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숫자이다"
피타고라스, 하나의 우주로서 음악의 수적 원리를 주창
    2014년 05월 08일 03:02 오후

Print Friendly

* 김정진의 클래식 음악 이야기-1 링크

그리스 과학자들은 음악에서 수학을 발명했다고 한다. 특히 그들이 연주하는 7현으로 된 수금(lyre)으로 그 악기의 현들이 주는 조화 속에서 새로운 수학을 발견했고 피타고라스도 수금을 연주하다가 피타고라스 정리를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수의 조화는 현의 조화와 같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당시 수금과 같은 현악기의 연주는 과학의 일부로 취급했다.

“기하학은 현악기(lyre)의 현의 연주 속에서 나온다.” (피타고라스)

기원전 6세기 말 피타고라스는 철학에 큰 영향을 끼쳤고 종교 교리를 가르쳤다. 피타고라스는 우주론, 수학, 자연과학, 그리고 미학을 하나의 매듭으로 묶어 이 세계를 단 하나의 법칙에 지배되는 정돈된 전체로 입증하려 하였으며 만물의 근원이 숫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위대한 수학자, 철학자, 신비주의자, 과학자로서 추앙 받았으며, 특히 그의 이름을 딴 유명한 피타고라스의 정리(직각삼각형에서 서로 직각을 이루고 있는 두 변의 제곱의 곱은 빗변의 제곱과 같다)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피타고라스는 최초로 스스로를 철학자, 지혜를 사랑하는 자라 불렀으며 “코스모스(cosmos)”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피타고라스학파는 한계 지을 수 없는 무한 앞에서, 일종의 신성한 공포를 느꼈다. 그래서 현실의 경계를 정하고 질서를 부여하며,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규칙을 숫자에서 찾았다. 따라서 모든 현상을 수학적으로 관찰하고 수적 비율 관계로 풀어보려고 했다.

어느 날 정오각형 안에 오각형별을 그려보다 선들의 비율이 너무 아름다워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정오각형 안에 별모양을 그리면 그 도형의 모든 선분이 황금비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비로 황금비를 생각하였고, 황금분할의 비율이 내재된 정오각형 모양의 별을 피타고라스학파의 상징으로 삼았다. 피타고라스는 아름다움의 본질은 비례와 질서, 조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조화는 미덕이다.… 결과적으로 모든 사물들 역시 조화에 따라 구성된다.” (피타고라스)

피타1

<그림>황금비가 들어있는 정오각형 별. 정오각형 별에서 짧은 변과 긴 변의 길이의 비는 5:8 짧은 변을 1로 하면 5:8은 1: 1.618이 된다.

그는 우주의 여러 형태와 현상의 기초와 본질이 수라고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우주와 모든 만물이 네 가지 요소(물, 불, 흙, 공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는데, 여기서 비롯된 4가지 숫자의 중요성은 그 당시의 사고를 보편적으로 지배하였다.

피타고라스는 수들이 모나드(Monad: 고대 서양의 철학자들이 하나인 존재(One) 제 1주제(First Being). 전체 존재(Totality of All Being): 모든 존재의 총합인 존재로서의 신(God)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한 낱말)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우주의 모든 만물도 신성(神性)이라는 순수하고도 단일한 것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여겼다.

신들과 악마와 영웅은 모두 이 신성이라는 우주의 주권자로부터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네 번 째로 생겨난 것이 인간의 영혼이다. 그는 영혼의 정화가 음악의 목적이라는 설을 주장하고 음의 협화를 현의 길이의 비례로 설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피타2

<그림> 피타고라스 모나드

모나스(Monas 수학상의 용어로 ‘1’ 또는 ‘단위’를 뜻하는 그리스어), 즉 <1>은 모든 수의 근원이다. <2>는 불완전하여 증가와 분할의 원인이 된다. <3>은 처음과 중간과 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수이다. <4>는 정방형을 표시하는 수로서 가장 완전한 수이다.

서양음악이론의 아버지인 피타고라스는 음악을 수로 규정하고 음정을 수적 비율관계로 설명하였다. 그의 음악관과 음정 비율설은 우주와 인간 정신이 동일한 수적 비율관계로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믿음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에 의하면, 음악은 이러한 수적 원리를 통해 우주 질서를 모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정서와 성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는 손수 나무 울림통에 줄을 매달아 만든 악기(monochord)로 음향 실험을 했다고 전해지며 음향학의 기초를 세웠다.

그는 대장간을 지나가던 중 망치소리가 우연히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들었는데, 그래서 망치의 크기를 비교했더니 간단한 정수비(正數比)를 이루더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피타고라스는 소리 사이의 조화가 정수비와 연관되어있다는 이론을 주장하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피타고라스가 밝혀냈다고 전해지는 음정비율도 4까지의 숫자에 국한되어 있다. 현의 길이가 1/2로 축소되면 8도, 3/2이면 5도, 3/4이면 4도 (1,4,5,8도 음정들이 완전음정이란 이름을 얻은 것도 그리스 시대에서이다).

피타고라스는 현 진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리의 주파수 비 1:1 (완전 1도), 1:2 (완전 8도), 2:3 (완전 5도), 3:4 (완전 4도)인데 협화(consonance)가 가장 잘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이렇게 형성된 완전 협화음이 가장 조화가 잘 된다고 보고 이를 근간으로 음계를 만들었는데 이를 피타고라스 음계라 한다. 피타고라스 조율법으로 완전 5도 음정 비율인 2/3을 기본으로 한 것이다.

즉 이 비율로 5도씩 조율해 나감으로써 온음계와 반음계를 형성하고 음들을 얻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F로부터 시작하여 한 옥타브 안에서 4도 하행 또는 5도 상행을 반복하면 각각 F-C-G-D-A-E-B (“파도솔레라미시”)의 순서로 7음계(Diatonic Scale)를 구성할 수 있다.

음계와 수와의 관계에서, 등배수의 진동에서는 협화음이 생기고 그렇지 않은 것에서는 불협화음이 생기는데, 음악과 수의 관계를 통해 피타고라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의 조화뿐 아니라) 비로소 가시적인 현상에도 <조화>라는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의 생각에 의하면 우주의 중심에는 생명의 원리인 ‘중심의 불’이 있었다. 이 중심의 불은 지구와 달과 태양과 다섯 개의 행성에 의해 둘러싸여 있었다. 각 천체 사이의 거리는 음계의 비례에 일치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천체는 그 안에 거주하는 신들과 함께 이 중심의 불 주위를 돌면서 항상 노래를 부르며 군무를 행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우주는 신이 탄주하는 거대한 악기이다. 이것은 계명 도-시-라-솔-파-미-레-도의 의미 속에 잘 드러나 있다. 이 계명들은 라틴어 구조의 첫 글자에서 딴 것으로 그 본래 의미는 다음과 같다.

피타3-1

7음 음계는 대우주의 디자인에서 숨겨진 면 즉 음악의 수학적 조화에 의해 지배되는 우주의 모형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 음계의 구조는 우주가 절대적인 신성으로부터 출현해 천체의 일곱 단계를 따라 내려와 절대적인 신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피타고라스가 현대 수학과 과학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는데 반해 그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것은 그다지 많지 않으며 그 어떤 저술도 남기지 않았고 그의 음정비율도 그의 제자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것이다.

기원전 580년경 현대 터키 해변에서 좀 떨어진 에게해 사모스(Samos)섬에서 태어나 40세가 되는 해에 이탈리아 남단의 크로톤(Croton)으로 이민 갔다. 대부분의 연구가 거기에서 이루어졌고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필자소개
한양대 음악대학 기악과와 동대학원 졸업. 미국 이스턴일리노이대 피아노석사, 아이오와대 음악학석사, 위스콘신대 음악이론 철학박사. 한양대 음악연구소 연구원, 청담러닝 뉴미디어 콘테츠 페르소나 연구개발 연구원 역임, 현재 서울대 출강. ‘20세기 작곡가 연구’(공저), ‘음악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번역), ‘클래식의 격렬한 이해’(번역).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