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급증
[에정칼럼]환경단체의 감시 및 비판 역량 강화가 시급
    2014년 06월 11일 10: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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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약 60%는 산업·발전부문 상위 30개 기업이 배출하고 있다.

이들 상위 30개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온실가스 연평균 증가율 3.1%를 상회하는 4.3%로 증가하고 있고, 2007년 대비 2013년 28.9%나 증가했다.

이들 기업들의 2007년 대비 2011년 온실가스 배출 증가분은 국가 전체 증가분의 72.5%에 이른다.

이들 상위 30개 기업은 철강업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발전에너지업종인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 포스코에너지와 현대그린파워 등 민간발전기업들, 쌍용양회, 동양시멘트와 같은 시멘트기업들, GS칼텍스, S-Oil 등 정유기업들, 그리고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업종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다.

이 대기업들은 2015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배출권거래제 대상이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유상이 아닌 무상으로 할당받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기업들이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이 제도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여러 이유를 들지만 요지는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공짜로 더 달라는 것이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운 이후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이 더 많이 늘어난 것을 반영하라는 주장이다.

‘오염자 부담의 원칙’은 교과서에만 적용되는 듯 하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대기업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이에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 비용을 과도하게 부풀려 협박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

탄소

배출권거래제의 목적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논란에서 배출권거래제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는 사라졌다. 할당량을 둘러싼 논쟁이 향후 온실가스 배출량의 증감을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이라 주장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배출권거래제가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여전히 많다.

얼마 전까지 국내 주요 에너지환경단체들은 배출권거래제를 반대하거나 조건부 찬성 정도의 입장이었다. 반대하는 곳은 여전히 비판적으로 보고 있고, 조건부 수용이었던 곳들도 너덜너덜해지고 있는 배출권거래제를 보면서 한탄하고 있는 것 같다.

대기업들은 관련 이익단체와 막강한 자본력을 무기로 언론과 정부 부처를 뒤흔들며 총공세를 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이들이 원하는 대로 할당량이 늘어나거나 배출권거래제 시행이 연기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만에 하나 환경부가 추진하는 원안대로 제도가 추진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로드맵(배출전망 및 감축목표, 부문별 책임에 대한 비판도 여전히 존재한다)대로 산업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 수 있을까?

제도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이런 의문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하에서 대기업들의 크게 늘어난 배출량 데이터를 보고 있자니 때늦은 질문들이더라도 다시 되짚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실가스 목표관리제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평가에서부터 배출권거래제 시행 시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시 및 비판, 탄소세 등 에너지세제 개편에 대한 대응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역량을 에너지환경단체 진영이 갖출 의지와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자문하게 된다.

대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는 한 국가 전체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대기업 본사나 사업장 앞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그 흔한 1인 시위라도 하는 사람도 없다. 아직 때가 아니기 때문일까? 그 날이 올까?

필자소개
녹색연합 에너지기후국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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