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적 재난,
    극우파 국민전선 르펜의 선전
        2014년 04월 07일 11:1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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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지난 3월의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극우파 정당 국민전선이 급성장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에 대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Le Monde)의 계열사, Courrier International 기사를 번역 소개한다. 번역은 프랑스에서 철학을 공부한 김영민씨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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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지방선거에서 아비뇽, 포르바흐, 페르피냥에서 졌지만, 국민전선(Front National, FN)은 에낭보몽, 베지에, 프레쥬 등 지역에서 지역단체장을 배출하는데 성공했다.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국민전선의 지방선거 성공의 주원인은 기존정당의 용기 부족과 몇 가지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마린 르 펜(국민전선의 초대 대표인 장마리 르 펜의 딸. 1964년생. 변호사 출신의 극우정치인)의 국민전선의 지방선거 선전은 프랑스를 경악시켰다.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로 국민전선은 5월 달에 펼쳐지는 유럽선거에 후보를 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제 더 이상 마린 르 펜이 2017년 대선에서,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2차 투표까지 갔던 자신의 아버지 장 마리 르 펜의 경력을 이어가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도 어색한 모습이 아닌 듯하다.

    프렌

    마린 르 펜 국민전선 대표(사진은 www.france24.com)

    하지만, 자세히 프랑스 정치 지형을 살펴본다면, 국민전선의 단독적인 성공은 아니다. 그녀가 정치적 힘을 얻게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 진 것이 아니다. 201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그녀는 2002년 그녀의 아버지보다 더 많은 득표를 했다.(201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17,90% 획득)

    2011년 국민전선 당대표로 지명된 후 그녀는 국민전선의 이미지를 보편적이고 탈극우화 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반유대주의에 관련한 언급이 사라졌다. 다른 한편, 마린 르 펜의 일부 지지층은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솔직함에 끌리기도 한다.

    결정적으로 그녀의 정치적 기반의 근본적인 힘은 기존정당(UMP국민대중연합과 PS프랑스사회당)에 대한 엘리트주의 비판에 기반하고 있다(UMP와 PS의 대부분 당선자는 정치적 엘리트들이다. 실질적으로 사회당에서도 노동운동가 출신의 당선자 또는 당의 고위직책의 비율은 10%센트가 안 됨.).

    특히 마린 르 펜은 프랑스의 문화와 전통의 소외, 정치 경제적인 몰락의 원인을 기존정당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으며, 또한 이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와 도심정책에만 집중한다는 이유를 들어 비판을 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으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마린 르 펜이 기존정당에 대한 비판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전선이 제시하는 정책이 다수정당의 정책보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당의 이미지를 바꾸려는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정책의 대다수는 정치적 무관용, 반이슬람주의, 그리고 외국인 혐오증과 같은 부정적이고 반 사회통합적 성향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이민정책(특히 구 프랑스 아프리카 식민지의 사람들의 이민을 저지하려는 의도가 강함. 최근엔 이민가족에 해당하여 DNA 검사 의무화 논의도 생김.)을 더욱더 강화하려 하고, 유로화 화폐의 사용을 반대하며, 유럽연합에서 탈퇴를 주장하고 있다. 만약 국민전선이 지금 거대야당인 국민대중연합(UMP, Union du Mouvement Populaire)를 따라 잡아 거대 보수당으로 태어난다면, 이것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재앙이 될 것이다.

    국민전선의 담론을 따라하지 말자!

    다수정당들은 이와 같은 정치적 난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야 한다. 프랑스 사람들이 불평하는 전반적인 사회적 정체와 사회당 프랑스와 올랑드 대통령의 취약한 지지율(19%)의 원인은 경기침체와 고질적인 실업 문제이다.

    이것은 또한 상대적인 박탈감일 수도 있는데, 유럽연합의 대부분의 국가가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반면, 프랑스만 유독 침체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일과 그 밖의 다른 나라와 반대로, 노동시장을 개혁하지 않았으며, 퇴직연금과 사회보장제도에 따른 어떠한 개혁적인 시도도 하지 않을뿐더러, 조세 정책에서도 세금을 감면하거나 사회적 지출을 줄이는 어떠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올랑드는 대선에서 사회복지 개혁정책에 대한 개혁 공약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대표적인 수치를 들면, 국가공공지출이 국내총생산에 무려 57%에 달한다. 이는 미국 39%, 주변국인 독일45%에 비하여 꽤나 높은 수치이다.(복지국가의 선두주자인 스웨덴도 1993년 72,4%~2008년 53,8%로 감축됨. 프랑스는 지속적으로 55%근처를 유지하고 있음. OECD 유럽평균은 2008년 46,1정도입니다. 이후로 전반적으로 계속 감속추세.)

    한편, 이런 위기를 맞이하여 정치적 책임을 지닌 자들은 집단 공동체주의 팽배, 이슬람 문화의 확장, 이민정책에 대해 유권자들의 걱정을 공유해가며 같이 고민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은 단지 마린 르 펜의 정치적 행보에 가담하자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적극적인 통합방침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민자에 대한 사회복지 지출에 대한 엄격한 규제와 통제로 실질적 약자가 보호받고, 낭비와 남용을 줄여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프랑스 헌법에 명시된 정교분리의 원칙을 더 철저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환멸

    국민전선의 마린 르 펜은 국민대중연합UMP의 정치적 약세를 이용하여 득을 보고 있다. 국민대중연합은 2012년 대선에서 사회당에게 대권을 양보함으로써 정치적인 영향력의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마린 르 펜의 선전이 가져오는 정치적인 경고 메시지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분명히 전달되었을 것이다.

    지금 유럽에 극우파뿐만이 아니라 선중선동을 기반으로 정당들이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영국의 영국독립당(UKIP), 핀란드의 핀란드인들의 정당, 네덜란드의 자유당(PVV), 그리스의 급진좌파연합들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의 자유당 대표인 Geert Wilder 3월 19일에 그의 당원들과 함께한 정당모임에서 모로코 이민자들을 몰아내자는 직접적인 연설을 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더욱 눈여겨봐야 할 것은 5월에 있는 유럽선거에서 이들의 정치적인 등장이다. 지금 이 상태라면, 선동을 주도하는 소수당들의 두각이 예상된다.

    유럽 유권자들은 유럽연합의 정책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그들 모두가 꿈꿔왔던 유럽의 단결과 연합이 점점 멀어져 가고 유럽연합의 실체 또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유럽은 현재 점점 쪼개져가고 서로 이질적인 공동체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렵공동체를 지지하는 정치인들 유럽시민과 소통하는데 실패한다면, 마린 르 펜의 선전의 단지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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