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의 공장 현대중공업,
    민주노총 등 "정몽준 사퇴해야"
        2014년 04월 30일 04:1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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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달 동안 8명의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이 산업재해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정작 최대주주이자 책임자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 문제는 외면하고 ‘서울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공약을 급조해 공분을 사고 있다.

    2달 사이에 8명 사망…정몽준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일” 외면

    지난 3월 6일부터 4월 28일까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 조선사업장(하청)에서 노동자 8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모두 안전장비만 제대로 있었다면 막을 수 있던 전형적인 인재였다.

    특히 28일은 관할 지청에서 특별근로감독을 시작하던 날인데도 하청노동자 한 명이 트랜스포트 신호 작업 중 바다로 추락해 사망했다. 역시 안전장치만 있었더라도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정몽준 의원은 세월호 참사를 의식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공약을 급조했을 뿐, 현대중공업 산재사망과 관련해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29일 <MBN>주관으로 개최된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토론회에서 정몽준 의원은 김황식 전 총리가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 사건을 거론하자 “최근에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유족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특정회사가 저와 관계가 있다고 해서 공개토론에서 저를 매도하고 전체 기업인들을 때려 잡자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현대중공업을 걱정해주시는 건 고맙지만, 그와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판단할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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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후보 캠프의 현수막(장여진)

    “연이은 산재사망 무시하고 서울시민 안전 책임지겠다고? 소가 웃을 일”
    민주노총 “정몽준, 산재 사망 사고에 사과와 더불어 후보 사퇴해야”

    이에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등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30일 여의도 정몽준 후보 캠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 산재 사망 대책 수립은 외면하고, 서울시민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것이냐”고 분개하며 “즉각적인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세계 일류의 배를 생산하는 현대중공업에서 연이어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구조적 살인”이라며 “이윤에 눈이 멀어 현대중공업이 다단계 하청으로 구조화하는 한편, 최저가 입찰과 공기단축, 기성(톤당 작업단가)후려치기를 통해 현장 상황을 불법이 난무하는 전쟁터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세월호 참사 때 국민들은 배를 제일 잘 만드는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냐고 의아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배는 현대중공업 계열사 조선소에서 하청노동자들이 임금명세서조차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채 일하면서 만든 것”이라며 “이들은 산재가 발생해도 산재보험으로 보장받는 비율은 고작 3.7%이고, 절반 이상은 일하다 부러지고 다쳐도 자기 돈으로 치료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창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지회장은 “현대중공업은 29일 8명이 죽고나서야 대국민 사과를 언론을 통해 발표했지만, 진정한 사과나 반성은 커녕 언론을 이용한 쇼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6일 사망한 고 정모씨에 대해서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자살로 몰아가고, 산재 사망임을 은폐하고 있다”며 “실제로 산재 사망 발생 24시간 이내에 노동지청에 사고 사실을 보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자(정몽준)가 시민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하니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힐난하며 “헌법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이 비용을 이유로 하청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노동3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산재 사망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중대재해의 근본원인인 다단계 하도급 계약 금지와 산재예방에 대한 종합적 대책 수립을 외면하고 있다. 즉각 후보직 사퇴를 요구한다”며 “만약 후보직을 사퇴하지 않고 계속 선거에 임한다면 금속노조와 더불어 총력 대응 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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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산재사망 규탄 기자회견

    연이은 산재사망, 결국 ‘돈’과 정부의 형식적인 감독이 원인

    조선업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라 발생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기업이 이윤만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면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안전 시스템마저 방기했기 때문이다.

    최저가 입찰제와 기성(톤당 작업단가) 후려치기는 결과적으로 안전관리비를 축소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특히 다단계 도급계약은 하청노동자들이 제대로된 임금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10만원이면 설치할 추락방지 펜스조차 구입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노동자가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당한 조선소 화재 사건은 그동안 5차례나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소화기 하나 제대로 구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형참사로 이어졌다.

    공기 단축을 무리하게 요구하는 원청의 압박도 문제다. 공기가 단축될수록 이윤이 더 많이 발생하는 구조에서 하청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안전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한 현장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산재 사고가 발생할 때 책임자를 제대로 처벌할 법률적 근거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핵심이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형식적인 수시감독이나 점검으로 일관하고 있다.

    원청이 적극적으로 산재 사고를 은폐한다는 사실이 노동조합으로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도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현대중공업 원하청 노동조합이 공동으로 실행한 노동환경 실태 조사 결과, 산재를 당했을 때 보상 처리가 된 경우는 3.7%에 불과하고,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한다고 응답한 경우가 50.4%이다.

    산재 처리가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22.3%가 원청이 압력해 공상처리했다고 응답했고, 해고 등의 불이익이 두려워 못했다는 응답도 50.9%에 달했다.

    금속노조, 5월 22~23일 조선소 노동자 상경 투쟁 예정

    한편 금속노조는 조선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이은 산재 사망 사태의 해결을 위해 오는 5월 22일과 23일 대규모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이날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몽준 의원은 그룹 차원에서 다단계 하도급 계약과 후려치기, 최저입찰제 등을 금지시키겠다는 약속을 국민 앞에서 표명해야 한다”며 “그룹 차원에서 지금 당장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지 않는다면 강력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정몽준 의원은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그룹에서 발생한 노동자들의 죽음을 무시한 채 시민 안전 운운하는 선거놀음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며 “금속노조는 이번 상경투쟁을 통해 조선서 노동자들의 중대재해 문제를 이슈화하고 다단계 하청과 공기단축 등의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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