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사 명장면들의 새로운 해석
    [책소개] 『세계사 콘서트』(안효상/ 지식갤러디)
        2014년 04월 13일 11:2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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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사 콘서트>는 역사학 분야의 최근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사 명장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다.

    서양 문명의 원조로 알려져 있는 고대 그리스를 지중해 세계의 일부로 해석하고, 흑인 노예제가 없었다면 ‘대서양 세계’도 서구 자본주의 문명도 불가능했다는 견해를 소개한다.

    암흑의 시대로 알려져 있는 중세를 빛낸 카롤링 르네상스와 12세기 르네상스도 흥미롭다. 유럽의 라틴아메리카 정복은 콜럼버스적 교환의 관점에서, 17세기 과학 혁명은 포스트모던 역사학의 관점에서 해석한다.

    산업 혁명에 대해서는, 산업 혁명이 가지는 ‘단절’을 강조하는 아놀드 토인비에서 1960년대의 경제성장사학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경제사 연구를 반박한다.

    남북전쟁도 예외가 아니다. 자본주의적인 북부 사회와 전근대적인 남부 사회의 충돌이자, ‘자본가 혁명’이라고 하는 주장 역시 무리한 이데올로기임을 밝힌다.

    2차 세계 대전의 원인을 둘러싼 화해하기 힘든 논쟁, 즉 의도주의적 해석과 히틀러 또한 환경의 산물이라는 기능주의적 해석을 소개한다. 또한 홀로코스트는 광기 어린 소수의 만행이 아니라 독일 국민 다수의 묵인과 찬성 속에 이루어진 만행이라는 주장도 소개된다.

    이처럼 책은 누군가에게는 ‘불편한 진실’이라 할지라도 꽤나 ‘상식적인 일’이 된 새로운 역사적 해석을 담고 있다.

    세계사 콘서트

    전쟁과 혁명, 논쟁과 선언, 음모와 스캔들까지

    <세계사 콘서트>는 역사적 사실과 인식이 현대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여러 문제와 어떻게 잇닿아 있는지 살핀다.

    고대 올림픽도 현대와 마찬가지로 폴리스들 사이의 경쟁이었기 때문에 아마추어의 제전에 머물 수 없었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노예들이 만든 것이 아니다. 중세 기사들의 삶이 낭만적일 수 없는 것은 그들의 삶의 조건이 계속된 전쟁 상태에 놓여 있었고 경제적으로도 풍요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월 25일이 크리스마스가 된 것은 기독교를 널리 퍼트리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다. 국민 국가의 시대로 접어든 프랑스 민중들은 오스트리아 여자 마리 앙투아네트를 외국인으로서 경멸했다.

    킬트가 스코틀랜드의 전통 의상 노릇을 하게 된 것은 산업화와 민족주의의 산물이었다. ‘노예 해방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링컨이 노예 해방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미국 연방의 보존이었다. 대공황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에 힘입어 끝난 것이 아니라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끔찍한 비극을 통해 극복되었다.

    책은 이처럼 혁명과 전쟁, 논쟁과 선언, 음모와 스캔들 등을 두루 살피며, 역사가 어떻게 현대 국가, 자본주의 경제,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등 오늘의 우리를 지배하는 생각과 맞물려 있는지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저자는 “이데올로기가 된 역사와 싸우는 것은 현재를 바꾸려는 모든 사람들의 중요한 자원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한다.

    쉽고 재미있는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책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인물과 사건들을 소재로 하고 있어, 그동안 역사에 크게 관심이 없었던 독자들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러면서도 굵직굵직한 역사적 명장면들을 담고 있어 세계사를 개괄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암기보다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숫자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더욱 안성맞춤이다. 교양과 상식을 넘어 ‘생각하는 역사’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헤로도토스, 클레오파트라, 마르코 폴로, 잔 다르크, 루터, 에라스뮈스, 나폴레옹, 비스마르크,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나이팅게일, 메리 시콜, 드 구주, 엠마 골드만, 링컨, 부커 워싱턴, 윌리엄 듀보이스, 히틀러, 스탈린, 루스벨트, 맬컴 엑스, 마틴 루터 킹 등 익숙한 인물들의 새로운 면모들을 알아가고,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역사적 인물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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