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운동 출신 울산시장 후보들
    진보정당과 노동정치의 일그러진 단면들
        2014년 04월 07일 03:1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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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현장에서 ‘진보정치’를 말하기가 참 어색(?)하다.

    “저 사람들 중에 어떤 후보가 진보정치하는 사람인가요?”

    “저 사람들 전부 다 옛날에 한편 아니었어요?”

    “저그끼리나 하나로 뭉치라 카소”

    심지어, “위원장님, 여기서 진보정치 이야기 하지마소. 욕합니다. 인기 떨어집니데이” 이런 이야기까지 들어야 한다.

    그래도 어찌 진보정치, 노동정치를 포기 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의 저 광오한 행보를 보면서.

    울산시장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대한민국 진보정치가 어디까지 와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새누리당 박맹우 전 시장이 내리 3선을 하면서 12년간 권좌에 있었던 울산시장 자리을 놓고 울산지역 호사가들은 대부분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과 박맹우 전 시장이 시장 자리와 국회의원 자리를 바꿔 먹으려고 짰다. 이미 끝났다”고 말한다.

    김기현 의원이 새누리당 시장 후보 출마를 선언하자 박맹우 시장은 7.30 울산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3월 31일 전격적으로 울산시장직 사퇴를 해버렸다. 사퇴 선언 당시,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현역 국회의원 2명, 비국회의원 2명 등 4명이 경선 중이었다.

    즉, 울산에서 7.30 보궐선거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현역 시장이 12년간 지지해준 울산시민들 앞에 “나는 7월 30일 울산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가서 국회의원 해 묵어야하니, 남은 임기 3개월은 때려 치울랍니다”라는 식으로 시장직을 던져버렸다.

    울산시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과 강길부 의원이 컷오프를 통과해 최종후보가 되겠다며 사활을 걸고 싸우고 있다. 울산지역 언론과 방송은 연일 새누리당 후보들의 동정만 보도할 뿐이다. 하기사 이들이 볼 때는 새누리당 내 경선이 곧 울산시장 당선으로 보일테니 그럴 수밖에…..휴

    새누리당에 “대적하겠다”며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분들을 보면 나도 참 발이 넓은 사람으로 느껴진다. 어떻게 야권에서 울산시장 출마를 선언한 네 사람 모조리 나와는 인연들이 있는 사람들이니 이정도면 나도 울산에서 제법 발이 넓은 사람 아니겠는가?

    민노당 울산

    통합진보당 이영순, 노동당 이갑용, 정의당 조승수, 새정치연합 이상범, 4명의 후보들을 보자

    이영순(통합진보당): 나는 이분에 대해서는 평소 만나면 서로 인사를 나눌 정도로 아는 사이이지 세세하게는 잘 모른다. 다만, 민주노동당 시절 나는 같은 당원이었고, 이분은 남편인 김창현씨의 뒤를 이어 동구청장을 하셨고, 민주노동당 국회의원도 역임하셨던 분이다.

    이상범(새정치민주연합):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을 창립한 일등공신(?), 주역이시다. 그리고 2대 위원장을 역임하셨고, 울산시 광역의원과 북구청장을 역임하신 분이다. 아직도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이다. 그래서 민주노총 조합원인 분이다. 나와는 아주 잘 아는 사이고, 내 스스로 중요사안을 같이 논의할 정도로 친하게 대하는 선배님이다.

    이갑용(노동당):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이시고, 민주노동당 시절 울산 동구청장을 지낸 이갑용 동지에 대해서는 1990년 골리앗 투쟁 때부터 그 이름을 들어 알고 있었고, 울산지역 활동을 하면서 자주 만나왔던 분이다. 특히 울산지역 좌파그룹 노동자들의 토론이나 투쟁 현장에서 자주 됩던 선배이시다.

    조승수(정의당): “최초의 진보의원”, “최초의 진보구청장”등의 수식어가 붙는 사람이다. 민주노동당국회의원까지 하신 분이다. 울산지역 진보정치판에서 나는 이분을 만났다. 한때 나와 울산에서 이상범 후보등과 같이 ‘우리모임’을 같이했던 멤버이기도 하다.

    4명의 야권후보들은 한 때 모조리 민주노동당 당원이셨고,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노동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방의원, 국회의원, 구청장 등을 역임하신 분들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2014년 6월4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 다른 4개의 정당 간판을 내걸고 “내가 울산시장 하겠다”며 출전을 하셨다.

    이런 상황을 현장 노동자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그분들이 ‘이해’를 넘어 ‘용서’를 하겠는가?

    이런 상황을 통열하게 꼬집는 편지글이 하나 있어서 그 일부를 여기서 소개해 드리지요.

    “존경하는 조합원 여러분!

    노동자 정치세력화, 국회의원 한 명만 만들면 새로운 세상이 올 것처럼 주장했지만, 지금 여러 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되어 있지만, 서로의 욕심과 권력으로 진보정당이 갈기갈기 찢어져 분당되어 있습니다. 또다시 노동자들에게 “표 달라”, “돈 대 달라”고 할 것이 뻔한 일입니다. 저는 제가 갖고있는 마음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대자동차에 입사하여 지금까지 활동해왔던 노동자의 길이 저에게는 너무나 소중하기에 저의 본심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이 아무리 좋은 메이커의 옷을 입는다 하더라도 사람의 본질은 바뀌지 않는 것처럼,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마음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겠다고 약속 드립니다. 저는 힘 있는 정당에 들어가서 노동자와 서민을 위한 확실한 대변자가 되겠습니다”

    위 글은 현대자동차노동조합에서 대의원 10선, 대의원대표 2선, 회계감사, 교육위원, 민주노총-금속연맹 중앙위원까지 하셨던 최00 전 우리사주 조합장이 6.4 지방선거에서 울산 북구 광역1선거구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현장 조합원들에게 보내온 편지 내용 중 일부다.

    나도 이 편지를 사내 인터넷망인 오토웨이를 통해서 받았다. 이런 편지를 받고 어찌 아프지 않겠는가?

    조합원의 손으로 선출해 줘서 노조 간부, 지방의원, 국회의원, 구청장을 했던 사람들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치연합, 정의당, 노동당, 통진당, 심지어 새누리당 후보로 출전하여 “나를 지지하라”고 외치는 노동현장에서 나는, 우리는 어찌 하오리까? 하늘에 대고 물어야 하나?

    필자소개
    박유기
    전 현대자동차노조 위원장, 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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