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보수 교육감 후보들,
    '단일후보' 명칭으로 신경전
        2014년 05월 30일 04:3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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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단일후보’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보수후보들의 난타전에 무탈하게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후보로 추대된 조희연 후보에게 불똥이 튀고있다.

    보수 성향의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는 30일 서울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용린 후보에 대해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히 조희연-문용린 후보 모두 ‘단일 후보’를 사용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며 서울시 선관위에 고발 조치 했다고 밝혔다.

    고 후보는 문용린 현 교육감이 문 후보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는 일부 학교에 장학사를 대거 파견해 이른바 ‘표적 감사’를 실시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증거 자료가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 후보는 “장학사의 인적 사항은 밝힐 수 없다”며 녹취록에 대해서도 “확보했으나 공개할 수는 없다”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문-고-조

    문용린, 고승덕, 조희연 후보(왼쪽부터)

    앞서 지난 2010년과 2012년, 민주-진보진영의 경우 교육을생각하는시민모임, 노원도봉교육공동체, 사회진보연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청년네트워크,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어린이문화연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83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해 단일후보를 선출해왔다.

    이들은 한달여간 민주-진보진영의 여러 후보들을 검증하는 토론회 등을 개최해 여론조사, 투표 등을 통해 민주-진보 단일 후보를 선출했고, 2010년 곽노현, 2012년 이수호, 2014년에는 조희연 후보를 단일후보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곽노현 전 교육감이나 이수호 전 서울교육감 후보 모두 민주진보진영의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해왔다.

    보수진영 역시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라는 추진기구를 통해 전국 5곳에 보수 성향의 단일후보를 확정했다.

    그러나 서울의 경우 보수후보로 분류되는 고승덕 후보와 이상면 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보수진영은 단일화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고 후보의 경우 이미 교육감 후보를 정치적 이념으로 나누어 보수나 진보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의뢰, 단일후보라는 명칭 사용은 불법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지난 29일 인천시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단일후보’ 명칭 사용금지 가처분신청 소송에서 ‘단일후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자, 고 후보가 30일 조희연-문용린 후보를 비슷한 이유로 선관위에 고발 조치한 것이다.

    그러나 당초 고 후보가 선관위에 제기한 것은 ‘복수의 후보가 있음에도 특정 후보 1인이 단일후보라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라는 내용이다. 즉 보수후보가 현재 고승덕, 문용린, 이상면 후보 등 3명이 있는데 문용린 후보가 보수 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진보의 경우 조희연 후보만이 단일후보로 합의된 상태이다. 다른 민주-진보 성향의 후보도 없는 상황이다. 단일화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뒤늦게 예비후보로 등록해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당시 윤 전 후보 스스로 조희연 후보가 민주진보 단일후보라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경선 당시 참여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재단일화를 요구했을 뿐이다.

    결국 문제는 보수진영의 교육감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잡음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신경전에 애꿎게 민주-진보 진영에도 불똥이 튄 것이다.

    만약 ‘단일 후보’라는 명칭으로 유권자들의 혼선이 있으려면 비슷한 민주-진보 진영의 다른 후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수언론에서조차 서울 교육감 후보의 성향 분류에서 조희연 후보만을 민주 또는 진보 후보로 분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고승덕 후보의 문제제기는 보수진영 후보에게만 유효할 뿐이다. 인천의 안경수 후보는 같은 보수 성향의 이본수 후보가 보수 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하는 것에 반발하여 소송을 낸 것이지, 인천의 민주진보 단일후보인 이청연 후보에 대해서는 단일후보 명칭 금지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고승덕 후보는 보수와 민주진보 모두에 대해 단일후보 명칭 사용금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보수 교육감 단일후보를 추대한 ‘대한민국 올바른 교육감 추대 전국회의’는 이본수 후보가 사용하고 있는 ‘보수 단일후보’ 명칭 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안경수 후보에 대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호도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안 후보가 합의된 경선일정에도 불구 배심원단과 선거인단 명부를 제 시간에 제출하지 못한 잘못으로 경선과정에서 탈락했다”며 “이로 인해 단일화 과정에 끝까지 참여한 이 후보가 보수 단일후보로 추대된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 후보가 나름 인천시민들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보수 단일화 합의를 깨고 후보를 사퇴하지 않는 것에 침묵을 지켜왔다”며 “하지만 안 후보가 교육계와 보수 시민사회단체의 어른들을 상대로 법률적인 조치에 나서며 몰지각한 행동을 보이는 것에 더이상 방관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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