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디언 탐사보도,
    선진국 식탁을 위한 새우 '노예'들
        2014년 06월 11일 05: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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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동안 임금도 받지 못하고 극단적인 폭력의 위협 속에서 많은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이 미국과 영국과 유럽의 대규모 소매상들에게 새우를 제공하는 노예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가디언>이 6개월여의 탐사 취재 후에 11일 보도했다.

    이들 수많은 노동자들은 동물처럼 사고 팔리며 태국 인근 바다에서 그들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선에 강제로 태워져 세계 4대 글로벌 소매상인 월마트, 카르푸, 코스트코, 테스코 등 거대 슈퍼마켓에 제공되는 새우을 양식하는 사료용 물고기를 잡는 노예 신세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태국에 기반을 둔 세계 최대의 프론 새우 양식업 회사인 CP푸드(Charoen Pokphand Foods)는 노예선이 잡은 새우 사료를 가지고 양식을 하고 이를 거대 슈퍼마켓에 납품을 한다.

    노예선을 가까스레 탈출한 사람들은 가디언에 20시간 이상의 강제노동, 규칙적인 구타, 살인과 고문 등 노예선의 공포스러운 상황을 전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수년동안 바다에 머물러야 했고, 어떤 사람들은 각성제를 복용하고 일을 해야만 했다. 또 어떤 이들은 자신들 앞에서 동료 노예노동자들 20여명이 살해당해서 바다에 버려지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

    새우잡이

    한국의 새우잡이 노예선 문제를 다루었던 1992년 개봉한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의 한 장면

    버마와 캄보디아에서 온 15명의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이 태국의 공장이나 건설현장에서 일을 하기 위해 브로커에서 돈을 주고 왔는데, 노예선 선주에게 250파운드(42여만원)의 가격으로 팔려 노예가 되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에서 온 한 노동자는 “우리는 쇠사슬에 매여 있었고 그들은 음식물도 주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는 동물처럼 사고 팔았지만 우리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다”고 절규하기도 했다.

    CP푸드는 연 매출로 약 330억 달러를 버는 회사인데 ‘세계의 부엌’이라는 걸 브랜드화하고 있다. 이들은 프론 새우를 다른 양식업자나 국제적 거대 슈퍼마켓 그리고 다른 음식회사나 음식소매상들에게 냉동새우나 요리된 새우를 사료 등과 함께 판매하고 있다.

    태국 어업계의 노예 노동에 대한 경고는 이전에도 NGO와 유엔의 보고서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가디언은 길고 복합적인 새우의 공급 사슬이 노예노동을 주요 생산자와 소매상과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반노예 국제연대의 책임자인 에이단 맥콰드는 “당신이 태국 인근의 프론과 슈림프 새우를 산다면 당신은 노예노동의 생산물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은 약 73억달러 정도로 추정되는 세계의 가장 큰 프론 새우 수출국이라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 CP푸드와 같은 다국적 기업을 통해 태국은 약 50만톤의 프론 새우를 생산하고 있는데 그중 CP푸드 혼자서 1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노예제는 불법이지만 ILO에 따르면 약 2천1백만의 남,여,어린이들이 전 지구에서 노예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물건처럼 팔리고, 정신적 육체적 위협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

    지구적 노예지수(Global Slavery Index)에 따르면 태국은 노예제의 주요 원천국이며 통과국이자 목적지인 나라로 인식되고 있으며 거의 50만명의 사람들이 현재 태국 국경 내에서 노예로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예선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있는지 공식 통계조차 없다. 하지만 태국 정부는 약 30만명의 사람들이 새우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그 중 90%가 사기나 납치, 인신매매를 당한 가능성이 높은 이주노동자로 추정하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태국 새우 어업의 노동력 부족이 심각하고 이런 상황과 유럽, 미국의 값싼 프론 새우에 대한 급증하는 수요가 이주노동자들을 값싸고 노예처럼 부리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단체 활동가들은 태국의 해산물 수출산업은 노예노동이 없다면 붕괴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그들은 태국 정부가 뭔가 조치를 취할 동기가 거의 없다며, 소비자들과 국제 소매상들이 정부에 행동을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국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 등에 대한 등급에서 3등급 판정을 받았는데 이는 북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수준이며 인신매매를 방지하거나 희생자들을 보호하는 국제적 요구에 현저히 미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태국 정부가 가디언에게 “인신매매와 싸우는 것은 국가의 가장 앞선 순위의 과제”라고 말했지만 가디언은 취재과정에서 이런 불법적이고 규제되지 않는 산업들에 범죄조직들과 태국 마피아들이 관여하고 있으며, 노예선 소유주들에게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브로커들에 의해 유지되고, 또  태국 공무원들이 그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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