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양 농성장 11일 강제철거 예고
    송전탑 반대 대책위 주민들과 야당들 반발...충돌 우려
        2014년 06월 10일 03:3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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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송전탑 반대 움막 농성장이 11일 강제철거 위기에 놓여졌다. 경남지방경찰청이 행정대집행을 위해 10일 오전부터 곳곳에 경찰버스를 동원해 병력을 배치하고 있어 주민들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밀양시측은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와 주민들이 단장면 용회마을, 상동면 고답마을, 부북면 평밭 위양마을 등에 설치한 움막농성장 5곳을 철거하기 위해 9일 대책위에 행정대집행 영장을 발송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책위 등 주민들은 외부 시민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농성장에 쇠사슬, 휘발유와 LP가스통을 설치하는 등 강경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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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밀양대책위와 경찰의 대치 모습 자료사진

    국회에서도 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66명의 국회의원이 10일 성명을 통해 송전탑 공사 강행과 행정대집행 즉각 중단, 밀양 주민의 대화 요구에 응답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분노와 절망으로 두 분의 어르신이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다. 만약 물리력을 앞세운 철거가 단행된다면 어떠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지 우려를 금치 못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들은 “밀양송전탑 건설의 원인인 신고리 3호기는 품질 서류 위조와 성능 시험 불합격으로 인하여 준공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송전탑 공사를 서두를 이유는 없다. 대화의 시간은 충분하다.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길은 아직도 열려있다”며 주민들과의 대화의 노력을 촉구했다.

    노동당의 윤현식 대변인 역시 농성장 철거 예고에 대해 “2012년 이치우 어르신, 2013년 유한숙 어르신 등이 목숨을 내던지며 반대하고 있는 송전탑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은 주민들의 의사를 철저히 짓뭉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질타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밀양시는 행정대집행을 강행할 일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당장 정부와 한전에 대해 주민들의 의사를 듣고 수용하라고 나서야 한다”며 “또한 정부와 한전은 핵발전소인 신고리 3, 4호기에 대한 미련을 접고 그동안 모든 피해를 감수해 온 주민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해왔던 이치우 어르신(74세)이 지난 2010년 분신 이후, 2013년 12월에도 유한숙 어르신(74세)이 음독 자살을 기도해 끝내 사망했다.

    송전탑을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에서도 그동안 몇 차례 충돌과정에서 크고 작은 부상도 잇따랐다. 이 때문에 물리력을 동원해 농성장 철거를 강행할 경우 또다시 인명피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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