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덕홍 전 부총리,
    교육감 출마와 동시에 지지율 1위?
    서울시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 약속 깨져
        2014년 04월 28일 04: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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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28일 6.4 지방선거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면서, 사실상 민주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의 약속은 깨졌다. 그런 가운데 ‘수상한’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내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되는 윤 전 부총리는 이날 서울 중구 이화여고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의 날개를 꺾는 교육을 멈춰야 할 때”라며 “기본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2014 서울 좋은교육감 시민추진위원회’는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를 단일 후보로 선출한 바 있다. 그러나 윤 전 총리가 출마를 강행하면서 범민주-진보계의 표가 갈릴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윤덕홍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

    서울시 교육감 출마 선언하자마자 지지율 1위 윤덕홍, 신의 아들?

    그런데 이날 윤 전 부총리가 출마를 선언함과 동시에 윤 전 부총리가 여론조사에서 서울교육감 후보 지지도에서 1위를 했다는 사실상의 ‘단독’ 기사가 올라왔다.

    <머니투데이>는 이날 오전 11시 36분 윤 전 부총리가 문용린 현 교육감과 고승덕 변호사, 조희연 교수를 모두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윤덕홍 25.5%, 문용린 21.6%, 고승덕 15.8%, 조희연 10.7% 순이다.

    또한 새누리당 지지층과 50대 이상 연령층, 보수층이 문용린 현 교육감을 가장 선호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과 무당파, 40대 이하 연령층과 진보층과 중도층은 윤 전 부총리를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 성향에서 윤 전 부총리가 49.9%%로 절반 가까이의 지지를 얻었고, 조희연 교수가 28.0%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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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보도 내용

    100% 유선전화에 60대이상 52.4%, 응답률 3.0%…설문조사 문항은?

    어떻게 출마와 동시에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을까? <머니투데이>는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인텔리서치>가 윤 전 부총리의 의뢰를 받고 지난 26일 19세 이상 서울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 자동응답시스템을 이용 RDD방식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모두 유선전화로 진행했으며 응답률은 3.0%이다.

    아직 유권자들에게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윤 전 부총리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 특히 이미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선출된 조희연 교수보다 윤 전 부총리가 진보 성향 지지자들에서 크게 앞선다는 식의 보도는 여러 면에서 석연치 않다.

    이에 <레디앙>이 <한국인텔리서치>측에 관련 보도자료와 설문조사 문항을 요구했지만 “담당자가 없다”는 이유로 발송을 거절했다. 대개 여론조사기관이 여론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표하는데, 홈페이지도 없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하자 “현재 홈페이지는 개발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국인텔리서치>는 현재 공심위(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조사대상 및 표본크기 등 기본 내용만을 등록했다.

    이를 살펴보면 표본은 총 1010명으로 남성 476명, 여성 534명인데,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이 530명으로 전체 표본의 52.4%를 차지하고 있고, 20~30대는 고작 116명, 40대 130명, 50대 23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별, 연령별, 권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고 기재되어있다. 구체적인 설문 문항 등은 최초 공표나 보도한 날로부터 24시간 후에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한편 선거때마다 출마자들이 여론조사를 악용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본인에게 우호적인 표본에게만 전화를 건다거나, 설문조사 문항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지지율 1위’를 만드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지난 3월 부평구청장 후보 적합도 질문의 결과는 어떤 후보가 의뢰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정반대일 수 있다는 사례를 잘 보여준다.

    조용균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윈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조 후보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해당 조사 이전에 박윤배 예비후보가 문제의 <한국인텔리서치>에 의뢰해 같은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는 정반대였다. 박 후보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둘 다 누가 구청장 후보로 적합하냐는 질문이었고 두 후보 모두 자신을 1번에 배치됐다.

    한편 서울공심위는 지난 21일 <한국인텔리서치>가 영등포 구청장 선거에서 오모 예비후보자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공직선거법> 제108조 제5항 및 제250조 제1항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한다며, 해당 여론조사 결과는 인용해 공표 또는 보도할 수 없다고 결정한바 있다.

    서울공심위는 오모 후보와 <한국인텔리서치>가 경력을 오인할 수 있도록 질문 문항을 구성해, 여론조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침해한 것으로 봤다.

    윤덕홍의 꼼수, 조희연 후보와 단일화 물밑 작업?

    윤덕홍 전 부총리가 뒤늦게 출마를 결정함과 동시에 이러한 ‘수상한’ 여론조사를 진행된 이유에는 조희연 교수와의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조희연 후보와 힘을 모아 단일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미 한 달 가량 진행한 끝에 선출된 조희연 민주-진보 단일후보와 ‘재단일화’를 할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이미 단일후보가 정리된 상황에서 출마를 선언한 이유에는 “당시에는 교육감에 나서기로 결심하기 전이어서 경선이 진행중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좋은 교육감 추진위’는 이미 27일 “예비경선에 불참하고 이제야 출마하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윤 전 부총리에게 직접 전화해 추진위의 취지와 후보 등록기간, 단일화 일정, 절차, 준비할 서류 등을 상세히 안내한 바 있다”며 “민주적인 원칙과 절차를 무시하는 윤 전 부총리의 행위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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