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전문가 탁지일
    "구원파, 시위 아니라 사죄해야"
        2014년 05월 16일 10: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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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신도들이 구원파 본부로 알려진 금수원(기독교복음침례회 안성교회)의 공권력 투입에 반발하며 집단 시위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16일 탁지일 종교전문가가 “구원파 신도들은 인천지검이나 금수원 앞에서 시위를 할 것이 아니라 팽목항에 있는 피해자들 앞에서 사죄모임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서 “사건의 본질은 국가나 사회, 공권력에 의한 종교 탄압이 아니라 종교 빙자 사기이거나 종교를 빙자한 도덕적 해이나 불감증”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수원의 기능에 대해 “일반적으로 신흥종교들이 갖고 있는 헤드쿼터(본부)의 성격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예를 들어 유벙언씨를 비롯한 지도부들의 근거지이자 신도을 위한 교육장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조심스럽지만 구원파 교리의 종말론적 성격을 고려하면 종말 때 마지막 피난처로 이해될 수 있고, 기업을 중시하는 구원파 특성상 기업 활동의 총지휘본부 역할을 했을 개연성이 높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금수원에 모인 구원파 신도들(방송화면)

    유벙언 일가가 금수원에 숨어있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그는 “규모나 지형상 꼭 그렇다고 장담하긴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유벙언씨에게 가장 안전한 장소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신도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은신 중일 가능성이 있고, 종교적 수장으로서의 체면과 책임감 때문에 도피를 하게 되면 지도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유벙인씨로서도 (도피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며 조심스럽게 금수원에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원파 신도들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언급하며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의 과정이 91년 오대양 사건(당시 법무부장관 김기춘)과 똑같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탁 교수는 “오대양 사건과 유사성이 있는 것은 동의하지만 관점은 조금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데자뷰 현상까지 느껴질 정도”라며 “오대양 사건 때 국민들이 분노하는데, 난데없이 구원파가 ‘우리는 무관하다’고 시위를 했었고, 공권력과 유병언씨 장학생들의 힘으로 사건이 은폐, 축소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시위도 보면 국민들의 공분이 있는 가운데 구원파 신도들이 시위를 하고 있고, 다음에는 변호인단을 구성해 위법인지 적법인지 실정법 문제로 법률논쟁을 벌일 것”이라며 “그들이 누구인지 국민들이 주목해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대양 사건과 유사하다면 구원파 신도들의 극단적인 선택(집단 자살)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는 “어제 구원파 신도들이 특별히 ‘순교’라는 단어를 언급했는데, 순교라는 단어는 종교적으로 볼때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1978년 미국의 짐 존슨의 신흥종교 집단 조사를 위해 방문한 상원의원을 살해하고 914명의 신도가 집단자살한 사건과 1993년 텍사스의 한 신흥종교에서도 연방특공대 진입 과정에서 방화로 인해 80여명이 사망한 사례들을 들며 “공권력 쪽에서도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한 효과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행자는 구원파측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했으나 인터뷰가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히며, 구원파측에서 반론을 제기한다면 언제든지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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