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법 개정안 관련,
'법사위 월권금지 결의안' 채택 불발
환노위, 새누리당 결의안 채택 요구, 새정치연합은 부정적
    2014년 04월 23일 12: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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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23일 ‘법사위 월권금지’ 결의안 채택이 또다시 새정치민주연합측의 강한 반발로 결국 불발됐다.

법사위는 다른 상임위에서 통과시킨 법안에 대해 자구나 법률 체계심사를 담당하는 곳인데, 지난 2월 환노위에서조차 여야 이견이 없던 <산재보험법>의 내용을 문제 삼아 처리를 지연시켰다.

이 때문에 환노위에서는 법사위의 월권을 규탄하며 해당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지난 15일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신계륜 위원장이 박영선 법사위원장에게 구두로 법안 처리 촉구 의사를 전달하는 선에서 정리했다.

그러나 22일 개최된 법사위 제2법안심사소위에서 새누리당의 권성동, 김진태, 김회선, 김학용 의원 등이 법안의 내용을 문제 삼아 다시 발목잡기에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서는 적극적으로 이러한 발목잡기에 제동을 걸진 못했다.

오히려 이춘석 소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은 “여야가 팽팽히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노동부가 여당을 더 설득하라”면서 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

환노위 전체회의

환노위 회의 자료사진

상임위의 원칙과 관행 문제 VS 새누리당이 내부적으로 정리할 문제
은수미 홍영표, “새누리당이 문젠데 왜 법사위에 문제제기하냐”
김성태 “환노위 괄시하는 처사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역사에 남는다”

이 때문에 23일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김성태 여당 간사는 법사위가 또다시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그는 “기피 상임위라 하는 우리 환노위 법안을 두고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우리 위원회를 괄시하고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지, 새누리당 간사 입장에서도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또한 “법사위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가진 것에 대해서는 새누리당의 구성원인 한 사람으로서 송구스럽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이 결의안 채택을 반대하고 나섰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의 은수미 의원은 “이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새누리당의 자중지란 때문이다. 법사위 새누리당 위원들이 반대했기 때문에 통과가 안 된 것”이라며 결의안 채택 전에 새누리당 내부의 조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펼쳤다.

홍영표 야당 간사 역시 “결의안의 기본 취지는 동의하지만, 법사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단 한 명도 이 법안을 반대하지 않았는데도 뭉뚱그려서 법사위 전체가 반대하는 것처럼 사실을 호도하는 결의안은 동의할 수 없다”며 “결의안의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태 의원은 거듭 “은수미, 홍영표 의원이 지적한 것처럼 새누리당 내부에 문제가 있고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그렇지만 국회법상 명시되어 있는 상임위의 권한을 침해한 행위를 새누리당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결의안 채택을 하지 말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경제부처 관련 상임위가 환노위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법사위에서 또 이렇게 심각한 월권 행위가 있었다”며 “만약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았다는 결정들은 앞으로 환노위의 역사가 된다. 그렇기 때문에 (법사위 월권행위를) 인정하면서도 결의안을 막는 것은 새정치연합 차원에서도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성태 새누리당 간사와 새정치연합 의원들과의 입장 차이는 <산재보험법>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원인 진단에서 비롯된다.

김성태 의원은 자신이 소속된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근본적으로 법사위가 타 상임위 법안의 내용을 심사하는 것 자체가 월권이기 때문에 환노위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것이다.

반면 새정치연합측은 환노위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찬성하고, 법사위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에서 내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특히 결의안 내용이 법사위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이기 때문에 <산재보험법> 통과에 찬성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까지 호도 당할 것이라는 우려이다.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은 “상임위간의 관행과 원칙 문제 따로, 당 대 당의 경쟁논리가 따로 있는 것”이라며 “환노위 법안들은 당을 불문하고 제약을 받고 있고, 법사위 가서도 발목 잡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상임위는 상임위대로 자신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 은수미 의원이 제기한 건 당 대 당 차원에서 또 적극적으로 제기하면 되지 않겠냐”고 정리한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이다.

상임위는 상임위대로 결의안을 채택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따로 제기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홍영표 의원은 거듭 “결의안 내용에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진술하지 않고 호도하고 있기 때문에 수정하자”고 제안했고, 김성태 의원은 “우리 위원회 차원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굳이 반대한다면 이 결의안은 철회하겠다”며 다만 “이건 명확하게 해야 한다. 심상정 의원 말대로 우리 위원회 차원에서 판단해야지 상대방을 정략적으로 판단하는 건 위원회가 아니다”라며 토론 종결을 요청했다.

새누리당의 이종훈 의원 역시 은수미 의원 등에게 “문제의 본질은 어떤 결정을 내렸느냐가 아니라 법사위가 계속해서 상임위 발목을 잡아도 되는 것이냐는 문제”라며 “우리는 국회의원이다. 우리 권한이 침해당하는 것을 문제제기하자는 것이지 누가 어떤 내용을 반대했다는게 아니지 않냐. 신계륜 위원장도 그걸 다 파악하고 있는데, 이해가 안 된다”고 꼬집었다.

토론이 격해지자 신계륜 위원장은 이날 오후 12시경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겠다. 그러나 환노위원장으로서 법사위에 조속한 의결을 촉구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며 최종적으로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김성태 의원은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향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회의실에서 퇴장했다.

한편 새누리당 의원들은 처음부터 <산재보험법>을 반대하고 나섰던 이완영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부 결의안 채택을 촉구하고 있으며 이날 오후 2시 속개될 회의에서 다시 결의안 채택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 관계자들은 2시 회의에서는 결의안 채택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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