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가 없게 된 사연
        2014년 06월 20일 03:3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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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민주열사 박종철 기념사업회(회장 김세균 서울대 명예교수)가 수상하는 ‘박종철 인권상’은 지난 2003년 제정되어 국가권력의 부당한 폭압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나 단체 또는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지키고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이나 단체를 선정하여 시상해왔다.

    작년 9회 인권상 수상자로는 밀양 송전탑 건립을 반대하며 싸우고 있는 밀양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을 선정했으며 8회 수상자는 김석진 현대미포조선 현장노동자투쟁위 의장이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박종철 열사의 의로운 죽음을 기리고, 신의와 약속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하며 민중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박종철 정신을 기리고자 한 것이 박종철 인권상 제정 취지인 것이다.

    그런데 올해 2014년의 박종철 인권상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뜻하지 않게 수상자를 빈 칸으로 남기게 됐다.

    올해 제10회 박종철 인권상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박동호 신부)에서는 수상자로 유서 대필 조작사건의 피해자로 23년간 고통을 받아오다 지난 3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강기훈 씨(52세)를 만장일치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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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심에서 무죄를 받고 발언하는 강기훈씨

    23년 전의 이른바 ‘분신 정국’에서 국가권력의 예단과 조작으로 동료의 유서를 대필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구속되었으며, 권력에 의해 극악한 고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조작 사건 이후 23년간 끊임없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워왔고 그 결과 무죄 판결을 이끌어 낸 점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상자로 선정되었음을 전달받은 강기훈씨는 고심 끝에 “자신은 특별히 한 일이 없기 때문에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수상을 고사했다.

    이에 박종철기념사업회는 10회 박종철 인권상과 관련하여 강기훈씨를 수상자로 선정한 심사위원회의 결정도 존중하고, 또 수상을 고사하는 강기훈씨의 결정도 고려하여 새로운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빈칸으로 남기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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