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동부, 청소년위 불법선거 동원
    [단독 보도] 숙식제공 비용지급, 노회찬 비방 동영상 제작과 댓글 알바 등
        2012년 06월 25일 04: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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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민주노동당 시절 경기동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당 청소년위원회가 학생당원들을 동원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청소년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 모씨가 24일 <레디앙>을 만나 “온라인 선거팀이라는 곳에서 두 달 동안 댓글 알바를 했었다. 선배가 어디가서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고 어디서 나오는 돈인지 모르겠지만 한달에 70만원씩 받았다. 영등포 한 모텔에서 단체로 숙식하며 활동했다.”고 증언했다.

    90년대 초반 서울 지역의 각종 청년회나 고교생 모임을 주도했던 경기동부 지역 출신들이 만든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이라는 청소년 단체는 민주노동당에 집단 입당하여 청소년위원회를 장악했다. 이 청소년단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람으로 통합진보당 현직 국회의원과 최고위원 후보 등이 있다.

    김 모씨는 “노회찬, 심상정에 대한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그런데 2007년 대선 당내 경선 당시, 당 게시판에 그들의 악행을 고발한다는 동영상이 배포됐는데, 경기동부쪽 모 선배가 제작 배포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당게시판에 올라온 노회찬 비방 동영상

    또한 그는 당내 경선이 끝나고 권영길 후보로 정리되자 당시 ‘희망’ 사무국장과 청소년위원회의 제안으로 온라인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선배들이 그 어디에도 돈을 받고 온라인 댓글 알바를 한다고 말해서 안된다고 말했지만 그것이 불법 선거운동이었다는 것을 몇 년 뒤에나 알았다.”고 밝혔다.

    당시 ‘민들레’라 부르던 온라인 선거팀에 ‘희망’과 청소년위원회 소속 당원이나 수원, 성남, 부천지역 청년회 등 젊은 사람들이 모였다. 김 모 씨에 따르면 실무 지휘는 당시 양천구위원회의 위원장이, 그 위에는 외부에서 스카웃된 3명의 전문 인력이 있었고 가장 상층부에는 중앙 선본의 책임있는 사람이 관여하였다.

    이들은 새벽 4시부터 밤 12시까지 영등포 한 모텔에서 공동 생활하면서 중앙당사 4층 빈 회의실로 출근해 블로그 뉴스 조작, 기사 댓글 달기 등에 동원됐다. 그는 “어디서 지급되는지 몰랐지만 한 달에 한 번 통장을 통해 70만원씩 지급받았다. 안 받은 사람도 있지만 확실히 나를 포함한 몇 명은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첫날 출근했을 때 4-5명이 있었지만 대선 끝날 때까지 15명이 활동했다. 당시 분당 정국이어서 노회찬, 심상정 지지자들이 당 게시판에 글을 많이 올렸는데, 가끔 당 게시판에 들어가서 비판과 반박 댓글을 달기도 했다. 내용이 좋으면 잘했다는 칭찬도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함께 했던 이들은 반값등록금 운동을 주도했던 모 대학 학생회장과 당내 인사도 포함되어있다.

    현 최고위원 후보가 당적 이전 제안하기도

    다른 사건도 있었다. 은평구 소속인 김 모씨에게 현재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모 후보가 찾아와 구로지역으로 당협 이전을 제안한 것.

    구로구 위원장으로 출마한 사람이 초기 ‘희망’을 만든 사람이었는데 모 최고위원이 직접 김 모씨를 찾아가 “구로지역에 훌륭한 선배가 출마한다, 내가 강요하는건 아니고 네가 구로로 지역을옮겨서 도와라. 이번 출마한 사람이 오랫동안 고생 많았는데 당선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구로지역으로 당적을 옮겨 그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당선됐다.

    당시 김 모씨는 “‘희망’ 사무실에 내 짐작으로도 민주노동당에서 꽤 높은 사람들이 종종 골방에 회의하러 왔었다. 당시 골방에 모여 회의하던 사람들이 이 모, 편 모, 유 모, 이 모씨 등이었다.

    경기동부나 C&P(현 CNC커뮤니케인션즈)에 대한 실체를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2010년 은평 재보궐 선거를 설명했다.

    그는 당시 선거가 “서울시당에서 일방적으로 이상규 의원을 출마하라고 내리 꽂았다. 은평 당원들도 이상규가 출마하는지 전혀 몰랐다.”며 어렴풋하나마 중앙에 경기동부가 장악했음을 느꼈다고 밝혔다.

    C&P의 경우, ‘바이러스’라는 청소년 단체 매체에서 C&P의 사업을 하청 받아 일을 했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고한다. 다만 이석기의 존재는 이번 4.11 총선 공보물을 보고야 알았다.

    그는 “홍보물에 이석기 의원의 대표 경력이 ‘민중운동’이라 되어 있어서 황당했다. ‘어라, 이 아저씨 그냥 기업가인데’ 라고 생각했다.”며 그간 10여년 동안의 NL계 운동에서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김 모씨는 2008년 ‘희망’을 그만두고 2010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당 활동도 그만두었다. 그는 “2010년 이후 과연 우리 꼭대기에 앉아있는 선배들이 하는 일이 정말 옳은 것일까라는 문제 의식”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4.11 총선 비례경선 문제에 대해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주소지 옮기는 것들 모두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온라인 소스코드 문제도 충분한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접근하기 때문이다. 제가 이런 이야기 했을 때 선배들이 ‘너는 왜 우리를 믿지 못하냐’라고 하는데 나는 ‘당신들 그런 사람이니깐’이라고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조준호 진상보고서에 대한 이정희 공청회 관련해서 “100가지의 부정 선거에 대한 몇 가지 부정이 아닌 사례를 들고 자기 방어용으로 써먹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모씨는 5.12 중앙위 폭력사태에서 단상위를 점거하고 폭력을 행사한 사람의 다수를 알고 있었다. <레디앙>에서 촬영한 사진들을 보며 형, 누나, 친구라는 당원들의 이름을 부르며 참담해했다. 그는 “내가 계속 당 활동을 했다면 나는 분명 저 위에 있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게 당연할테니깐”이라고 설명하며 씁쓸해했다.

    *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청소년위원회는 당 내에서 지금도 논란이 있지만 법률적 의미의 청소년으로만 구성된 것은 아니다. 청소년 활동을 목표로 하지만 그 구성원들이 청소년인 것은 아니다. 최근에도 이 문제와 관련하여 통합진보당에서도 논란이 되었다. 제보를 한 김 모씨도 당시 당 청소년위원회 소속이었지만 법률적 의미의 청소년이나 미성년자는 아니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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