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저임금 6,700원 vs 5,210원
    양대노총 "최저임금 인상은 세계적인 추세"
        2014년 06월 26일 02: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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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지만, 사용자단체측이 일관되게 ‘동결’안을 제시하면서 양대노총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대노총은 26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호주 등 세계적으로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하는 추세에 한국 정부와 재계만이 동결을 주장한다며 비판했다.

    오바마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 감소? 국민 5%도 믿지 않을 것”

    민주노총은 기자회견 직후 ‘한국의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세계 정상 기자회견’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미국의 오바마, 일본의 아베, 독일의 메르켈 총리, 영국의 사용단체측 미첼 의장 등의 가면을 쓰고 실제로 이들이 최저임금에 대해 주장했던 발언들을 대신해 전했다.

    다음은 민주노총 퍼포먼스에서 사용된 대사이자, 실제로 각국 정상들과 사용단체측이 했던 발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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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정상들의 최저임금 발언 퍼포먼스(사진=장여진)

    오바마(미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의견에 대해 미국 국민 5%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올해 최저임금을 1만800원으로 올리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가정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일이라면, 저는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메르켈(독일): 우리 독일에서는 내년부터 시간당 8.5유로(1만2400원)의 최저임금제를 시행하기로 내각회의에서 의결했습니다.

    아베(일본):일본의 경단련 요네쿠라 회장은 회원사들에게 경제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 임금인상을 요청하기도 했으며, 저 역시 기업의 늘어난 수익이 임금으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첼(영국산업연맹 의장): 경제회복의 과실은 모든 시민이 누려야 합니다.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임금과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언로스(호주 공정근로위원회 위원장): 호주의 최저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우리는 올해에도 당연히 최저임금을 인상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층의 생활을 분명히 향상시켜 줄 것입니다.

    라가그르(IMF 총재): 소득 격차가 사회를 황무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우선 과제는 소득불평등 상태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세계적인 추세…한국만 8년째 ‘동결’ 반복
    최저임금 시행 26년, 위반 사업장 재판 회부는 고작 100여건

    양대노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45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으로 연명하고 있고, 빈곤자살 또한 늘고 있다”며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알바 등 저임금직군은 급속히 확산돼 저임금 노동자 비중은 OECD국가 중 1위”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소득이 2만6천여 달러라지만, 월 155만원 미만 소득자가 천만 명에 육박한다”면서 “그런데도 한국 노동자들은 세계 최장시간을 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들은 모두 올해 성장과 분배의 균형을 꾀하고 내수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분명히 대선 당시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강조하며 “1988년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뒤 최저임금 위반 사업주가 재판에 회부된 것은 100건에 불과하다. 최저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위반 사업장의 처벌조항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역시 “박근혜 정권 하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함께 투쟁할 수밖에 없는 일이 많을 것 같다”며 최저임금위의 공익위원들에 대해서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했고, 위반 사업장은 근로감독 강화해서 처벌하겠다고 했는데도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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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최저임금안 6,700원 VS. 5,210원…29일 결정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노동자측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2015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6,700원으로 2014년 대비 28.6% 인상안을 제출했다.

    이는 2013년 기준 5인 이상 상용직 정액급여(2,577,842원)의 50%에 2014년 경제성장률 4.0%+물가상승률 2.1%+소득분배개선치 3.3%를 반영한 결과이다.

    그러나 사용자측은 지난 8년 동안 반복했듯 ‘동결’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14년 최저임금인 5,210원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동결 이유에 대해서는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접근할 경우 현재의 최저임금은 매우 과도한 수준”이라며 특히 “저임금 단시간 근로자 보호라는 최저임금제의 정책적 목표는 이미 달성했다”고 밝혔다. 2014년 최저임금이 2013년 대비 7.2%가 인상된 만큼 올해는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결정시한이 오는 29일까지이다. 최저임금 전원회의는 이날 6차 회의와 27일 7차 회의, 단 두 차례만 남겨두고 있어 26일부터 밤샘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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