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교육감 선거
    후보 자녀들 글, 막판 변수 되나
    고승덕 후보 딸, 아버지에 치명타…조희연 아들 글 감동 던져
        2014년 05월 31일 09:4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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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의 자녀들이 막판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고승덕 후보의 딸과 조희연 후보의 둘째 아들 글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고승덕 후보의 딸인 고희경(미국명 캔디 고)씨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승덕 후보는 자신의 딸과 아들을 십여년 전부터 단 한번도 돌보지 않은 사람으로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서 자질이 없다”고 충격적인 폭로를 하여 선거 막판의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 고승덕 후보의 인기가 거품이 되고 한순간에 추락하는 순간이다.

    고희경씨는 고승덕 후보가 지난 84년 수원지방법원 판사시절 박태준 전 포스코회장의 둘째 딸 박유아와 결혼해서 낳은 딸이다.

    반면 조희연 교육감 후보의 둘째 아들 조성훈씨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솔직한 마음와 그간의 경험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29일 다음 아고라에 올려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조성훈씨는 아버지로서의 조희연과 얽힌 여러 일화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 아버지에 대한 직접적 지지 호소보다는 조 후보의 살아온 삶과 철학 그리고 그의 공약과 정책에 대해 제대로 평가가 되었으면 한다는 내용을 전했다.

    고캔디

    고희경씨의 페이스북 글 캡처

    <고희경씨의 글 전문>

    서울 시민들께

    나는 서울시민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는 오늘 급하게 서울의 교육시스템의 미래에 대한 심각한 걱정 때문에 이 글을 씁니다.

    제 이름은 캔디 고입니다. 1991년부터 1998년까지 한국에 거주하는 동안은 고희경이었죠. 나는 고승덕과 박유아의 두 자녀 중 첫째 입니다. 서울 교육감 후보인 그 고승덕의 딸이죠.

    최근 고승덕이 후보가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양심에 비춰 그의 딸로서 침묵할 수 없었습니다. 서울시민들은 서울의 교육시스템을 대표하고 책임을 맡을지도 모를 사람의 진실에 대해서 알 권리가 있습니다. 고승덕은 자녀의 교육을 책임진 적이 없습니다.

    나는 1987년 우리 엄마와 고승덕이 아직 이혼하지 않았을 때인 1987년 미국 매사추세츠 캠브리지에서 태어났습니다. 1991년 뉴저지에서 내 남동생이 태어난 후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내가 기억을 할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먹었을 때도 고승덕은 나와 내 동생에게 무엇을 가르친 기억이 없습니다. 우리 엄마가 나와 내 동생을 뉴욕의 학교에 보내려고 미국에 데려 왔을 때 고승덕은 한국에 남았고 우리 모두와 접촉을 끊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 없는 삶에 적응했을 때 나는 고작 11살이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아버지가 어디 있느냐, 무엇을 하느냐’고 물을때, 결국 내가 ‘모른다’고 대답해야 할 때마다 정말 싫었습니다.

    고승덕은 나와 내 동생에게 전화해서 어떻게 사느냐고 물어본 적이 없으며, 생일날 전화를 하거나 선물을 주는 건 상상 밖에 있는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 아이들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는 금전적인 도움을 포함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를 도와 준 일이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나는 대학을 나올 수 있었고, 반에서 최고 우등생으로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내 관심인 공무원에 지원하기 위해 가을에 장학금을 받아 로스쿨에 갈 계획입니다. 나는 내 생물학적 아버지 없이 이 정도를 성취한 데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엄마 없이는 이런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겁니다. 그녀는 홀로 자기 자식을 부양했습니다. 또 돌아실 때까지 내 삶 전체의 정신적 아버지 역할을 해 준 외할아버지 없이는 이런 일을 해낼 수 없었을 겁니다.

    내가 미국에서 자라는 동안 나는 한국 미디어를 통해서 고승덕이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또는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 지 강의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부모님들에게 어떻게 해야 자식들에게 최선의 교육을 베풀 수 있는지 말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2000년대 초, 그가 부모를 교육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분노했습니다. 정작 고승덕은 자기 자식을 가르치지 않고 오히려 완전히 내팽개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때 나는 겨우 10대였고 미국에 살고 있었습니다. 내가 뭘 할 수 있었을까요? 나는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많은 한국인들이 그의 업적과 학력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걸 봤지만 침묵했습니다.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미국인답게 한국의 정치 상황에 관여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고승덕이 서울의 교육감에 입후보한 것은 그 선을 넘어선 겁니다. 내가 계속 침묵하는 건 서울시민을 속이는 일일 겁니다.

    내가 어린이였을 때 고승덕은 교육을 하기는커녕 말도 걸지 않았습니다. 나는 서울시민들에게 고승덕이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만일 교육감의 역할이 서울시의 교육정책과 교육시스템을 책임지는 일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는 무관한 사람입니다. 자기의 혈육마저 가르치려 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입니다. 나는 고승덕의 딸인데도 그의 도움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전 서울시민으로서, 아직도 서울에 사는 많은 친구를 가진 사람으로서 나는 여러분이 서울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실 거라고 믿습니다. 교육감에 더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시리라 믿습니다. 정말로 서울의 교육시스템을 걱정하고 자녀들을 돌보는 것부터 시작한 사람을 선택하시리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캔디 고

    조희연 아들

    조희연 후보와 두 아들(조희연 페이스북)

    <조성훈씨의 글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서울시 교육감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조희연 후보의 둘째아들 조성훈입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버지가 고생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제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조금이나마 아버지의 이름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자 외람됨을 무릅쓰고 이렇게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아는 분들도 몇몇 계시겠지만, 저희 아버지께서는 평생 걸어오셨던 지식인으로서의 여정을 마치고 어렵고 힘든 일을 새로이 시작하셨습니다. 정치와는 담을 쌓고 살아오셨던 아버지가 대중 앞에 전면으로 나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선거에 출마하면 이혼(?!)해버리겠다는 어머니의 반대와 주위 사람들의 적극적인 출마 권유 사이에서 제주도에 혼자 내려가 치열하게 고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도 정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내심은 아버지가 출마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결국 아버지는 진보진영 단일화 경선 후보등록 마지막 날에 출사표를 던지셨습니다.

    기회인지 유혹인지 모를 이 상황에서 단일화 경선을 거쳐 진보진영 단일후보가 되셨지만, 냉정하게도 선거의 세계는 아버지에게 너무나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턱없이 낮은 아버지의 인지도 때문입니다. 한평생을 민주화운동과 시민사회운동에 헌신해 오신 저희 아버지가 대중적 인지도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히 감수해야 할 일이지만, 문제는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그 인지도 부족의 대가가 유독 크다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학구열이 높다는 대한민국이지만, 정작 120만 학생들의 교육을 총괄하는 막대한 권한을 지닌 교육감 선거에는 어떤 후보가 출마하는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태반입니다. 그러니 여론조사 결과가 대중적 인기 순서대로 결정되는 것은 당연지사겠지요.

    아들 입장에서는 이 정치판의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고, 심지어는 화가 나기까지 합니다. 저희 아버지의 지지율이 낮아서가 아니라, 이 후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지를 평가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한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조희연 후보의 비전이 널리 알려진 후에 유권자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적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절박한 심정으로 이렇게라도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제 짧은 식견으로 아버지의 공약에 대해 논하기는 부족함이 많을 것 같아, 여기서는 한 인간으로서의, 그리고 한 아버지로서의 조희연에 대해서만 적어보고자 합니다.

    인간으로서의 조희연은 고통받고 있는 사회적 약자를 어느 순간에서나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에게 입버릇처럼 ‘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미 기득권에 편입되어 있으니 절대로 그 자리에 안주하지 말아라. 항상 더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어릴 때는 우리 집만 잘살면 되지 왜 그렇게 피곤하게 남들까지 생각하냐고 철없이 반문했다가 크게 혼나기도 했습니다. 용돈 받아 근근이 살아가는 대학생에게 한 달에 몇 만원씩 UNICEF에 기부를 하라시지 않나, 놀고 싶은 방학에 갑자기 장애인 복지센터로 끌고(?!) 가셔서 봉사활동을 시키시질 않나, 솔직히 아들에게는 피곤한 아버지였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이와 같은 확고한 신념이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일에 적용되었을 때, 아버지께서 그 누구보다 ‘평등한 교육’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할 사람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나칠 정도로 검소하고 돈 욕심 없이 살아왔다는 것도 제가 바라봐온 아버지의 모습이었습니다. 돈을 쓸 줄 모르시는 건지, 아는데 안 쓰시는 건지는 몰라도, 철없는 아들이 보기엔 이상할 정도로 아버지는 자신을 위해 돈을 쓰시지 않았습니다. 비싼 옷, 외제차, 명품과는 일말의 관계도 없으신 분입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고 나서도 제대로 된 양복이 몇 개 없어, 부랴부랴 어머니와 옷을 사러 나가셨던 기억도 납니다.

    또한, 학생 시절에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되셨다가 최근에 무죄판결을 받으시고 그 배상금을 ‘어머니의 상당한 반대(?!)를 감수하며’ 전액 기부하시기도 했습니다.

    제가 20년이 넘게 아버지를 가까이에서 지켜온 바로는, 다른 것은 모르지만 적어도 교육감이 되어서 부정을 저지르거나 사사로이 돈을 좇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로서의 조희연은 누구보다도 제 말을 경청해주시고 언제나 ‘대화’를 강조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어리다고 해서 ‘어린놈이 뭘 알겠어’와 같은 권위적 태도를 보이시기보다는, 일단 제 의견을 끝까지 들으신 후에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문제에 대해 토론하려는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자신이 틀리거나 잘못한 부분이 있을 때, 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이 없으시곤 했습니다. 근래에 저희 형제가 크게 다툰 적이 한번 있었는데, 갑자기 아버지께서 저와 형이 포함된 ‘단톡방’을 만드셔서 사이버상의 토론을 유도하셨던 것은 아직도 기억에 남네요.

    이러한 일상의 모습이 공적인 위치에 오른다고 해서 달라지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어떤 사안이 문제가 되더라도 독단적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그 가운데에서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확신합니다.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시면서, 아버지는 ‘진심 교육감’, ‘교육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당찬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후보자의 높은 도덕성과 청렴함을 전제로 해야만 하는 이러한 구호를 감히 내걸었다는 사실 자체가, 조희연이라는 개인이 지닌 진정성이 그만큼 흠잡을 데 없다는 점을 반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아버지를 바라봐온 저 또한 아버지가 한 점의 부끄러움 없는 사람임을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사실 아직도 많이 두렵습니다. 제가 더 이상 한 사람의 평범한 대학생으로 살지 못하고 ‘조희연의 아들’로서 세상에 알려질까봐 말입니다. 그렇기에 이 글 하나를 쓰는 데도 수없이 많은 퇴고와 고민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를 무릅쓰고 이렇게 글을 쓰는 건 저희 아버지가 최소한 사람들에게 어떤 사람인지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라도 얻었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에서입니다. 인지도가 없으면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게 현실입니다.

    이 부족한 글을 통해서 저희 아버지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관심있게 알아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교육도 사람이 먼저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교육을 만들어갈 저희 아버지를 도와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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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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