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촛불 탄압 규탄
    "세월호 참사 조사는 성역 없어"
    6월 28일 총궐기로 민주노총 투쟁역량 집중
        2014년 05월 29일 03:0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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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이 29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촛불시위에서 유기수 사무총장을 포함한 다수의 시민이 연행, 구속된 것은 정부의 ‘정치탄압’ 이라며 반발하며 6월 총궐기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이날 오후 1시 민주노총은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4일 세월호 참사 2차 범국민 촛불 행동에서 유기수 사무총장과 공무원U신문 안현호 기자가 구속된 것에 대해 “세월호 참사로 끓어오른 국민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한 ‘공안탄압’이자, 민주노총을 겨냥한 ‘정치탄압'”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탄압에 맞서 30일 오후 2시 검찰청 앞에서 긴급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오는 31일 3차 범국민촛불 행동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특히 민주노총은 세월호 참사 49일째인 6월 3일 모든 가맹조직과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6월 23~28일 총궐기 주간을 선포해 28일 대규모 총궐기를 개최할 방침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언론노조 강성남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는 무능한 정부와 부패한 관료, 영혼없는 언론 등 3가지 문제의 결과”라며 “언론이 변하고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KBS 양대 노조가 이날 파업에 돌입한 것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과하는 ‘척’ 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청와대가 공영방송인 KBS에 언론통제를 자행했다”며 “KBS 양대 노조는 더이상 이를 놔둘 수 없다“며, ”국민 명령에 응답하기 위해 파업에 돌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길환영 사장이 퇴진하고, 정부로부터 언론 독립성을 지키고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민영화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보건의료노조의 조영호 수석부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는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해 6월말 민주노총 총궐기에 적극적으로 결합해 투쟁할 것”이라며 “법 앞에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모두 존중받는 세상,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성역없이 청와대의 박근혜 대통령, 김기춘도 조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유기수

    촛불시위 탄압 규탄 민주노총 기자회견(사진=장여진)

    이용대 건설산업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 들어서면서 건설 현장에서 산업재해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많은 국민이 죽어갔지만 그 와중에도 건설 현장의 산재 문제는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며 “민주노총의 6월 총궐기에 건설연맹이 적극 결합할 예정이며, 7월에도 7만 조합원 상경투쟁으로 국민 안전을 위한 투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에 관련해 박근혜 정권 퇴진 선언을 한 43명의 교사들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징계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그러나 그 뒤에도 박근혜 정권 퇴진 선언에 동참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교조는 6월 10일 세월호 ‘조합원 1만인 선언’에 적극 참여하는 등 6월 총궐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어떠한 징계나 탄압으로 교사들의 행동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세월호와 관련해 6월 투쟁을 확정했다. 전날인 28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대책위에서 민주노총을 방문해, 현재 안산분향소에 발길이 끊어지고 있다며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에 대해 6월 내 안산분향소 집중 조문기간 지침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진상규명특별법 제정 서명운동도 집중해 이어나갈 예정이며, 세월호 참사 49일차인 6월 3일에는 ‘노동자 공동행동’을 통해 가맹조직 성명 발표, 팽목항 방문과 1인 시위 등을 계획했다.

    10일에는 ‘잊지말자, 행동하자’라는 주제의 조합원 1만인 선언을, 13일에는 1차 시국대회를 예정하고 있으며, 23일부터 28일까지는 총궐기 투쟁주간으로 선포해 파업, 준법투쟁, 총회 등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투쟁을 조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8일 총궐기를 통해 전국적인 대규모 도심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유기수1

    청와대 인근 1인시위를 가려는 사람들을 막고 있는 경찰들

    기자회견에 참석한 산별연맹 위원장들은 기자회견 직후 청와대 인근에 1인시위를 하기 위해 이동했지만, 경찰이 미신고 행진이라며 막아서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경찰은 인도로 이동한다 하더라도 단체로 옷을 맞춰 입고 이동하는 것은 행진으로 규정된다며 길을 막아섰다.

    증거는 경찰이 제시했는데, 증거인멸을 피의자가 어떻게?
    유치인에게 ‘스티로폼 밥’ 먹였다는 주장도 제기돼

    한편 24일 범국민 촛불행동에서 연행돼 27일 구속된 유기수 사무총장의 구속 사유가 치졸하고 황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민주노총에 따르면 검찰이 제시한 구속사유는 △도주의 우려 △주거 부정 △증거 인멸 우려 △범죄의 중대성 △재범의 우려 △경찰 측 피해자와 참고인에 대한 보복 우려 등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유 사무총장의 ‘도주의 우려’에 대해 “의경의 방패를 당겨 전치 2주 찰과상을 입힌 것이 중대한 폭력으로 볼 수 없을 뿐더러, 사무총장이라는 책임을 두고 도망갈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주거 부정’에 대해서도 검찰은 “사무총장의 직책을 수행하며 잦은 지방출장이 예상되며, 세월호 집회 참가자들게 함께 모처에 생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지만, 민주노총은 “잦은 출장도 없을 뿐 아니라 출장을 도피로 규정하는 검찰의 발생이 황당하다”며 “집단 도피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도 소설에 불과하며, 사회운동에 대해 무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주장한 ‘증거 인멸 우려’는 더욱 황당하다. 사진 증거는 모두 경찰의 채증자료와 경찰진술이기 때문에 이를 피의자가 인멸할 가능성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공무원U신문 안현호 기자의 구속사유는 더욱 심각하다. 검찰은 안 기자의 구속영장 사유 중 하나로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상태에서 편향된 기사를 작성하여 보도할 가능성이 높아 여론을 호도할 염려가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왕준연 편집실장은 “언론은 공권력이 행사하는 곳에 국민과 관련된 것이라면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된다”며 “기자가 그 자리에서 사실 그대로 정론집필해야 하는데도 그러한 기자를 일방적으로 연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편향된 기사를 쓸 우려가 있어 여론을 호도할 염려가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한 적이 없음에도 염려와 우려만으로 구속한다면, 정론집필하고자 하는 기자들 모두 구속 사유가 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관악경찰서에서 안현호 기자에게 스티로폼이 섞인 밥을 제공해 안 기자가 설사 등으로 고통을 호소해 경찰서 수사과장이 사과하는 사태까지 있었다며 “그런데 사태를 무마하려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안 기자를 긴급하게 관악서에서 서울구치소로 이감 처리했다”고 비난했다.

    왕 실장은 “우리는 언론탄압에 맞서 지속적으로 정론집필해 나갈 것이며 어떠한 탄압과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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