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린이 악셀
    [그림책 이야기] 한센의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
        2014년 04월 25일 0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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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오늘부터 동화작가 이루리 선생의 <그림책 이야기> 연재를 시작한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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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하는 어린이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합니다. 빨간 차든 파란 차든, 큰 차든 작은 차든 바퀴 달린 자동차라면 모든 차를 좋아합니다. 좋아할 뿐만 아니라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악셀은 불행히도 사람이 아니라 오리입니다.

    악셀의 아빠는 점잖게 악셀을 타이릅니다. 악셀은 오리이고 오리는 수영을 하고 다이빙을 해야 한다고 말이죠.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오리인 악셀이 물을 싫어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낙천적인 성격의 엄마는 악셀을 걱정하는 아빠를 위로합니다. 내버려 두라고, 저러다 말 거라고 말이죠.

    하지만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악셀은 점점 더 자동차가 좋아졌고 어느 날 아침 일찍 일어난 악셀은 마침내 세상의 모든 자동차를 찾아 길을 떠납니다. 과연 악셀의 앞날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정말 세상의 모든 자동차를 찾게 될까요? 아니면 아무런 소득 없이 집으로 돌아오게 될까요?

    예측 불가능한 마음대로 이야기 전개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그림책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의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를 짐작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특히 독자가 어른이라면 말이죠. 만약 어린이가 이 책을 읽는다 해도 지은이 마리아네 이벤 한센과 비슷한 상상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이 점이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바로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 전개방식입니다. 예컨대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하는데 수영을 해야 하는 오리입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저러다 말 거라고 생각했는데 악셀은 점점 차가 좋아집니다. 그것도 보통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자동차를 찾아 길을 떠날 만큼 좋아합니다.

    여기까지가 전부가 아닙니다. 어린이 악셀이 자동차를 찾아 길을 찾아 떠난다는 것은 부모 입장에서 보면 명백한 가출입니다. 따라서 가출한 아동은 동화 속에서 빨리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악셀이 돌아오기는커녕 악셀이 영영 돌아올 수 없을 만큼 일이 점점 커집니다. 물론 이건 부모님들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사실 어린이 악셀 입장에서 보면 일이 커지면 커질수록 자신의 꿈은 점점 더 많이 이루어집니다. 악셀의 바람대로 세상의 모든 차를 타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악셀은...

    자유를 선물하는 그림책

    어떤 독자들은 그렇게 마음대로 상상하는 게 무슨 좋은 작품이냐고 반문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이 책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는 어린이들에게 마음대로 상상하는 자유를 선물하는 책입니다’라고 말입니다.

    ‘상상’이란 원래 마음대로 하는 것입니다. ‘글’도 원래 마음대로 쓰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원래 ‘상상의 자유’가 있고 ‘표현의 자유’가 있습니다. 다만 자유로운 상상과 자유로운 글이 재미있고 아름다운 작품으로 만들어지려면 독자에 대한 더 많은 배려와 노력이 필요할 뿐입니다.

    동물과 자동차와 도시와 인간이 멋지게 어우러진 작품

    물론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는 자유로운 상상과 자유로운 표현을 넘어 재미있고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글을 쓴 마리아네 이벤 한센은 어린이다운 자유로운 상상력을 빌려 놀라운 이야기를 완성했습니다.

    한센은 어린이 악셀이 바라는 자동차에 대한 꿈을 하나씩 이루어주면서 동시에 자동차가 어떤 쓰임새를 가졌는지, 왜 다양한 자동차가 존재하는지, 자동차라는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고 만들어지는지, 자동차에 관련된 직업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줍니다.

    어린이 악셀의 자동차 모험을 통해 동물과 자동차와 도시와 인간의 세계를 설명이 아닌, 재미있고 아름다운 예술작품으로 완성시킨 또 한 사람의 예술가는 바로 일러스트레이터 한나 바르톨린입니다. 동물과 자동차와 도시와 인간이 하나의 이야기 속에 이렇게 멋지게 어우러진 작품은 흔치 않을 겁니다.

    삶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용기 있게 모험을 떠나는 것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어린이든 어른이든 이 책을 읽고 나면 꿈과 직업과 삶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입니다. 예컨대 오리로 태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수영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꿈과 현실이 다르다고 해서 좌절할 일도 아닙니다. 어쩌면 세상은 어린이 악셀의 이야기처럼 꿈꾸는 대로 모두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상 모든 어린이와 어른에게 더 이상 다른 사람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용기 있게 모험을 떠나라고, 아주 재미있고 강력하게 권하는 책! 바로 <악셀은 자동차를 좋아해>입니다.

    필자소개
    세종사이버대학교 교수. 동화작가. 도서출판 북극곰 편집장. 이루리북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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