 부단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기술의 국산화로 가격을 낮추되 품질을 높여 수입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각종 신기술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려 했다. 급변하는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소비자도 변했다. 품질도 중요하지만 품격 있는 소비를 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앞으로 우리 기업과 브랜드는 더 큰 사회적 책임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가 ‘이윤 창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제 기업과 브랜드는 책임 있는 자세와 과학적 합리성 그리고 나름의 예술적 감각을 기초로 하여 현실성 있는 답을 제시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때에 한국 브랜드 120년 역사를 담아 출간된 이 책은 한국과 세계를 선도할 새로운 브랜드 스토리의 시작이자 새로운 브랜드 임팩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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